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데스크] 전신에 화상 입고도..희망의 마라톤 완주
전신에 화상을 입고도 모두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이지선 씨가 오늘은 마라톤 풀코스에 아름다운 도전에 나섰습니다.
김민욱 기자가 함께했습니다.
지난 2000년 음주 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로 전신에 화상을 입은 이지선 씨가 마라톤 출발선에 섰습니다.
<이지선씨 인터뷰-출발선>
"인생이 마라톤이라고 하니까, 뭔가 조금 더 자신과의 싸움을 할 수 있는 그런 운동인 것 같아요."
근육을 제대로 펴기도 힘든 불편한 몸이지만, 쉼 없이 발을 내딛습니다.
출발한 지 1시간도 채 안돼 가장 뒤로 쳐졌습니다.
선수들이 지나간 자리에 차량통행이 재개되면서 그녀의 코스는 어느새 인도로 바뀌었습니다.
<이지선씨 인터뷰-10Km지점 통과>
"너무 이렇게 길을 다 치우니까 더 달리기가 힘드네요."
기록 측정기와 자원봉사자들도 철수했지만 밝은 표정은 그대로였습니다.
3시간여 만에 코스의 절반지점에 도착했습니다.
<이지선씨 인터뷰-코스 절반 통과>
"솔직히 시작할 때 10km만 해야지 하고 왔는데 여럿이 뛰니까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왔어요. 끝까지 한 번 가보려고요."
그녀가 마라톤에 도전하는 건 꼭 이뤄야할 목표가 있기 때문입니다.
100명의 후원자들이 오늘 지선 씨가 1m 뛸 때마다 1원씩을 적립하기로 했고, 이 돈으로 장애인 전문 재활치료 병원을 세우겠다는 겁니다.
멀리 결승선이 보이고 일찌감치 경주를 마친 사람들의 환호 속에서 그녀가 결승선을 향해 마지막 힘을 다 합니다.
<장애 아동 아버지 박지훈씨 인터뷰>
"대단하세요. 이렇게 또 완주하시고... 못 하실 줄 알았는데 아픈 몸으로..."
비공식 완주 기록 6시간 47분.
우승을 차지한 케냐의 선수보다 4시간 반이 더 넘게 걸린 기록이지만, 모두에게 큰 힘과 울림을 선사한 희망의 완주였습니다.
MBC뉴스 김민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