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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끝이 시린 날씨 속에 선한 얼굴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지난 12월 19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마포구 대흥동 주민자치센터 앞마당은 이들이 내뿜는 입김으로 가득했습니다. 이날 푸르메재단과 함께 한 사람들은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의 임직원 50여명입니다.

이분들의 일터에서 기부한 연탄은 모두 2700장. ‘아름다운 일꾼’들은 간단한 지침을 듣자마자 복장을 갖추고 곧바로 배달에 나섭니다.

“연탄을 몸에 바짝 붙이시고 날라야 합니다!”
“야, 이거 생각보다 무겁네.”

행사 관계자들이 부지런히 뛰어다니며 기운을 북돋습니다. 힘이 남았을 때 여러 장씩 날라야 한다며 ‘도전 아닌 도전’에 나섰던 봉사자들은 이내 벽에 몸을 기대고 간신히 허리를 펴봅니다.

연탄배달 시작에 앞서 ‘연탄’ 구호를 외치고 있는 참가자들(왼쪽)과 웃음 가득한 얼굴로 즐겁게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는 참가자들.
연탄배달 시작에 앞서 ‘연탄’ 구호를 외치고 있는 참가자들(왼쪽)과 웃음 가득한 얼굴로 즐겁게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는 참가자들.

이날 연탄나눔은 다른 지역과 다른 애로점이 있었습니다. 연탄을 기다리고 있는 가구들이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었습니다. 좁은 골목으로 연탄 실은 트럭이 들어가지 못해 가파른 계단이 시작되는 곳까지 연탄을 들고 한참을 걸어야 했습니다. 줄맞춰 서서 주거니 받거니 하며 효율을 높였던 이전 봉사 때보다 힘이 두 배는 더 들었습니다.

푸르메재단과 LG전자 임직원들이 한 장이라도 깨질세라 호흡을 맞춰가며 조심스럽게 연탄을 나르고 있습니다.
푸르메재단과 LG전자 임직원들이 한 장이라도 깨질세라 호흡을 맞춰가며 조심스럽게 연탄을 나르고 있습니다.

“이제 몸 좀 풀리나 했는데 가야할 시간이네요.”

누구보다 부지런히 사랑을 나누었던 LG전자 임직원들은 시간만 허락한다면 며칠도 더 연탄가루를 얼굴에 묻힐 수 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경제 한파를 누구보다 절절하게 온 몸으로 겪고 계실 분들이라 그 말의 의미가 남달랐습니다.

연탄나눔 행사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LG전자(왼쪽)와 조세연구원 봉사자들.
연탄나눔 행사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LG전자(왼쪽)와 조세연구원 봉사자들.

이날 연탄나눔은 강남과 강북에서 동시에 진행됐습니다. 강남에서는 구룡마을에 조세연구원 원윤희 원장님 등 직원 15명이 굵은 땀방울을 흘려주셨습니다. 몸으로 연탄을 나르는 것도 모자라 따로 성금을 모아 전달하기도 하셨습니다.

앞서 12월 13일 서초구 잔디마을에서도 ‘아라모드’로 유명한 의류회사 (주)유화 임직원 20여명이 연탄나눔에 동참해주셨습니다. 여기에 대명GEC, 좋은산악회 소속 자원봉사자 100여명이 가세해 모두 6000장의 연탄을 나르는 ‘괴력’을 발휘해주셨습니다.

올해 겨울은 춥습니다. 겨울이라 춥고, 흥겨움이 사라져 더 춥습니다. 하지만 우리 곁에 식을 줄 모르는 뜨거운 가슴을 품고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들이 있기에 언제 끝날지 모르는 우리 시대의 겨울은 머지않아 새싹 틔우는 봄 햇살에 눈 녹듯 물러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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