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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푸르메여주팜; 개인의 기부, SK하이닉스와 여주시의 동참이 만들어낸 공존의 공간

[일자리 공기업:한국지역난방공사 (1)푸르메여주팜]
개인의 기부, SK하이닉스와 여주시의 동참이 만들어낸 공존의 공간

2022.01.09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부위원장 김용기)가 지난 해 연말 ‘2021 대한민국 일자리 우수 사례’를 발표했습니다. 지방자치단체 10개, 공공기관 50개 ,민간기업 6개 등이 선정됐다. 뉴스투데이는 그중 가장 다수를 차지하는 공공기관 사례를 집중 취재해 보도합니다. 이를 통해 일자리 창출을 위한 다양한 노력의 실태와 그러한 노력이 담고 있는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고자 합니다. “21세기의 일자리 창출은 영리목적을 넘어서는 사회적 공헌의 일환으로 수행될 때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게 그 메시지의 핵심입니다. <편집자 주>

푸르메여주팜 스마트팜에서 방울토마토를 재배하는 발달장애인 직원. [사진=푸르메여주팜]
푸르메여주팜 스마트팜에서 방울토마토를 재배하는 발달장애인 직원. [사진=푸르메여주팜]
지난 2018년 10월 1일 취임한 황창화(63)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은 재야출신 원로 정치인인 임채정 의원 정책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해 국무총리실 정무수석, 국회도서관 관장 등을 지낸 정치인이다. 진보성향이고 탈권위주의적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황 사장은 취임사에서 “경제적 효율성과 사회적 정의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끊임없이 함께 고민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역난방공사가 지난 2020년 10월 여주시, 푸르메재단 등과 손잡고 공동출자해서 설립한 ‘푸르메여주팜’은 황 사장이 강조했던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국내 최초의 컨소시엄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이기 때문이다.

황 사장은 프루메여주팜 착공식에서 “푸르메여주팜이 발달장애인에게 지속가능한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함은 물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공존하는 포용적인 희망의 공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푸르메여주팜은 여주에 위치한 1만2561㎡ 규모의 부지로 스마트팜, 사무실·교육식·휴게실을 갖춘 복합시설, 기숙사·게스트하우스, 카페, 파머스마켓, 도서관 등을 갖춘 사업장이다.

발달장애인 사업장이 탄생하고 운영되기 위한 조건, 다양한 사회적 주체의 협력과 지원 필요해

실제로 푸르메 여주팜은 발달장애인만으로 구성된 ‘고립공간’이 아니다. 다수 비장애인의 협력과 지원이 토대를 이루고 있는 ‘공존의 공간’이다.

출발부터 그렇다. 푸르메여주팜은 발달장애를 앓고 있는 아들을 위해 10여년 전에 이상훈, 장춘순 부부가 사들인 농장에서 시작했다.

그런데 민간차원에서 발달장애 청년 프로그램을 운영해온 푸르메재단이 발달장애인과 농업을 결합시켜 장애인 일자리를 만들자는 생각으로 모금 캠페인을 진행 중이었다. 첫 번째 난관은 부지 확보였다. 이 문제는 생각보다 쉽게 풀렸다. 재단의 취지에 공감한 이상훈, 장춘순 부부거 아들을 위해 구입한 농장을 기부했다. 농장의 시세는 30억원에 달했다.

김병두 푸르메여주팜 대표는 뉴스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부부의 농장 기부로 스마트팜을 만드는데 필요한 땅을 얻을 수 있었다”며 “그러나 남은 문제는 부지에 시설을 올리고 농장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초기 투자비였다”고 말했다.

그때 투자비 문제를 해결해 준 기관이 SK하이닉스였다. SK하이닉스는 여주와 인접한 이천에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천과 같은 경제권에 속한 SK하이닉스가 부지 안의 여러 시설을 짓는데 필요한 건축비와 농장에서 생산된 농산물의 판로를 제공하겠다는 제안을 재단에 전했다.

푸르메재단은 농장에서 방울토마토를 재배할 계획이었다. 발달장애인의 작업조건, 환금성 등을 감안한 선택이었다. SK하이닉스가 공장건축비를 지원한다고 해도 ‘스마트팜 설립기술’은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문제였다.

