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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라 쓰고 꿈의 발판이라고 읽는다

[6월 특집] 시각장애인 축구 현장, 송파시각장애인축구장

 

이제 며칠 후면 브라질 월드컵의 막이 오릅니다. 한 달 간 지구촌을 열광으로 몰아넣을 32개국의 축구 열전입니다. 전 세계인의 월드컵 열풍을 보노라면 축구야말로 진정한 대중의 스포츠라는 걸 확인하게 됩니다. 그리고 앞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에게도 마찬가지로 축구는 몸을 후끈 달아오르게 하는 스포츠입니다.

아시아 최초 시각장애인을 위한 축구장이 한국에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사회복지법인 다산복지재단에서 운영하는 송파시각장애인축구장은 1999년 설립되어 현재까지 명실상부 시각장애인을 위한 축구장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경기나 인천 등 먼 지역에 사는 시각장애인들도 올림픽 공원 근처에 자리한 이곳을 찾아옵니다.

지난 7일, 저시력장애인으로 구성된 약시부와 대학생 축구동아리 FC chacha이 경기 후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약시부 최준학 선수, 김태봉 선수, 소이성 선수, 정의석 선수, 윤여철 선수(사진 앞줄 왼쪽부터 2, 3, 5, 6, 7번째), 권민철 선수, 김주식 선수, 이천우 선수, 신윤철 선수, 최영일 선수(둘째줄 왼쪽부터 1, 3, 4, 5, 6번째), 전익렬 선수(끝줄 왼쪽에서 5번째)
지난 7일, 저시력장애인으로 구성된 약시부와 대학생 축구동아리 FC chacha이 경기 후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약시부 최준학 선수, 김태봉 선수, 소이성 선수, 정의석 선수, 윤여철 선수(사진 앞줄 왼쪽부터 2, 3, 5, 6, 7번째), 권민철 선수, 김주식 선수, 이천우 선수, 신윤철 선수, 최영일 선수(둘째줄 왼쪽부터 1, 3, 4, 5, 6번째), 전익렬 선수(끝줄 왼쪽에서 5번째)
시각장애인 이용 ‘이상무’

송파시각장애인축구장에는 시각장애인의 안전을 위해 사이드펜스가 설치된 인조잔디구장(세계시각장애인스포츠협회(IBSA) 국제규격 40m x 20m)과 관중석, 선수대기실, 샤워실 등 필수 요소들이 갖춰져 있습니다. 시각장애인 축구장이 전무하고 설령 있더라도 접근이 어렵고 이용이 불편한 국내 현실에서 송파시각장애인축구장은 이제까지 느꼈던 갈증을 많이 채워줍니다.

시각장애인이 이용하는 데에 어떤 제약도 받지 않도록 배려합니다. ‘시각장애인 전용’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비장애인에게 대여해 주는 일부 축구장과는 달리 비장애인에게는 대관하지 않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입니다. 우선순위를 정해놓고서, 시각장애인이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기타 장애인의 체육활동에 대관해 줄 뿐입니다. 또한 대관료를 받지 않습니다. 사전에 예약하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더 많은 시각장애인들의 편리한 이용을 보장하기 위해 개선되어야 할 점들은 있다고 합니다. 송파시각장애인축구장 운영관리를 담당하는 신현영 감독도 “오래된 시설을 개보수한다거나 개인 라커가 지급되고 여러 편의시설이 갖춰지길 바란다. 지금도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더 나은 환경을 위해 욕심을 내고 싶다.”고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시각장애인 보호 차원에서 경기장 양쪽에 설치된 110cm~120cm 높이의 사이드펜스(왼쪽), 최대 200여 명이 앉을 수 있는 관중석(오른쪽)
시각장애인 보호 차원에서 경기장 양쪽에 설치된 110cm~120cm 높이의 펜스(왼쪽), 최대 200여 명이 앉을 수 있는 관중석(오른쪽)
‘보이’를 외치며 방울소리가 나는 공을 차다

시각장애인 축구는 경기장 크기나 규칙에서 일반 축구와는 사뭇 다릅니다. 5명이 한 팀을 이뤄 길이 20m, 너비 40m 규모의 사이드펜스가 설치된 경기장에서 전후반 각 25분 간 경기를 치릅니다. 완전히 시력을 잃은 전맹부와 잔존시력이 있는 약시부로 나뉘어 진행됩니다.

전맹부에서는 소리를 듣고 움직일 수 있도록 방울이 삽입된 공을 사용하고 선수들 간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머리보호대를 착용합니다. 공을 가진 선수가 ‘내가 간다’라는 의미의 에스파냐어 ‘보이’를 외치며 자신의 위치를 알립니다. ‘보이’를 들은 선수는 공을 패스하거나 다가오는 선수를 피해갈 수 있습니다. 감독은 측면에서 살펴주고 비장애인 혹은 저시력의 골키퍼가 지시를 하고 골대 뒤의 가이드는 소리와 박수로 방향을 알려주며 경기가 진행됩니다.

