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새 의족 달고 하고픈 일 많아"…연세대 1학년 모현군의 꿈
"새 의족 달고 하고픈 일 많아"…연세대 1학년 모현군의 꿈
2021-12-25
교통사고 충격 이겨내고 수험생활…"신소재공학 공부해 의료기기 만들고 싶어"
"하고 싶은 일이요? 너무 많죠. 대학교 2학년은 많은 경험을 하는 시기라는데…새로운 사람들과 친해지고, 동아리 활동도 해보고 싶어요. 과 수석은 아니더라도 학점 관리도 최선을 다해서 해보려고 해요."
모현(19)군은 25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대학 생활 포부를 늘어놓다가 웃음을 터뜨렸다.
모군은 2019년 10월 통학버스를 타고 등교하다가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했다. 사망자까지 나온 큰 사고였다. 그는 수술을 받다가 결국 왼쪽 무릎 위 15㎝ 대퇴부까지 절단해야 했다.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활을 코앞에 두고 왼 다리를 잃었지만, 좌절하기는커녕 의지를 더욱 다졌다.
재활훈련과 학업을 병행한 끝에 연세대 신소재공학과에 입학했고, 올해 '21학번' 신입생으로서 1년을 보냈다.
모군은 사고 당시에 대해 "당연히 슬프고 화도 나고 우울했다"면서도 "부정적인 감정에 생활의 다른 부분까지 영향을 받지 않도록 선을 그으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했다"고 담담하게 돌이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올해 모든 수업이 비대면으로 진행된 것이 아쉽다는 모군은 내년에는 캠퍼스를 거닐고 친구들과 직접 만나기를 고대하고 있다.
모군은 "의족을 사용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다른 사람보다 외출 준비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대중교통이나 계단 이용도 아직 힘들다"며 "대면 수업이 시작되면 통학이나 강의실 간 이동 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걱정하기도 했다.
다만 "새로 생긴 의족이 이전 것보다 훨씬 성능이 좋아 다니기가 훨씬 수월해졌다"며 미소 짓더니 새로 생긴 '다리'를 가리켰다.
모군은 올해 10월 현대백화점이 푸르메재단과 서울서북보조기기센터와 함께 장애 어린이·청소년에게 첨단 보조기기를 지원하는 사업에 선정돼 5천만원 상당의 신형 의족을 지원받았다.
이 '인공지능' 의족은 계단이나 경사로를 다닐 때 훨씬 안정적이고, 서 있을 때도 몸의 긴장과 부담이 덜하다고 한다.
모군도 "보조기기를 지원받을 수 있었던 건 정말 운이 좋았기 때문"이라며 "훗날 40·50대가 됐을 때 나와 같은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내가 받은 만큼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향후 진로도 본인과 같은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신소재공학과라는 전공을 잘 공부해서 의족이나 의수처럼 의료기기 소재를 연구하거나 만들어보고 싶어요. 전 이제 1학년을 마쳤을 뿐이니까 앞으로 계속 열심히 공부해야죠."
김치연 기자
출처: "새 의족 달고 하고픈 일 많아"…연세대 1학년 모현군의 꿈 | 연합뉴스 (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