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만드는 청년 예술가의 꿈 - 클레이아트 작가 송상원 씨의 선물

세종마을 푸르메재활센터에는 ‘토끼와 거북이’ 동화를 모티브로 만든 클레이아트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제목은 ‘토끼와 거북이의 아름다운 시합’. 토끼와 거북이가 결승점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고 동물 친구들이 열렬히 응원하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아픈 아이들이 힘을 내길” 클레이아트 선물



▲ 지난해 2월 장애어린이들에게 힘이 되길 바란다면서 클레이아트 작품을 기증한 송상원 씨가 포즈를 취했다.


이 작품은 지난해 2월 군포의 한 어린이도서관에서 행정도우미로 일하고 있는 송상원 씨가 장애어린이를 위해 기증했습니다. 대학교에서 캐릭터토이디자인을 전공한 송상원 씨가 열정을 쏟아 만든 졸업 작품입니다.




▲ 클레이아트 작가 송상원 씨가 자신이 기증한 작품 ‘토끼와 거북이의 아름다운 시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자폐성장애가 있는 송상원 씨는 작품에 ‘공정한 시합’의 의미를 녹였습니다. 토끼는 땅에서 달리고 거북이는 물속에서 수영을 할 때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습니다. 누가 먼저 출발하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투명한 아크릴 속의 세계에는 승자도 패자도 없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능력 안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같이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상원 씨에게서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공정한 경쟁의 출발임을 배웁니다.


장애어린이들의 든든한 형, 오빠가 되겠다는 꿈  


그로부터 1년 후인 지난 7월 또 하나의 선물을 전하기 위해 어머니 조경숙 씨와 함께 푸르메재단을 찾은 송상원 씨. 모자의 두 손에는 새로운 클레이아트 작품이 들려 있었습니다.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동화 속 캐릭터들이 노래를 흥얼대며 미소 짓고 있는 모습. 상원 씨의 클레이아트 선생님의 작품을 어머니가 구입해 기증했습니다. 내년 개원할 어린이재활병원에서 치료받는 아이들의 지친 마음을 위로했으면 좋겠다면서요.



▲ 송상원 씨의 어머니가 구입한 클레이아트 작품을 들고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야기꽃을 피우던 중 슬며시 봉투 2개를 건넸습니다. 어린이재활병원을 잘 지어달라는 마음을 담은 기부금이었습니다. 기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해 클레이아트 작품을 선물하며 설 명절에 받은 세뱃돈까지 장애어린이를 위해 나누었습니다.



▲ 어린이재활병원을 짓는 데 정성 어린 마음을 전하며 기부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는 모자의 모습.


“아픈 아이들을 위해서 값지게 쓰이길 바랍니다.”라면서 “장애어린이들이 마음 놓고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좋은 병원을 꼭 만들어 주세요. 저도 장애가 있지만 어린이재활병원이 세워지면 시간 나는 대로 찾아가서 장애어린이들의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라고 꿈을 밝혔습니다.


세상과 소통하며 활동 무대를 넓히다


송상원 씨는 어릴 적부터 그림 그리기에 소질이 있었습니다. 한창 공룡 그림에 빠져 있을 때는 친구들이 줄을 서서 그림을 받아갈 정도였다고 합니다. 취미로 시작한 그림은 사회와 만나게 하는 창이 되었습니다. 어린이도서관을 찾는 아이들과 그림을 통해 소통하기 시작하면서 닫혀 있던 마음의 문도 활짝 열렸습니다.


일터에서 출발한 그의 무대는 점차 넓어졌습니다. 지역축제에서 아이들과 주민들에게 클레이아트를 가르치는 ‘선생님’이자 장애인이 이해하기 쉽도록 어려운 법률 용어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활동가’로도 활약하고 있습니다.




▲ 푸르메재단 직원들이 그림을 그려달라고 부탁하자 앉은 자리에서 ‘꺼벙이’ 캐릭터를 슥삭 그려주고 있는 송상원 씨.


자폐성장애로 인해 의사소통이 쉽지 않은 상원 씨가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기까지 어머니의 역할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습니다. “아들이 상처를 받으면 슬퍼서 눈물이 나고 기쁜 일을 겪으면 감동을 받아서 눈물이 납니다.” 28년간 늘 아들의 곁을 지켜온 어머니의 눈에 눈물이 살짝 비칩니다. 사람들과 마주보며 자신의 의견을 또박또박 전하는 상원 씨가 대견스럽기 때문일 것입니다.




▲ 노란색 조끼를 입고 반달이 된 눈으로 웃고 있는 백경학 상임이사의 모습을 그린 캐리커쳐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송상원 씨의 휴대폰 사진폴더에는 연예인을 빼닮은 캐리커쳐 그림들로 빼곡하다.


펜과 종이만 있으면 앉은 자리에서 각양각색 캐릭터를 뚝딱 그려내고 클레이 점토를 오물조물 만지며 한 편의 이야기를 완성해내는 청년. 상원 씨에게 꿈에 대해서 묻자 “발달장애를 가진 친구들과 함께 창작할 수 있는 문화공간을 여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며 재기발랄한 예술 세계를 넓혀가길 응원합니다.


*글, 사진= 정담빈 간사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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