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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선생님과 함께한 특별한 거제도 여행

9월부터 12월말까지 3개월 동안 푸르메재단과 아르코미술관이 진행한 <동화책만들기> 프로젝트에 참가한 장애청소년 13명이 굴 제조업체인 <중앙씨푸드>의 초청으로 29일과 30일 1박 2일 동안 거제도로 졸업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점점 눈이 어두워지는 형옥이와 가까운 거리도 못보는 하은이, 청각장애 가졌지만 그림을 잘 그리는 창묵이와 강연이, 작은 소리만 듣는 별이, 다리가 불편한 하늘이와 승영이, 키가 작은 외소증의 소연이….. 한결같이 얼마나 귀엽고 꽃다운 청소년인지 모릅니다. 매주 월요일 만나 두시간씩 수업을 받던 청소년들이 난생 처음 거제도로 여행을 떠난다니 웃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들뿐만 아니라 글쓰기 지도를 해준 아동문학가 고정욱·임정진 선생님, 그림지도를 맡은 정석우·이제 선생님, 그리고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이 거제도 여행에 신이 났습니다.

여행이 더욱 빛을 발하게 된 데에는 한국 문단의 원로이신 소설가 박완서 선생님과 화상 안면장애의 푸르메재단 홍보대사 이지선께서 동행하셨기 때문입니다.

박 선생님께서는 동화책 원고를 보시고 “정말 이 글들이 장애청소년이 쓴 것이 맞느냐”며 감탄하신 뒤 몸살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청소년들을 따라 나섰습니다. 미국 콜럼비아 대학에서 사회복지학 석사과정을 공부하는 이지선씨도 방학을 맞아 귀국해 자리를 함께한 거지요.

청소년들은 거제도에 도착해 이번 행사를 후원해준 숨굴 제조업체 <중앙씨푸드>의 배를 타고 바다양식장으로 나가 바닷속에서 직접 끌어올린 굴 맛도 보고 굴양식에 대한 설명도 열심히 들었습니다.

중앙씨푸드 강당에서 박완서 선생님과 이지선 씨의 강연이 이어졌습니다. 박 선생님은 “의대에 다니던 생때 같은 아들을 잃은 뒤 가족들이 미국 이곳저곳을 관광시켜줬지만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며 “장애아를 가진 부모님들의 심정이 이런 심정일 것”이라고 위로했습니다.

박 선생님은 “장애아로 더욱 화목해진 가정도 많이 봤고, 반대의 경우도 많이 봤다”면서 “장애아를 애물단지가 아닌 복덩이로 받아들이고 키울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지선씨는 “미국 유학 중 도움 받는 일을 당당한 권리로 여기는 장애인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공부를 마치면 한국에도 그런 풍토가 조성되도록 정책을 만드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습니다.

 

참가자들은 한산도를 배경으로 해넘이 행사를 마친뒤 청정수역에서 양식한 굴과 감성돔 등으로 저녁식사를 마쳤습니다.

거제도 자연휴양림에서 1박을 한 장애청소년들은 다음날 새벽 몽돌 해수욕장에서 새해 소망이 담긴 연을 하늘 높이 날리며 해맞이 행사를 했습니다. 이날 청소년들이 하늘로 날려 보낸 연에는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비는 내용에서부터 대학 진학, 친구와 잘 지내기를 솽하는 내용이 담겨있었습니다.

참가자들은 마지막 일정으로 옥포 대우조선에 들려 콘테이너선과 시추선 등을 건조하는 현장을 둘러보고 이날 저녁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첫날 저녁 자작시를 발표하는 순서가 있었는데 서울 농학교 3학년 창묵이는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로 나가는 심경을 담은 <십대의 문>을 발표해 박수를 받았습니다.

연날리는 창묵이
연날리는 창묵이

오~ 꽃다운 열 아홉 살 가고 스무 살 되겠네
3일 남았네! 정말 슬프다 슬퍼
지금까지 10대의 집에서 사느라 정말 즐거웠어

이제 즐거움이 사라지겠네
만약 20살이 되게 해준 천사를 만나면
하이킥을 날릴꺼야 시간을 멈추라고 뺨이라도 때릴거야
……
그래도! 스무 살의 세상에 당당히 들어가자!
덤벼봐!’

*글,사진=정태영 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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