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하루 만원씩 저금… 세상이 바뀌어"

"하루 만원씩 저금… 세상이 바뀌어"
가수 션, 청주교대서 '나눔의 힘…' 특강
"국내 첫 어린이 재활병원 건립 힘 보태주길"

2012-10-31
'지금(present)이 바로 우리에게 주어진 선물(present)이며, 이 순간을 열정적으로 사는 것이 자신과 미래를 위한 최고의 기부다.'

연예계를 넘어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나눔과 기부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수 션(본명 노승환)이 지난 30일 청주교육대학교 교육문화관 대강당에서 '나눔의 힘, 만원의 기적'을 주제로 강연해 관심을 끌었다. 이날 강연에는 청주교대 학생과 청주시민 등 300여명이 참석해 그의 기부이야기에 열중했다.

션은 가족과 이웃, 봉사와 사랑, 기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배우 정혜영씨와의 결혼식 영상과 자녀들 사진을 공개하며 행복한 미소를 보인 션은 "우리는 결혼 당시 예단과 혼수를 생략하고 축의금을 받지 않았다"며 "대신 작은 것부터 이웃과 나누기로 하고, 결혼식 다음 날부터 매일 만원씩을 모으고 있다.

그렇게 모은 돈은 매년 결혼 기념일마다 서울 청량리 반포의 무료급식소에 기부하고 가족들과 함께 무료급식 봉사활동을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아이들의 돌잔치도 하지 않았다. 대신 그 비용과 양육비를 아껴 소아병동에 아이들 이름으로 심장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의 수술비 등으로 기부하고 있다"며 "아이들 돌 이후에도 하루에 만원씩 모아 생일마다 서울대병원 소아병동에 기부하고 있다. 지인들이 아이들 돌잡이로 뭘 잡았느냐고 묻고들 하는데 난 '우리 아이들은 돌잡이로 이웃의 손을 잡았다'고 말한다"고 하자 청중들로부터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션은 "나눔은 나의 것을 아껴서 하는 것이다. 하루에 만원이 큰 금액일 수도 있지만 아끼고 아끼면 가능한 금액"이라며 "하루에 만원씩 40년을 그렇게 하면 최소한 1억4600여만원을 이웃을 위해 쓸 수 있다. 하루에 만원씩 저금하는 것은 작은 일이지만 이런 작은 실천이 쌓이면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고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800명의 아버지가 된 이야기도 소개했다. 하랑·하율·하음·하엘 등 4자녀의 아버지인 그는 국제어린이양육기구인 컴패션을 통해 전 세계 800명의 빈곤아동들을 고등학교 졸업까지 후원하고 있다. 처음 6명의 아이들을 돕는 것으로 시작해 현재 아이티, 북한 등에 800명의 자녀가 있다는 션은 "나보다 어려운 이웃에게 베푸는 작은 관심이 훗날 더 큰 기쁨으로 돌아온다"며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강연 말미에는 그가 홍보이사로 있는 푸르메재단이 준비중인 국내 최초 어린이 재활병원 건립에 대한 소개도 했다. 션은 "우리나라 최초의 어린이 재활병원 건립을 위해 캠페인을 하고 있다"며 "어린이 재활병원 건립에는 380억원이 든다. 어린 아이들이 소외받지 않고 이웃과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먼저 보여주면 아이들은 똑같이 살아가게 될 것"이라며 강연을 끝냈다.

강연을 들은 이혜진 학생(청주교대 초등교육 3년)은 "션의 아름다운 이야기에 감동하게 됐다"며 "나도 어려운 사람들을 돌아보고 그들을 도와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한기원기자

▲ 가수 션이 30일 청주교육대학교 교육문화관 대강당에서 '나눔의 힘, 만원의 기적'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권보람기자 boram0213@ccdailynews.com     ©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