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자폐아동 부모교육 지침서 출간

국내 최초 자폐아동 부모교육 지침서 출간

‘자폐 진단 받은 아동’ 및 ‘학교 진학 앞둔 자폐아동’ 부모에게 길잡이 역할 할 것
발달단계별·특성별로 접근한 맞춤형 지침서,
자폐아동의 근거중심 기반 치료 확립 기대

자폐아동 부모들은 아이에게서 자폐를 의심할 만한 행동과 증상을 보일 경우 이를 누구에게 상담하고 어떻게 치료를 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자신의 아이가 자폐 장애(자폐스펙트럼 장애, ASD[Autism Spectrum Disorder])라는 진단을 받게 되면 대부분의 부모들은 무척이나 혼란스럽고 막막해진다. 중요한 시기에 제대로 된 정보를 얻지 못해 치료에 실패하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폐아동 가족이 우리나라에 문제점으로 나타나고 있다.

서울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김붕년 교수와 전문의, 전문간호사, 특수교사 등 전문가들의 협업을 통해 ASD 아동의 부모를 위한 발달단계별, 특성별로 접근한 맞춤형 지침서가 국내 최초로 출간되어 화제가 되고 있다.

푸르메재단(이사장 강지원) 산하기관으로 발달장애 아동·청소년 정신보건기관인 ‘서울시 종로아이존(센터장 한일웅)’은 서울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에서 개발한 ’자폐스펙트럼 장애 아동을 위한 부모교육 매뉴얼’ 발간을 기념하는 출판기념회를 29일 세종마을 푸르메센터 강당에서 개최했다.

이날 열린 출판기념회에는 집필진으로 참여한 서울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연구팀과 김영종 종로구청장, 박마루 서울시 의원,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 김용직 한국자폐인사랑협회장, 김남연 서울시장애인부모회 대표, 김용진 한국정신보건사회복지협회장, 이남정 서울시육아종합지원센터장, 손주영 서울시사회복귀시설협회장, 유미희 전국장애통합어린이집연합회 고문 등과 자폐아동을 자녀로 둔 부모들이 참석해 책자 출간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출판기념회의 기조강연에서는 부모교육 매뉴얼 개발책임자인 김붕년 교수가 ‘자폐스펙트럼 장애 아동의 부모교육의 방향’, 최성구 국립정신건강센터 의료부장이 ‘자폐스펙트럼 장애 아동의 문제행동치료 가이드라인의 개발’을 주제로 각각 발표를 진행했다.

본 책자의 저자인 김붕년 교수는 “부모 교육 매뉴얼 출간을 통해 질병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편견들을 바로 잡아 치료에 대한 순응도를 높이고, 자폐 증상 등에 대한 적절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ASD 아동에게 2년 이상 조기에 집중적인 개입을 하면 지속적인 효과와 긍정적인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ASD 아동의 부모는 자신의 양육태도와 아동의 발병을 관련지어 다른 장애아동 부모보다 우울증 및 스트레스 위험이 더 높으므로 부모에 대한 치료적 접근이 선행되어야 아동의 장기적인 예후를 보장할 수 있다”며, “ASD 아동의 특성에 맞춘 개별화된 부모교육 매뉴얼을 전국적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활용해 궁극적으로 근거중심의 과학적인 치료가 자리 잡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성구 의료부장은 자폐스펙트럼 장애 아동의 문제행동치료 가이드라인 및 행동치료자 교육프로그램의 개발 연구 배경에 대해 “발달장애 유병률이 점차 증가하고 문제 행동으로 인한 부정적 결과로 조기 개입의 중요성이 높아졌다”며 “또한 현재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문제행동 사정 도구 및 가이드라인이 부재한 관계로 발달장애인법 시행에 근거해 본 연구를 진행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번에 출간된 부모교육 매뉴얼은 서울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연구책임 : 김붕년 교수)와 서울시 종로아이존의 산학협력 공동연구를 통해 발간되었으며, 푸르메재단의 연구비 지원을 통해 2014년 12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1년 동안 연구가 진행되었다.

소아청소년기의 대표적인 발달장애인 자폐스펙트럼 장애는 지난 2000년 장애진단에 포함되면서 발달장애로 불리게 되었고, 2007년부터 자폐성 장애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국내 자폐 유병률은 출생인구 150명당 1명꼴로 나타나는 비교적 흔한 질환이며, 최근 자폐 관련 관심과 검사도구 등의 발전으로 자폐스펙트럼 장애의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서울시 발달장애 아동·청소년실태 조사(2013, 서울시 종로아이존)’와 관련해 한일웅 종로아이존 센터장은 “발달장애아동 부모들은 장애 자녀의 이상을 발견하고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게 되는데 재활치료에 대한 적극적인 안내나 조언을 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전문가의 통합적 지도와 안내의 부재로 재활치료를 받으면서도 현재 시행하고 있는 것이 제대로 된 치료인지 알지 못해 불안감을 안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 센터장은 “치료에 대한 근거 없는 입소문이나 인터넷 자료 등에 의지함으로써 조기치료에 실패하거나 적지 않은 치료비용으로 경제적인 부담만 더해가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자폐 아동의 향후를 예측하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은 치료의 시작 연령이다. 특히 조기 진단된 3세 이하의 아동이 집중적인 조기 중재 프로그램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국내에서도 자폐스펙트럼 진단을 받은 조기아동은 적어도 주 15시간 정도의 치료교육을 받아야 함을 강조하고 있으나 현실은 주 2~3회 정도만 단일치료를 받고 있는 경우가 많다.

자폐아동 치료교육에 있어 부모는 공동치료자(Co-therapist)로써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올바른 부모교육은 아동과의 의사소통, 장애에 대한 인식, 부모의 대화 기술, 아동과의 상호작용 등에 있어 이미 다양한 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자폐아동의 치료교육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아동과 가까이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부모에 대한 올바른 교육과 발달증진을 위한 양육방법을 전수하는 것이다. 아동은 부모에 의해 치료 기관과 치료 종류를 선택할 수밖에 없고 부모와 상호작용을 가장 많이 하기 때문이다.

부모교육 매뉴얼은 특히, ‘처음 자폐 진단을 받은 아동의 부모’와 ‘학교진학을 앞둔 자폐아동의 부모’를 위한 신뢰도 있는 치료와 가이드를 제공하고 서울대학교에서 개발된 ‘모-아 애착증진프로그램’을 삽입해 자폐아동 부모들이 가정 내에서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되었다.

아울러 최근 의료적 자문을 얻지 않고 임의대로 이루어지고 있는 각종 보완대체 치료에 대한 근거 수준과 권고 등급을 게시하여 치료에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에 출간된 부모교육 매뉴얼은 내용을 더욱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검정고무신’의 이우영 작가가 작업한 카툰으로도 제작되어 2017년 상반기에 출판될 예정이며, 서울시 종로아이존은 자폐 관련 당사자 단체 및 유관기관과 연대하여 책자 보급 사업에도 매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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