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세상보고 크게 웃은 씩씩한 장애인들
세상보고 크게 웃은 씩씩한 장애인들
에베레스트를 오른 얼큰이
이하늘 외 글· 그림, 샘터
204쪽, 1만원
204쪽, 1만원
장애 어린이·청소년 열 세 명이 직접 쓰고 그린 동화집이다. 문집 수준이리라, 속단하지 말 것. 동화작가 고정욱·임정진, 화가 한수자·이제 등이 지난해 9월부터 14주 동안 직접 지도해 내놓은 결과물인 만큼 읽는 재미,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청각장애·시각장애·지체장애·발달장애 등 다양한 장애를 갖고 있는 ‘작가’들은 약자들의 삶에 눈길을 돌렸다. 표제작 ‘에베레스트를 오른 얼큰이’(이하늘)는 태어날 때부터 몸이 약한 얼큰이의 에베레스트 등반기다.
또 ‘동물학교 특수반’(고재현)은 다리가 세 개뿐인 사자 아놀드의 활약상을, ‘친구따라 가출한 병아리’(강창묵) 는 조류독감 때문에 살처분 당할 위기에 처한 병아리 깽이의 탈출기를 그렸다.
장애인으로 살아오면서 세상을 향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작가들의 목소리가 에둘러 담긴 작품들이다.
하지만 이야기의 분위기는 무겁지 않다. 도리어 밝고 경쾌하다.
책은 동화책으로는 처음으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인식 바코드를 인쇄해 넣었다. 별도의 음성인식기로 책 본문의 오른쪽 페이지 위쪽에 있는 바코드를 읽으면 해당 페이지의 본문 내용을 소리로 들을 수 있다.
이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