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네가 있어 다행이야, 출간
- 그깟 고통 이겨낼 수 있어 네가 있어 다행이야
안성기·정호승·박원순 외 지음|창해|240쪽|9800원
김상민 기자 momo@chosun.com 입력시간 : 2008.10.24 21:42
"하루 한 바가지의 피를 쏟았다. 친척들도 모두 죽으려니 했다. 폐병쟁이가 났다고 하니 동네 사람들이 도망가기 바빴다."
2000년부터 8년 동안 성공회대 총장을 역임한 김성수(78) 전 총장은 열여덟 살 때 폐결핵 3기 진단을 받았다. 어린 시절부터 운동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건강한 그였지만 예고 없이 찾아온 병마의 고통 앞에선 속수무책이었다. 8년 동안 어두운 골방에 누워서 지내야 했던 청춘. 하지만 삶에 대한 강한 의지 덕분이었을까. 몸은 조금씩 좋아지기 시작했고 대학교 신학과를 졸업해 신부가 됐다. 지금은 지적(知的)장애인들을 위한 학교를 세워 또 다른 이들에게 인생의 빚을 갚고 있다.
30명의 저자들은 세상 어디에선가 아픔을 겪고 있을 누군가를 위해 자신이 살아오면서 가장 어려웠던 순간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들의 메시지는 같다. 고통이 오늘을 위한 씨앗이자 희망이 되었다는 것이다. 책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느껴지는 따뜻함은 또 다른 이들에게 희망이 된다. 이 책의 저자 인세 전액은 장애환자 재활치료를 위한 '푸르메 재활전문병원' 건립기금으로 기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