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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내 구두

[2013년 정형신발 1차 지원 대상자 소감 : 지체장애인 남미영 씨의 정형신발 착용기]

하이힐, 한번 신어 보고 싶다

하이힐을 신은 친구들이 너무 부러웠습니다. 남들처럼 예쁜 구두를 신고 사진도 찍어 보고 또각또각 발자국 소리를 내며 멋지게 걸어 보고 싶었습니다.

언젠가 굽 높은 구두를 무작정 산 적이 있습니다. 설레는 마음에 서둘러 집으로 돌아와 신어 보았습니다. 맞지 않는 구두에 억지로 발을 넣으니 너무 아팠습니다. 한걸음 내디딜 때 마다 통증이 밀려왔습니다. 이내 벗어 던져버렸습니다. 그날 이후 그 구두는 신발장 어딘가에 쳐박아 버렸습니다.


▲ (왼쪽) 정형신발과 인솔(맞춤형 깔창)을 제작, 판매하는 워킹온더클라우드 매장 전경

운동화만 신어야 하는 내 발

못생긴 내 발을 바라보았습니다. 발 길이는 짧고 발볼은 넓어서 항상 발볼에 맞춘 큰 운동화를 신었습니다.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을 신다보니 힘을 주어 걷게 되었습니다. 오래 걸으면 고관절과 허리, 발목과 발뒤꿈치가 아파왔습니다.

원피스나 정장 스커트도 입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맞춰 신을만한 구두가 없어 입을 수 없었습니다. 항상 운동화에 청바지, 티셔츠 차림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길을 걷다가 ‘워킹온더클라우드’ 매장 쇼윈도 너머에 진열된 구두를 보게 됐습니다.

워킹온더클라우드는 저같은 장애인이 편하게 신을 수 있는 정형신발을 제작해 팔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파는 구두를 신으면 발도 편하고 원피스에도 어울릴 것 같았습니다. 꼭 신어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비용이 문제였습니다. 가격을 문의하니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정형신발은 맞춤형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너무 비쌌습니다.

나도 이제 구두 신는다!

그러던 지난 4월,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말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우연히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푸르메재단에서 정형신발을 지원한다는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곧장 신청서를 쓰고, 담당자에게 전자우편으로 신청서를 보냈습니다.

2주쯤 흘렀을까요. ‘나처럼 정형신발이 필요한 사람이 많을거야.’라며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클 것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평소처럼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그 때 전화 벨이 울렸습니다. “푸르메재단입니다.”라는 반가운 첫 마디. 저는 그 음성을 잊을 수 없습니다. 2013년 정형신발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는 연락이었습니다.


▲ (왼쪽) 워킹온더클라우드 매장에 전시된 예쁜 구두들
(오른쪽) 매장에 걸려 있는 슈마이스터(Schuhmeister,독일 신발 장인) 애발트 쉐퍼(Ewalt Schaefer)씨 사진

안내에 따라 설레는 마음으로 워킹온더클라우드에 방문했습니다. 이곳에서는 독일 신발 장인이 직접 정형신발을 만든다고 합니다. 스캐너라는 장비로 발 모양 측정하고 걸을 때의 불편함과 통증 부위도 꼼꼼히 체크했습니다.

가장 기뻤던 것은 내가 원하는 디자인으로 구두를 만들어 준다는 것입니다.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습니다. ‘구두 디자인을 고른다’는 것은 무척 행복한 고민이었습니다.

두 번째 방문 때 샘플로 만들어진 플라스틱 신발을 신어보았습니다. 발에 잘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첫 방문 이후 계속 고민했던 구두 디자인에 대한 의견도 나누었습니다.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어둔 사진도 보여드렸습니다. 이것도 마음에 들고, 저것도 마음에 들고. 구두 디자인 고르는 것도 만만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구두가 만들어지기까지 한 달,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렸습니다. 내 발에 꼭 맞는 예쁜 구두를 신고 걸어가는 내 모습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마음에 꼭 드는 예쁜 내 구두

드디어 기대하던 구두 받으러 가는 날. 들뜬 마음에 일찌감치 워킹온더클라우드로 향했습니다. 벌써 푸르메재단 담당자가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구두를 기다렸습니다.


▲ 드디어 완성된 정형신발을 신어보는 미영 씨

짜잔! 드디어 구두를 건네받았습니다. 예쁘게 만들어진 구두를 보니 미소가 절로 지어졌습니다. 기대 이상으로 흡족했습니다. 내가 원했던 디자인, 내 발에 꼭 맞는 정말 예쁜 구두였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얼른 구두를 신고 걸어 봤습니다. 정말 편안했습니다. 오랜만에 크게 웃을 수 있었습니다.

새 구두를 신으니 새로운 각오와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앞으로 학교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구직활동도 열심히 할 것입니다. 정장에 나만의 구두를 신고 입사지원도 하고 면접도 볼 생각을 하니 자신감이 생깁니다. 예쁜 구두를 신고 첫 출근을 할 날을 기다려봅니다.


▲ (왼쪽) 꼭 맞는 새 구두를 신고 밝게 웃는 미영 씨
(오른쪽) 미영 씨의 신발을 만들어준 독일 신발 장인 애발트 쉐퍼 씨도 함께 기뻐했습니다.

정형신발을 지원해 준 푸르메재단과 정형구두를 제작해 주신 신발 장인 쉐퍼 씨, 그리고 친절한 매장 직원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저처럼 장애로 인해 발이 변형되거나 양 다리의 길이 차이로 고통받는 분들이 많습니다. 더 많은 분들에게도 정형신발이 지원될 수 있도록 계속적으로 사업이 진행됐으면 좋겠습니다.


▲ 미영 씨의 투박한 운동화와 예쁜 새 구두

*글=남미영(가명, 33세, 2013년 정형신발 1차 지원 대상자) / 사진=기영남 나눔사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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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메재단에서는 워킹온더클라우드, 사랑의열매와 함께 발의 변형이나 양 다리의 길이 차이 등으로 보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 12∼60세 미만의 장애인에게 정형신발과 인솔을 지원합니다.
2013년 정형신발(인솔) 지원사업은 앞으로도 계속 됩니다. 많은 관심과 지원 부탁드립니다.


>>정형신발 지원사업 신청안내 자세히 보기

 

 

정형(整形)신발은 발에 장애나 질병, 잘못된 보행습관 등으로 통증을 느끼고, 건강한 보행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에게 적합하도록 발의 변형 진행을 막고 제대로 걸을 있도록 특수 제작된 맞춤 신발입니다.

인솔(insole)은 변형된 발의 구조와 모양을 바로잡도록 제작된 맞춤형 깔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