엄홍길 대장과 함께 한 2008 백두산 희망프로젝트
푸르메재단과 장애어린이 합창단 에반젤리, 아시아기자협회가 주관한 '2008 백두산 희망 프로젝트'가 5월 1일부터 4일까지 백두산과 연변에서 열렸습니다. 이번 백두산 행사에는 세계 최초로 8,000m급 히말라야 16좌 등정의 위업을 달성한 엄홍길 대장이 장애 청소년들과 함께 참가했습니다.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에 올랐던 3박 4일간을 소개합니다.
5월 1일 오후 인천 공항에서 출발한 비행기는 목단강(모란강)공항을 거쳐 3시간 만에 연변자치주의 주도 연길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일행은 저녁 7시 연길 공항에서 버스로 갈아탄 후 4시간을 달려 백두산 아래에 있는 숙소에 짐을 풀었습니다. 비록 한밤중이었지만 모두가 다음날 백두산을 오른다는 기대에 차 있었습니다.
현지 가이드인 박송림 씨는 잔잔한 미소와 구수한 입담을 가진 동포4세였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엄홍길 대장님과 함께 3박 4일을 함께 하게 되어서 무척 영광입니다. 여행하시는 동안 편안하게 모시겠심다!"하고 인사말을 했습니다.
둘쨋날인 2일 오전 8시, 백두산 등정길에 올랐습니다. 이도백하에서 버스를 타고 1시간만에 장백산 북파코스의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여기서 백두산의 중국측 봉우리인 천문봉까지 짚차를 탔습니다. 우리 민족의 영산을 중국 땅을 통해 오르려니 마음이 애잔해졌습니다.
백두산 등반에 앞서 엄홍길 대장, 푸르메재단을 대표한 김범준군, 에반젤리합창단, 연변 용정중학교 친구들이 화이팅을 외쳤습니다.
눈이 1m 정도 쌓인 길을 짚차로 30분 가량 달려, 천지가 내려다 보이는 백두산 천문봉(2,670m)에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천지로부터 날아온 세찬 바람이 얼굴을 때렸습니다. 눈보라 때문에 눈을 뜰 수조차 없었지만 얼어붙은 천지의 웅장함이 마음 속에 전해져왔습니다.
백두산을 중국 사람들은 '장백산(長白山)'이라고 부릅니다. 흰 눈(白)이 오랫동안(長) 쌓여 있어서 붙인 이름이라고 합니다. 백두산에는 2,500m 이상 되는 봉우리가 22개 있습니다. 이중에서 백두봉(2,750m)을 비롯한 6개가 북한의 소유이고 백운봉(2,749m)을 비롯한 16개가 중국의 소유라고 합니다.
엄홍길 대장님과 청소년들은 천문봉(2,670m) 정상에서 맞바람을 맞으며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야호! 백두산에 왔다!" 2,000m가 넘으면 귀가 먹먹해지고 숨이 가빠지는 고산병 증세가 나타나지만 우리 일행은 벅차오르는 감동을 억누를 수가 없었습니다.
다시 하산한우리는 걸어서 천지로 가기위해 준비운동을 했습니다. 'S라인'의 주인공 MBC 정선아 무용단장의 지도에 맞춰 열심히 준비운동인 스트레칭을 했습니다.
셔틀버스로 주차장에서 도착한뒤 장엄한 장백폭포를 바라보며 트래킹을 시작했습니다. 장백폭포는 백두산 북쪽에 위치한 높이 68m의 장대한 폭포로서 떨어진 물은 송화강으로 합쳐진다고 합니다. 폭포 소리가 커서 수 백미터가 떨어진 곳에서도 쉽게 물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장백폭포를 바라보며 걷고 있노라니 마음이 뭉클해졌습니다.
북파코스를 통해 천지-달문에 이르는 길은 1,000개의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장백폭포의 장관이 한 눈에 보이는 외부 계단을 지나 터널 계단을 지납니다. 이곳은 평균적으로 40도가 넘는 경사도 때문에 어른들도 오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메재단
약 두 시간 반 동안 땀을 뻘뻘 흘리며 계단을 오르고 또 오른 후 마침내 천지에 도착했습니다. 몸이 날아갈 듯한 비바람이 또다시 불어왔지만 눈에 비친 천지의 모습은 평화롭고 신비롭기만 했습니다.
천지는 해발고도 2,155m에 자리잡고 있는 화산호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다고 합니다. 천지는 매년 10월 중순에 얼기 시작해 이듬해 6월 중순이 되어야 녹습니다. 천지의 푸르른 빛깔을 몹시 보고 싶었지만 흰 눈이 덮인 천지는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엄홍길 대장은 백두산과 대화를 나누듯 두 팔을 높이 들고 하늘을 보며 기도를 했습니다. 모두가 힘차게 주먹을 쥐고 함성을 질렀습니다. "아자! 아자!"
천지에 올라 거센 거친 바람 속에서 마음껏 소리를 지르고 나니 세상 일이 작게만 느껴졌습니다.
천지의 감동을 뒤로 하고 내려 가는 길. 범준이와 아버지는 따뜻해진 손을 서로 꼭 잡고 씩씩하게 걸어갑니다. 힘든 일이 생겨도 쉽게 포기하지 않겠다고 백두산 천지에서 엄홍길 대장과 한 약속을 가슴에 담은 채로요.
*글,사진= 이재원 푸르메재단 간사
백두산 여행을 다녀와서
경복고등학교 1학년 김범준
엄홍길 대장님은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산악인이다.
대장님은 전 세계 여러 나라 산을 다니셨다.
이번에는 에반젤리 친구들과 합류해서 올라갔다.
그들은 나보다 어린 여자 아이들이었다.
에반젤리 친구들 중 1명은 1등
했고, 나머지는 지쳤다.
에반젤리 선생님 중 1명이 지쳤다.
장경수원장님도 같이 갔다.
장경수원장님은 푸르메나눔치과의 원장님이다.
백두산 기슭에는 바람이 적게 불었지만
천지에는 바람이 수없이 몰아쳤다.
천지는 얼어 있었다.
천지는 화산활동으로 생긴 호수이다.
올라가서 화산석을 보았다.
박물관 소장품으로 전시될 만했다.
천지에는 나무가 없었고 기슭에는 죽은 나무가 있었다.
백두산 중턱에는 유황계곡이 있었다.
중국인들은 백두산을 장백산이라고 한다.
나는 백두산을 갔다 왔지만 힘들지 않았다.
백두산을 갔다 오니 우리민족의 정신을 되찾은 것 같았다.
재미있는 여행이었다.
사진 속의 주인공은 푸르메재단과 함께 참가한 김범준(16) 군과 아버지 김지환 씨입니다. 범준이는 발달장애 3급 학생으로서 경복고등학교 1학년에 다니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