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장애청년들 농사 지어 운영하는 북카페 위해 3천권 모았어요”

“장애청년들 농사 지어 운영하는 북카페 위해 3천권 모았어요”

2022-08-24

 

푸르메재단 소셜팜 경기 여주 ‘무이숲’
바리스타 등 직원 7명 모두 발달장애인
국내 주요 출판사 13곳서 동참해 기증
“서로 다름 인정하고 어울리는 공간으로”

 

정남익 시공주니어 본부장, 허형식 위즈덤하우스 팀장, 이현성 길벗어린이 본부장,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 김혜경 푸른숲 대표, 정은숙 마음산책 대표, 강맑실 사계절 대표, 이은혜 글항아리 편집장, 김한성 시공주니어 선임(왼쪽부터) 등이 ‘무이숲’ 도서 기부 전달식에 함께했다. 정남익 시공주니어 본부장, 허형식 위즈덤하우스 팀장, 이현성 길벗어린이 본부장,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 김혜경 푸른숲 대표, 정은숙 마음산책 대표, 강맑실 사계절 대표, 이은혜 글항아리 편집장, 김한성 시공주니어 선임(왼쪽부터) 등이 ‘무이숲’ 도서 기부 전달식에 함께했다. 푸르메재단 제공

 

발달장애인이 커피와 빵을 만드는 대형 북카페가 경기도 여주에 문을 열었다. 장애인 지원단체인 푸르메재단이 운영하는 ‘무이숲’으로, 카페의 운영 취지에 공감한 국내 주요 출판사 13곳이 책 3000여권을 기부해 만들어진 북카페다. 지난 23일 카페 무이숲에서 기부에 참여한 출판사 대표와 관계자들이 푸르메재단 임직원들과 도서 기부전달식을 진행했다.

 

무이숲은 푸르메재단이 건립 중인 발달장애인 스마트팜 사업 ‘푸르메소셜팜’의 일환으로 농장에서 장애 청년들이 재배한 방울토마토, 표고버섯 등을 이용해 디저트와 음료를 만들어 판매하는 카페다. 이달 9일 문 연 이곳에서 바리스타, 베이킹 담당 등으로 일하는 직원 7명도 발달장애인이다.

 

책 기증에 참여한 출판사는 글항아리, 길벗어린이, 마음산책, 민음사, 부키, 북이십일, 비룡소, 사계절, 샘터, 시공주니어, 위즈덤하우스, 창비, 푸른숲 등이다. <마법천자문>과 <그리스 로마 신화>, <마법의 시간여행>, <만복이네 떡집> 시리즈 등 어린이들을 위한 책부터 어른을 위한 <세계문학전집>, <우울할 땐 뇌과학>, <이어령 80년 생각>,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당신이 잘 있으면, 나도 잘 있습니다> 등 다양한 연령층의 독자가 즐길 수 있는 책들이 무이숲 1층 서가에 비치됐다.

 

북카페 사업을 추진한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는 “일만 하는 일터보다는 좀 더 다양한 것들을 장애 청년들이 함께해 볼 수 있는 일터를 고심하다가 북카페를 생각하게 됐다”면서 “각 출판사에 연락해 사업의 취지를 설명하니 흔쾌하게 동참을 해주셨다. 특히 출판사 대표님들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 지속적으로 함께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보자고 제안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무이숲은 카페에 오는 주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이자 직원들의 도서관이기도 하다. 하루 4시간 근무를 마친 청년들이 편하게 책을 읽다가 퇴근하기도 한다.

 

이날 도서 기부전달식에 참석한 김혜경 푸른숲 대표는 “좋은 뜻에 동참하고 싶어 책을 기부했는데, 직접 와서 보니 많은 분들이 이 북카페 공간을 사랑해주시는 것 같다”며 “이번 나눔을 계기로 장애 청년들이 평범한 삶을 누리기 위해 우리 출판인들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정은숙 마음산책 대표는 “뜻깊은 공간에 저자와 출판인들의 땀방울이 들어간 책을 나눌 수 있어서 기쁘다”며 “심혈을 기울여 고른 우리의 책들이 무이숲을 찾는 여러 이유 중 하나가 돼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백경학 상임이사는 “처음 직원들의 서빙 모습을 낯설어하던 카페 고객들도 설명을 들으면 충분히 이해하고, 좋은 책을 접할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 입소문이 나고 있다”면서 “무이숲이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어울리는 공간으로 자리를 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은형 기자

 

출처: https://www.hani.co.kr/arti/culture/book/105601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