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아직 멀었나…＇장애인 복지 천국을 가다＇

2012-11-22

【서울=뉴시스】박영주 기자 = 지난 9월 근육병을 앓는 장애인 허정석씨가 활동보조인이 퇴근한 뒤 인공호흡기가 빠져 숨졌다. 10월에는 멀쩡하게
화재신고를 하고도 방 문턱을 넘지 못해 뇌병변 장애를 가진 김주영씨가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김씨 사고 며칠 뒤에는 뇌병변장애인인 동생을
화재에서 구하려던 열세 살 소녀 박지우양이 숨졌다.

장애인의 안타까운 죽음을 전하는 뉴스가 적지 않게 들려온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2011년 말 기준 우리나라의 추정 장애인 수는 268만 명에 이른다. 인구 1만 명 중 561명(5.61%)이 장애인일 정도다.

그런데도 장애와 장애인을 위한 복지시설은 여전히 부족하다. 2011년 보건복지 통계연보를 보면 의료 재활 시설은 17곳, 직업
재활 시설 456곳, 생활 재활 시설 490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사회의 복지 수준은 약자에 대한 배려를 통해 가늠할 수 있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도 복지국가가 되기에는 갈 길이 멀다.

＇장애인 복지 천국을 가다＇는 미국, 유럽, 일본 등 ＇복지 선진국＇의 장애인 재활
시설을 둘러본 탐방기다. 장애인 복지 현장에서 일하는 10명의 저자들이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미국과 유럽, 일본의 재활병원과 작업장,
재활시설을 돌아봤다.

복지 선진국의 장애인 정책과 제도를 명쾌히 설명한다. 또 재활치료를 받은 환자의 표정과 시설 관리자들의
마음가짐, 시설 환경 구석구석에 관심을 기울인다. 딱딱하고 지루한 장애인 시설 소개서가 아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공감하며 읽을 수 있도록
했다. 장애인 복지를 위해 필요하지만 쉽게 찾을 수 없었던 정보들이다. 백경학·김수민·최성환·어은경·김미애·이예경·정태영·최연희·박세숙·이재원
지음, 224쪽, 1만3800원, 부키

gogogirl@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