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푸르메재단 백경학 상임이사·송우현 재활센터장 "넥슨의 세심한 도움에 사명감 배가됐죠"
푸르메재단 백경학 상임이사·송우현 재활센터장
"넥슨의 세심한 도움에 사명감 배가됐죠"
2012-10-15
백경학 푸르메재단 이사가 센터를 찾은 아이와 함께 기차놀이 하고 있다.
푸르메재단의 현재를 담당하는 두 축으로는 백경학 상임이사와 송우현 재활센터장을 꼽을 수 있다.
백경학 이사가 센터를 구상하게 된 배경은 장애를 경험하게 된 어린이들이 조기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해 영원히 장애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에서 나왔다. 백 이사는 “장애는 초기 치료가 중요하고, 시기를 놓치면 회복하기 힘들다”며 “1∼2개월 치료하면 효과가 엄청 큰데, 전문 치료시설이 많지 않아 아쉽다”고 했다. 이어 “누구나 장애를 겪을 수 있기에 장애우를 위한 재활시설은 사회적인 공감대를 통해 투자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백 이사 본인 역시 아내가 교통사고로 몸이 불편하고, 법적 소송을 통해 보상받은 금액 중 절반 가량을 재단에 기부한 이력이 있다. 그는 “병원은 하얗고 차갑다는 이미지가 강한데, 그래서 어린이병원은 무섭지 않아야 한다”며 “넥슨이 보완해 주면서 아이들이 놀이터나 유치원에 오는 것 같아 보인다”고 말했다. 또 “우리 센터는 정서나 신체 장애를 겪는 어린이를 위한 병원으로는 국내 유일한 셈이고, 단독 어린이 병원은 현재로서는 없다”며 “힘들게 찾아온 부모와 아이들을 볼 때면 사명감을 느끼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으로 백 이사는 아이들을 위한 센터를 발판으로 장애와 비장애인에게 놓여진 벽을 허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아이들의 눈에는 장애와 비장애보다는 ‘모두 친구’라는 인식이 강한 것 같다”며 “근처 어린이집과 유치원 아이들이 센터에 놀러왔는데, 처음에는 걱정도 했지만 장애우와 장애에 대한 이해를 높이면서 통합교육 효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푸르메재활센터로 가능성과 당위성을 확인한 백 이사는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30만 장애어린이들을 보듬을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서울 마포구에서 1500평 부지를 제공키로 했고, 서울시에서 기자재 구매 및 운영 비용으로 70억원 상당을 약속했다. 소요 비용은 380억원 가량이 예상되는데, 각계에서 지원이 잇따르고 있다. 그는 “하루 500명, 연간 15만명을 치료하면서 장애 어린이들의 재활의료와 직업교육을 결합한 국내 최초 통합병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경학 이사가 살림과 대외활동에 매진하는 동안, 송우현 센터장은 장애 어린이들의 재활에 역점을 두고 있다. 송 센터장은 사회적인 공감대 형성을 위한 확장된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는 “치료 질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센터 운영이 다소 힘들어 질 수 있어서, 수익모델도 함께 만들어야 한다”며 “장애 어린이들의 가족들이 평생 떠안을 부담은 경제·심리적으로 모두 크기에 사회적 관심이 조성돼야 한다”고 했다.
송 센터장은 푸르메재활센터에 대해 “역주행”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소아재활치료에 부담을 느껴 대형병원조차 축소하는 게 추세인데, 오히려 확장하고 있어서다. 그는 “주변에서 도움을 주는 분들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센터가 분주해지고 있다”며 “그 분들이 사명감을 심어준 것 같다”고 전했다.
현재 센터에 등록된 환자수는 200여명에 달하고, 하루 내방 비율은 30∼40% 정도다. 주로 종로나 정릉 등 인근 지역에서 찾아오는데, 지방에서 소문을 듣고 상경하기도 한다. 송 센터장은 “건물이나 기자재 같은 하드웨어는 준비가 됐지만 이제는 소프트웨어적인 지원이 절실하다”며 “이런 활동이 사회적 혜택이 되고 투자의 이유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센터장은 의료진으로서 넥슨과의 조우에도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는 “센터에 어린이 전용 공간을 만들고 싶었는데, 우선 아이들 눈높이를 인지하는 게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이런 와중에 사실상 의료 경험이 전무한 넥슨이 말을 붙여온 것이다. 송 센터장은 “아이들 눈높이로 넥슨이 먼저 제안하자 처음에는 의아했는데, 의료진도 미처 고려하지 못한 점을 섬세하게 언급한 기획력에 감탄했다”며 “‘의료기관을 운영해본 적 있나’라고 넥슨에 물어볼 정도였다”고 소회했다. 그는 또 “소품 하나하나 챙길 때는 ‘넥슨이 어린이 비중이 높은 온라인 게임 사업을 하면서 이들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구나’라고 느꼈고, 도리어 우리가 노하우를 전수받는다는 기분이었다”고 했다.
협업이 진행되면서도 넥슨의 세심함에 다시 한번 놀랐다. 기자재 하나를 배치하더라도 몇 번씩 숙고하는 모습에 “역시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송 센터장은 “놀이터에 기차놀이 기구를 설치할 때도 의미를 추론하고, 아이들이 어떻게 활용하고 놀지를 고민하는 것을 보면 대단해 보였다”며 “놀이 기구로 어린이들이 일단 마음이 진정되고 긴장을 풀면서, 의료진은 편안하게 진료에 임할 수 있고, 직장이 푸근해지니 구성원으로서 자부심도 느낀다”고 말했다.
김수길 기자 sugiru@sportsworl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