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성공의 마지막 키워드는 희망의 나눔
[Book] 성공의 마지막 키워드는 희망의 나눔
이재경 기자 | 11/06 12:59
흙 묻은 조그만 고구마 하나에서도 행복을 찾는 시인 정호승.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던 때에 "이제는 실뭉치가 풀리는 일만 남았다"는 한 마디로 큰 힘을 얻었다.
'네가 있어 다행이야'(푸르메재단 엮음)는 안성기, 정호승, 고도원, 김창완, 홍세화, 박원순 등 저자들이 다른 이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자 따뜻한 마음으로 함께 엮은 책이다.
자신들이 살아온 길을 되짚어보면서 인생에서 가장 어려웠던 순간에 관해 이야기한다. 직접 겪었던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과 그럼에도 결코 포기할 수 없었던 희망을 들려준다.
그래서 이 책에는 많은 삶이 녹아 있다. 가난 속에서 스스로 삶을 개척한 아름다운 고백도 있고, 갑자기 닥친 교통사고로 불편한 몸이 되었지만 불굴의 의지로 재활의학과 전문의가 된 사연, 운동권 남편을 뒷바라지하며 힘들게 가족을 부양하고 사회운동가로 거듭난 일, 장애인들과 날개 베이커리를 운영하며 희망의 일터를 가꾸는 장애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암울한 시절 속이 타들어가는 억울함 속에서도 자신을 지켜낸 용기도 있고 어느 날 갑자기 들이닥친 병마와 싸우는 저자도 있다. 여전히 그 비극 속에서 생을 버텨내는 저자조차 모두 한목소리로 말한다. 삶은 소중하고 희망을 포기하지 않아서 오늘을 볼 수 있었고 우리에겐 아직 움켜잡아야 할 희망이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미처 대비하지도 못한 채 여러 역경과 고난에 부딪히게 된다. 나의 고통에만 신경을 쓰느라 다른 사람의 절망이나 슬픔에 무뎌지는 것을 느끼기도 한다. 자기 나름의 인생도 너무 고달프고 복잡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지금도 세상 어디에선가 고통과 외로움에 괴로워하는 이들에게 저자들의 힘겨웠던 시절의 이야기는 한 줄기 빛처럼 큰 위안과 힘이 되어줄 것이다.
◇네가 있어 다행이야/안성기 외 지음/푸르메재단 엮음/창해 펴냄/240쪽/9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