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파독간호사 출신 장애인 김주기씨 기초생활비 쪼개 9년째 후원

파독간호사 출신 장애인 김주기씨 기초생활비 쪼개 9년째 후원

2016-01-11

기초생활수급자인 장애인이 어린이재활병원 개원에 힘을 보태고자 9년 만에 ‘기부’ 활동을 공개했다.

푸르메재단은 11일 충남 천안에 사는 김주기(64)씨가 3급 지체장애인이자 기초생활수급자로 매달 약 40만원의 생활비에 의지해 살면서도 2007년부터 매월 정기 기부를 해왔다고 소개했다.

“많이 가진 사람이나 없는 사람이나 갈 때는 모두 빈손으로 갑니다. 나는 기부를 더 하고 싶어도 생활은 해야 하기 때문에 한 달 3만원밖에 못 합니다. 너무 액수가 적어서 부끄럽지만 재활병원 건립에 작은 도움을 드릴 수 있어서 기쁩니다.”

김씨는 1만원은 푸르메재단에, 1만원은 독일에서 이민자 호스피스 봉사활동을 하는 단체 ‘동행’에, 그리고 1만원은 다시 5천원씩 나눠 다른 두 단체에 매달 기부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에서 태어난 김씨는 1971년부터 78년까지 7년 동안 독일 하노버에서 일했다. 대부분의 파독 간호사와 마찬가지로 그도 월급을 거의 전액 집으로 송금했다. “그저 동생들이 많아서 먹고살려고 열심히 일했을 뿐 헌신이나 희생을 한 것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귀국한 이듬해 79년 불의의 사고로 뇌를 다친 그는 전신마비의 식물인간이 됐다. “병원에서도 회복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한 달 만에 퇴원시켰어요. 그때부터 혼자 집에서 재활치료를 했어요.”

지난달 30일 서울 상암동에서 3년 만에 준공을 마친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은 오는 4월 문을 열 예정이다. 전체 건립비 440억원에서 약 8%인 35억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김경애 기자, 연합뉴스

출처 :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72568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