장애가 있어도 열정은 똑같다  

지난 6월 7일, 송파시각장애인축구장에서 약시부 축구동호회와 경기대학교 경영학과 축구동아리 ‘FC chacha’와의 경기가 있었습니다. 약시부는 전맹부와는 달리 눈가리개와 머리보호대를 착용하지 않고 방울소리가 나는 공을 사용하지 않아 겉으로 보기에 비장애인 축구경기와 큰 차이가 없어 보였습니다. 두 팀 모두 선수 5명씩 출전했고 비장애인 선수가 골대를 지켰습니다.

경기가 시작되자 파란색 유니폼을 착용한 약시부 선수들이 공격을 개시했습니다. 강한 슈팅으로 공이 골대를 맞고 튕겨나가자 경기를 지켜보던 본부석에서는 ‘아~’하는 아쉬움 섞인 탄식이 들렸습니다. 그러다 골문 앞에서 양팀이 치열한 몸싸움 끝에 골을 넣자 환호가 터져 나왔습니다. 골을 넣든지 먹든지 상관없이 양팀 모두 박수로 ‘잘했다’며 격려했습니다.

약시부 소이성 선수가 공을 향해 빠르게 달려가는 모습
약시부 소이성 선수가 공을 향해 빠르게 달려가는 모습
어린 선수들이 포진해 있는 FC chacha에서는 날렵한 몸짓으로 삼촌뻘 되는 약시부 선수들의 공격을 받아쳤고, 약시부 선수들은 이에 질세라 재빠르게 몸을 움직였습니다. 날은 점점 더워졌지만 축구장은 지칠 줄 모른 채 경기를 즐기는 선수들의 에너지로 가득했습니다.

체구는 작지만 개인 기량을 발휘하던 선수 한 명이 눈에 띄었습니다. 약시부의 막내 필드플레이어 신윤철 선수였습니다. 2007년 고등학생 때 체육선생님의 소개로 송파시각장애인축구장을 알게 된 신윤철 선수는 어느덧 6년째 약시부 선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집이 인천인 그는 경기가 있는 날마다 빠짐없이 나오는 성실파입니다. 축구는 “비장애인들이랑 어울리며 쉽게 가까워질 수 있는 종목”이라며 취미로 계속 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2010년 광저우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 출전한 경험이 있는 신윤철 선수. 올해 목표를 물으니 “다시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10월에 있을 인천장애인아시안경기대회에 뛰는 것”이라고 포부를 당당히 밝힙니다.

 

약시부에서 6년째 활동 중인 신윤철 선수

시각장애인 선수의 ‘꿈은 이루어진다’

비장애인 축구선수 못지않은 실력을 펼치는 시각장애인 선수들의 모습에 감탄하며, 축구선수가 직업인 분들이 있는지 자못 궁금해졌습니다. 오랫동안 시각장애인 선수들을 지켜봐 온 신현영 감독은 “축구를 직업으로 삼고 싶은 선수들이 많지만 현실적인 여건 상 어려운 점이 많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일본과 같이 장애인 스포츠 실업팀에 소속되어 직업 선수생활을 지원하는 스포츠 선진국과는 달리 우리나라의 현실은 열악합니다. 국가대표로 선발되더라도 생업을 포기해야 훈련에 매진할 수 있고 훈련을 받는 동안 일시적으로 지원받는 게 전부입니다. 경제적인 어려움을 걱정하지 않고 축구를 계속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 선수들 공통의 바람입니다.

공격하고 있는 김태성 선수(왼쪽)와 골문 앞에서 슛을 날리는 윤여철 선수의 모습(오른쪽. 사진 뒷모습)
공격하고 있는 김태성 선수(왼쪽)와 골문 앞에서 슛을 날리는 윤여철 선수의 모습(오른쪽. 사진 뒷모습)
2010 광저우장애인아시경기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며 한국 시각장애인 축구의 저력을 보여준 국가대표팀. 비록 국가적 차원의 지원은 미비하고 언론의 조명은 덜 받지만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뛰는 장애인 선수들의 눈부신 활약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파시각장애인축구장은 1999년 아시아 최초로 만들어진 시각장애인축구 전용구장입니다. 시각장애인들이 신체적인 활동을 통해 체력을 키우고 실명에서 오는 좌절감과 소외감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합니다. 시각장애인축구 강습, 시각장애인축구 동호회 활동 지원, 시각장애인축구대회 개최, 시각장애인축구 체험, 전문지도사 양성, 국제 교류 등의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      소 :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로 474 (방이동88-10)
8호선 강동구청역(3번출구), 몽촌토성역(1번출구) 도보 30분
이용문의 : 02-2202-8144, insungwel@daum.net

*글, 사진= 정담빈 간사 (홍보사업팀)
*참고= 대한장애인축구협회 kofad.kosad.kr
대한장애인체육회 blog.naver.com/kosad_blog
송파시각장애인축구장 www.blindfootball.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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