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투데이] 장애인 화가 수녀가 말하는, 긍정의 힘

입력 [2008-11-11 18:52]

장애인 화가 수녀가 말하는 '긍정의 힘'

"항상 자신을 사랑하고 모든 일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장애를 극복할 수 있었죠."
세계 최초의 장애인 수도자이자 화가인 윤석인(58) 수녀는 11일 오후 푸르메재단 주최로 서강대 이냐시오 강당에서 200여명의 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나의 젊음, 나의 희망"이란 제목의 특별 강연에서 "힘든 일을 이겨낼 수 있는 비법은 '긍정적인 태도'"라고 말했다.

윤 수녀는 11세때 시작된 류머티즘 관절염이 심해져 1급 척추장애 판정을 받고 15세 이후로는 평생을 누워서 생활할 수 밖에 없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본인도 처음에는 자살까지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물 한모금조차 내 힘으로 먹을 수 없었다. 화장실도 혼자 갈 수 없는 기분은 정말 비참했다. 더 이상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자신의 삶에서 가장 고통스러웠던 순간을 회고했다.

하지만 윤 수녀는 계속 옆에서 보살펴주며 희망을 잃지 않게 도와준 가족들과 주변 친지들 덕에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었다.

"30대가 되자 철이 들어서인지 주변 사람들이 저를 헌신적으로 보살펴 주는 게 너무 감사하게 느껴지더군요. 이대로 죽을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나만의 할일을 찾기 시작했죠."
천주교 영세를 받아 신앙생활을 시작했던 32세 무렵에 처음으로 붓을 잡았다는 윤 수녀는 "처음에는 취미삼아 시작한 그림이지만, 행복한 마음으로 계속 그리다보니 주변으로부터 인정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경과 그림에 빠져 살다 보니 더 이상 내가 불행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이렇게 행복한 삶을 살게 된 것에 감사하게 됐다"며 환한 웃음도 지어보였다.

윤 수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학생들에게 "여러분 중에는 나 못지 않게 어려운 상황에 처한 학생들도 많을 것으로 안다"면서 "하지만 자신을 사랑하면서 여유있게 주변을 둘러 본다면 꼭 좋은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 태도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10년째 작은예수수녀회에 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윤 수녀는 1980년 그림 활동을 시작해 로마 교황청 직속 라삐냐 화랑 등 여러 곳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2002년에는 정부로부터 '올해의 장애극복상'을 받았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