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재활병원의 법적 지원요건 등 마련해야”
“어린이재활병원의 법적 지원요건 등 마련해야”
푸르메재단, ‘어린이재활치료 현황과 과제’ 심포지엄 성료
국회ㆍ재활의학계ㆍ건강보험 전문가들 모여 주제발표 및 정부지원 촉구
“어린이재활병원 공공성 인정 및 수가인상 등 절실, 국가가 나서 적극 지원해야”
30만 명으로 추산되는 국내 장애어린이들이 효과적인 재활치료를 통해 우리사회의 일원이 되기 위해서는 어린이재활치료 수가에 대한 ‘가산율 적용’과 정부의 민간재활병원에 대한 적극적인 공적 재정 지원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푸르메재단(이사장 김성수)이 25일 종로구 신교동 소재 푸르메센터에서 개최한 ‘어린이재활치료 현황과 과제’ 심포지엄에 참가한 참석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열린 심포지엄에는 주제발제를 위해 참석한 이목희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서울 금천구, 국회 보건복지위원)을 비롯해 강지원 푸르메재단 공동대표와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 이일영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개원준비단장, 김윤수 종로구보건소장 등이 주요 내빈으로 참석했으며,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이 심포지엄 개최를 축하하는 내용의 영상을 통해 축사를 갈음했다.
이어서 열린 주제발표 시간에는 성인영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대한소아재활ㆍ발달의학회 이사장인 김명옥 인하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가 ‘어린이재활치료 현황과 문제점’에 대해 첫 번째 주제발제를 진행했다.
김 교수는 “어린이전문재활병원이 많지 않은 이유는 낮은 소아재활 치료수가, 소아치료가 가능한 물리치료사의 부족, 치료사 인건비 상승 등 여러 요인들이 있다”며, “국내에서 어린이재활전문병원 운영은 특별한 제도적 지원 없이는 불가능한 실정이다. 특히 복합 증후군을 가진 아동에 대한 장애인 보조기기 지원, 정기 진단검사에 소아가산적용 확대 등 보험수가 조정, 바우처 제도 등의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주제발제자로 나선 신종현 보바스어린이의원 원장은 ‘어린이재활치료기관 운영 사례’와 관련해 “민간의료기관은 수입 구조가 100% 건강보험 수가 체계에 의존하고 있지만, 지출 구조는 경제논리에 따르기 때문에 민간의료기관에서 어린이재활치료시설을 운영하는데 여러모로 한계가 많다”며, “특히 그룹치료, 재활캠프, 부모교육 등은 꼭 필요한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건강보험수가체계에 정의되지 않아 운영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세 번째 주제발제자인 이목희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은 ‘어린이재활치료에 대한 정책 대안’으로 “현재 전국 45개의 어린이병원 중 재활의학과가 설치된 병원은 4곳에 불과하다. 높은 전문성이 요구되는 선천성 장애어린이에 대한 재활치료는 수익성이 낮고, 치료난이도는 높아 민간주도 공급이 한계에 이른 상황”이라며, “어린이재활병원의 공공성 인정과 어린이재활치료에 대한 인식 전환을 통해 국가가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어린이재활병원에 대한 공공성 인식 제고를 통한 지원 확대 방안이 마련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법적 지원 요건을 마련할 수 있도록 국회에서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주제발제자인 김창엽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는 ‘어린이재활치료서비스를 위한 건강보험의 과제’에 대해 “진료비 보상기준을 기존의 원가 중심 구조에서 '사회적 가치'가 있는 진료에 더 많은 보상을 하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며, “재활치료 분야 같은 사회적으로 더 높은 가치를 창출해낸 의료 분야에 더 많은 비용 지불과 보상을 해야 한다. 얼마나 많은 투자와 비싼 기계 등을 사용했는지 등 원가와는 무관하게 어떤 사회적인 기여를 했는지를 기준으로 진료비를 결정해야 할 때가 왔다”고 주장했다.
이후 3부에서는 좌장인 성인영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가 ‘우리나라 어린이재활치료의 현황과 과제’에 대해 기조발언을 진행한 가운데, 패널과 청중들 간에 자유토론이 진행되었다. 토론회에서는 장애어린이 치료와 양육이 더 이상 개인과 가정에 맡길 문제가 아닌 우리사회 전체가 함께 고민하고 책임져야 하는 공공복지 분야임을 강조하는 의견 등이 제기되었다.
이번 심포지엄 개최와 관련해 강지원 푸르메재단 공동대표는 “현재 국내 어린이재활병원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현실은 우리사회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라며, “오늘 심포지엄을 통해 어린이재활치료에 대한 현황을 공유하고 앞으로 우리사회가 나아가야 할 과제가 제시되길 기대한다.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소중한 가치들이 언젠가 결실이 되어 장애인이 장애인으로 인식되지 않는 사회가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