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나눔 후기] “점프보고 기분도 점프되었어요.”


8월 26일 목요일, 우리복지관 이용자분들과 함께 점프공연을 보는 날입니다. 출발하기 전 완제의 폭풍 같은 질문공세가 이어졌습니다.


"선생님, 전 휠체어에 앉아 있어야 하는데 어떻게 극장에 들어가죠? 소변은 어떻게 하죠? 극장은 어떻게 생겼어요?" 오늘 같은 이런 문화생활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을 완제였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다."라고 생각이 들다가 어느새 씁쓸함이 마음 속 가득 자리 잡았습니다.


복지관이 있는 의정부에서 차를 타고 2시간 남짓, 드디어 종로에 있는 점프 공연장 근처에 도착하였습니다. 가까이 점프공연장의 간판이 보였지만 복잡한 서울의 신호체계 때문에 근처에서 차를 타고 '뱅뱅' 돈 것만 30분. 입구에 도착한 시간은 공연시간인 오후 4시가 조금 넘었습니다. 이미 공연장은 배우들의 기합소리와 관객들의 함성이 가득했습니다. 자리를 잡은 20명의 우리 이용자분들은 금방 공연에 몰입되었고, 다른 관객들과 함께 박장대소 하면 웃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렇게도 손꼽아 기다리던 뮤지컬 jump를 보고 나와 복지관 버스에 올라탄 우리 이용자분들은 갖가지 이야기들을 쏟아냈습니다. "선생님, 뮤지컬 처음 봤는데 너무 재밌었어요", "선생님, 언니가 너무 크게 웃어서 시끄러웠어요.", "선생님, 끝나고 싸인 받아왔어요"


너무 크게 웃어서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되었다는 분들을 나무라면서도 저는 내심 기분이 좋았습니다. 사실 이분들이 그렇게 크게 웃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니 조금 방해가 되었어도 괜찮다고 말하고 싶은걸 꾹 참았습니다. 오늘 하루도 잊지 못할 추억의 한 페이지로 기억되겠구나.

아이들이 하루하루 재밌고 행복할 수 있게 해달라는 부모님의 말씀이 생각나 제 입가에도 뿌듯한 미소가 번집니다.


오늘 공연에 함께 간 20명의 장애인분들은 모두 중증의 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어느 프로그램보다 '놀러가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시는 우리 이용자분들에게 가뭄의 단비와 같은 멋진 하루를 선물해 주신 푸르메재단과 후원기업 예감에 감사드립니다. 특히 종로에서 길을 잃어 조금 늦게 도착하여 불편을 드렸음에도 친절하게 안내해주신 공연 관계자 분들께도 진심으로 미안함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글=이태희 의정부장애인복지관 사회복지사

*사진=최수지 의정부장애인복지관 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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