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사는 법을 배우는 순간

미소원정대 한울장애인공동체 방문 치과진료

겨울이 끝났다고 안도하려던 순간 꽃샘추위에 다시 옷깃을 여미게 되는 일요일이었습니다.

지난 11일, 푸르메 미소원정대는 용인시 처인구에 있는 한울장애인공동체를 찾았습니다. 한울공동체는 지적장애를 가진 어린이와 성인 23명과 교사 7명이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소박하지만 안락해 보이는 이곳은 2010년 화재가 일어난 후 자원봉사자들이 힘을 모아 새롭게 만든 보금자리라고 합니다.


자원봉사자와 함께 지은 한울장애인공동체 전경
자원봉사자와 함께 지은 한울장애인공동체 전경

미소원정대가 치과진료를 위해 방문했을 때도 다른 두 단체에서 자원봉사에 분주했습니다. 안성준 한울장애인공동체 원장은 “한울장애인공동체에 공적인 지원은 거의 전무하다. 자원봉사활동이나 후원과 같이 민간 지원을 통해 운영되는 시설의 장이라는 것이 상당히 자랑스럽다”며 장애인 생활시설 운영에 자원봉사자의 도움이 중요한 동력임을 강조했습니다.


한 해에 1만 명 정도가 자원봉사를 위해 이곳을 찾는다고 합니다. 이 중에 6천명은 학생이라고 하니 자원봉사자의 손길로 만들어지고 운영되는 이곳이 더욱 따듯하게 느껴집니다. 장작을 패고 청소를 하고 일상용품을 준비하는 등 자원봉사들과 함께하는 한울공동체의 매일이 눈에 보이는 듯 했습니다.


치과 치료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안성준 한울장애인공동체 원장(오른쪽)과 박세나 후원사업팀 간사(왼쪽)
치과 치료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안성준 한울장애인공동체 원장(오른쪽)과 박세나 후원사업팀 간사(왼쪽)

하지만 지적장애인들이 함께 사는 생활시설은 학생 자원봉사자들이 줄 수 있는 도움 뿐 아니라 전문적인 도움도 필요로 합니다. 안 원장은 장애인들이 치과 치료를 받으려고 할 때 거절당하는 때가 자주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특히 치과 치료와 같은 전문적인 영역의 봉사활동이 정말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수도권에서 먼 곳에 있는데다 지역사회에서 동떨어져 살고 있는 장애인 생활시설의 열악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치료에 앞서 치아상태를 확인하고 있는 모습. 이날 진료받은 장애인들은 대체로 치아상태가 나빠 치료가 시급한 상태였다
치료에 앞서 치아상태를 확인하고 있는 모습. 이날 진료받은 장애인들은 대체로 치아상태가 나빠 치료가 시급한 상태였다

재단에서 미소원정대를 이끌고 있는 박세나 간사의 한 마디를 주의 깊게 들어야겠습니다. “이동 진료의 한계는 분명 있지만 미소원정대는 멀리 가야합니다. 서울권에는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단체들도 많고 병원도 근처에 있지만 서울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치과 가기가 상당히 어려운 상황입니다”라며 서울 외곽 장애인 복지 상황이 더욱 열악할 수 있음을 지적하였습니다.


미소원정대 치과 봉사에 참여하고 있는 고범진 치과 전문의(왼쪽)
미소원정대 치과 봉사에 참여하고 있는 고범진 치과 전문의(왼쪽)

지속적으로 미소원정대 치과 봉사에 참여하고 있는 고범진 치과 전문의는 “몇 년 간 의료봉사 다니면서 본 장애인분들 중 오늘 본 분들 상태가 좋지 않네요. 언젠가 치료를 했지만 그 이후로 관리가 되기 힘든 것이 장애 친구들 상황인 것 같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은 좋은 뜻으로 와서 뿌듯한 마음을 가지고 돌아가겠지만 일회성에 그쳐서는 종결지을 수 없는 치료가 대부분입니다.”라고 하며 지속적인 치과 치료가 이루어질 수 있는 제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봉사라는 것이 무엇인지 본질을 물어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인간다운 생활을 위해 꼭 필요한 것들 중 많은 부분을 갖기 힘듭니다. 먹기 위해서는 건강한 치아가 필요하다는 단순한 사실이 생활 속에서 보장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요. “함께 사는 법을 배우는 순간 장애인은 없습니다” 한울 원장님의 이 말씀이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가 꼭 새겨들어야 할 말일 것입니다.


미소원정대여, 많은 장애인들의 식생활을 보장해주세요!!



이번 미소원정대에 함께해주신 고범진(치과의사) 김경선, 이유진(치위생사), 김현태, 김석희, 임병진,

추진식(일반봉사자) 님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글,사진=손기철 기획홍보팀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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