그 해결사로 나선게 지역난방공사이다. 초기 투자뿐만 아니라 최종 마무리를 담당한 것이다. 지역난방공사는 태양열, 지열 등 신재생 에너지 기술을 스마트팜에 적용했다.

이항진 여주시장(왼쪽)과 푸르메여주팜 장애 청년 [사진=연합뉴스]
이항진 여주시장(왼쪽)과 푸르메여주팜 장애 청년 [사진=연합뉴스]
여주시는 공동출자해 행정적 지원을 도왔다. 여러 기관과 기업이 공통된 목적을 가지고 함께하는 사업장인 만큼 공정성과 투명성이 필요했다. 김 대표는 “공기업과 대기업이 사업에 참여하고 장애인고용공단이 표준사업장을 설립해 공정성을 확보했다”며 “민·관·공이 함께 어우러져 컨소시엄을 형성한 결과, 발달장애 청년의 일자리를 위한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이다”고 말했다.

기업과 기관이 자회사를 만들어 장애인을 고용하는 컨소시엄형 장애인 사업장은 지난 18년도 도입됐지만 실제로 이루어진 것은 푸르메여주팜이 유일하다.

발달장애인 일자리 창출은 한국사회의 과제, 고용시장에서 가장 냉대받는 장애인

푸르메여주팜은 20여개의 지자체가 벤치마킹하는 일자리 모델이다. 그만큼 발달장애인 일자리는 주요한 사회적 과제이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발표한 ‘장애인 구인·구직 및 취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3, 4분기 장애인 구직자 1만6790명 중 발달장애인은 4589명(27.3%)으로 지체장애인(5698명, 33.9%)에 이어 가장 많다.

2021년 장애인경제활동실태조사 장애유형별 취업률 [출처=한국장애인고용공단]
2021년 장애인경제활동실태조사 장애유형별 취업률 [출처=한국장애인고용공단]
그러나 이어 발표한 ‘2021년 장애인경제활동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발달 장애인의 고용률은 28.0%로 지체장애인(42.8%)과 시각장애인(39.7%)에 비해 크게 떨어져 고용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달 장애인이 일을 하고자 하는 의지는 크지만,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이 부족한 실정이다.

김병두 푸르메여주팜 대표, “수익성 높여 양질의 일자리를 추가 창출하는 선순환 만들 것”

푸르메여주팜은 이러한 사실에 기초해 발달 장애인의 일자리 창출에 집중했다. 푸르메여주팜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현재까지 총 36명으로 이 중 34명이 발달장애를 앓고 있으며 나머지 2명은 비장애인이다. 2023년까지 총 67명의 발달장애인 채용이 목표이다.

장애인 직원들의 주 업무는 농업으로 표고버섯과 토마토를 생산한다. 7년 의무 고용에 농업에 필요한 직업 훈련을 받는다. 또 주 5일 4시간씩 일하며 최저임금을 적용한 월 100만원 상당의 임금을 받고 있다.

스마트팜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상당한 만족감을 가지고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두 대표는 “직원들이 스마트팜에서 일하면서 생긴 가장 큰 변화는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며 “기본적으로 다른 사업장에서는 비장애인들에게 차별을 받고 수동적으로 일을 해왔는데 스마트팜에서는 스스로 일을 찾아서 도우려 해 자기들의 삶에 대한 자신감을 찾은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일단 월급을 받으면 부모님에게 효도하겠다는 직원이 많다”며 “행복하게 일하는 정신적 변화가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4월 모종을 처음으로 심었고 6월부터 직원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유통시켜 매출이 일어났다”며 “아직은 적자지만 수익성을 점차 높여 고용 효과를 강화해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 12월 20일 양성일 보건복지부 1차관이 푸르메여주팜을 방문해 사업장을 시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2월 20일 양성일 보건복지부 1차관이 푸르메여주팜을 방문해 사업장을 시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재 푸르메여주팜은 부지 안의 여러 시설 중 스마트팜에서 이루어지는 농업으로만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지난해 스마트팜 농업부문 일자리 창출에 이어 올해 베이커리와 카페, 마켓 등 다른 시설 또한 문을 열고 발달장애인을 추가적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푸르메여주팜은 그저 기부금을 받고 소진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며 “이런 형태의 컨소지엄을 정부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더욱 확산된다면 장애인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모도원 기자

출처: https://www.news2day.co.kr/article/20220108500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