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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메스마트팜 서울농원 2편

[산하기관 탐방기] 푸르메스마트팜 서울농원_2편

 

푸르메스마트팜 서울농원의 직원들을 만나며 가장 놀라웠던 점이 무엇일까요? 바로 어려움 속에도 포기하지 않고 변화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하는 모습이었어요.

‘장애인영농직업재활시설’을 운영하는 것은 이름에서도 드러나듯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계절마다 농작물을 심고 이를 수확, 판매해 운영비를 창출해야 하면서도 동시에 같이 일하는 발달장애인들이 가장 편안하고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하기 때문이죠.

식용꽃을 가꾸고, 따고, 다듬는 푸르메스마트팜 서울농원의 근로자(훈련생)들의 모습
식용꽃을 가꾸고, 따고, 다듬는 푸르메스마트팜 서울농원의 근로자(훈련생)들의 모습

장애인과 비장애인, 자연과 사람이 함께하는 곳

장경언 원장이 장애인과 함께하는 치유농업에 관심을 가진 건 약 20년 전, 우리나라에서 IMF 사태가 터졌을 때입니다. 제조업에 종사했던 장 원장은 당시 주변의 유능한 선배들이 일자리를 잃는 모습을 보고 회의감을 느꼈다고 해요.

“요즘 ‘가성비’라는 단어가 유행이죠? 당시에는 회사에서 ‘가성비 좋은 사람’을 요구했어요. 사람인 내가, 가성비로 따져지지 않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서울농원 장경언 원장님. 인터뷰 내내 푸르메스마트팜 서울농원에 대한 열정을 가득 보여주셨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서울농원 장경언 원장님. 인터뷰 내내 푸르메스마트팜 서울농원에 대한 열정을 가득 보여주셨다.

과거에는 어떤 ‘직장’을 다니는지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내가 어떤 일을 하는지, 즉 ‘직업’이 중요해진 시대가 왔습니다. 이러한 변화와 함께 장 원장은 원예치료에 관심을 가졌답니다. 대구에 있는 보호작업시설에서 실습하며 발달장애인들이 농업과 함께했을 때 보이는 변화를 직접 경험한 것이죠.

“어릴 적 놀이터에 가면 제일 먼저 만지는 것이 흙이잖아요. 사람과 가장 자연스럽고 친숙한 자연과 함께한다면 장애인들의 직업재활도 훨씬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죠.”

서울농원에서 일하고 배우는 15명의 발달장애인은 대부분 중증 장애인입니다. 장경언 원장은 우리 산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조업은 중증 발달장애인이 일하기에 좋은 환경이 아니라는 생각을 전했습니다.

제조업의 경우 잦은 실수가 제품 불량으로 이어지고, 이는 기업의 손실로 연결되잖아요. 반면 농업 환경은 약간의 실수와 느림도 너그럽게 품어줍니다. 꽃을 하나 잘못 따거나 물을 몇 시간 늦게 주는 실수들이 ‘실패’로 이어지지는 않거든요.

서울농원에서 일하는 발달장애인들에게 꽃과 작물은 ‘반려식물’이라는 말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일하는 능력과 사회성을 배우는 동시에 나만의 반려식물을 키우면서 심리적인 안정과 유대감,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꽃을 심고 물도 주고, 풀을 뽑는 등 15명의 근로자가 모두 다른 일을 맡고 있었는데요. 각자 자신의 능력과 속도에 맞는 일을 찾아서 할 수 있는 환경이 ‘보호작업장’으로서의 역할을 정말 충실하게 해내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서울농원의 주요 사업인 식물 재배와 양봉업 등은 발달장애인 근로자 각각의 속도와 개성을 품어준다.
서울농원의 주요 사업인 식물 재배와 양봉업 등은 발달장애인 근로자 각각의 속도와 개성을 품어준다.

발달장애인 근로자들과 함께하는 네 명의 비장애인 직원분들도 계셨습니다. 사회복지사와 장애인재활복지 전문가 등 적은 인원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하면 서울농원을 더욱 알리고 활발하게 운영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열정이 정말 뜨거웠어요.

장경언 원장이 장애인 직업재활과 농업을 함께하는 영농직업재활에 본격적으로 몸담기 시작하고 올해로 13년째가 되었다고 합니다. 13년 전만 해도 장애인 영농직업재활시설을 운영하는 곳은 많지 않았습니다.

서울시의 경우 본격적으로 장애인 영농 사업에 관심을 갖고 지원하기 시작한 것이 불과 4년 전인 2016년이었거든요. 이전까지는 농지를 확보하기 어렵고 짧은 기간 내에 사업성과를 확인하기 어려운 업종이라는 이유로 본격적인 사업 진행이 어려웠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장경언 원장은 서울농원처럼 농업과 직업재활을 접목한 시스템이 분명 미래에 더욱 활성화활 것이라고 확언했습니다. 농촌진흥청도 치유농업에 점점 관심을 두고 주목하고 있고, 유럽 등지에서 장애인과 함께하는 치유농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에요.

푸르메스마트팜 서울농원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근로자(훈련생)들. 정성스럽게 먹거리를 키우는 일은 힘겹지만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다.
푸르메스마트팜 서울농원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근로자(훈련생)들. 정성스럽게 먹거리를 키우는 일은 힘겹지만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다.

발달장애인의 일터를 창출하고 시민들에게도 볼거리·먹을거리를 제공하는 선순환의 공간 ‘서울농원’의 궁극적인 목표는 케어팜(Care Farm), 즉 ‘돌봄 농장’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케어팜이 되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는 국가와 지자체의 제도적 허점이었습니다.

“근로자들과 더욱 다양한 경험을 하고자 남양주시에서 진행하는 발달장애인 수업을 신청했습니다. 그런데 서울농원은 서울시에 속해있는 기관이라며 거절하더군요. 그런데 서울시에서는 남양주에 위치한 시설이니 지원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이죠.”

장경언 원장은 발달장애인을 위한 치유농업, 직업재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들에 대한 혜택이나 지원은 나중으로 치더라도 ‘기본적인 권리만이라도 보장되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자체적으로 수익이 나기 어려운 구조인 데다 매번 재단을 통해 지자체에 의견을 피력해야 하는 상황이 번거롭고 안타깝기 때문입니다.

서울농원의 재배시설과 발달장애인 근로자들의 문화생활 시설을 소개해주는 장경언 원장. 서울농원에는 발달장애인들의 쉼과 사회능력 향상을 위한 그라운드 골프장이 마련되어있다.
서울농원의 재배시설과 발달장애인 근로자들의 문화생활 시설을 소개해주는 장경언 원장. 서울농원에는 발달장애인들의 쉼과 사회능력 향상을 위한 그라운드 골프장이 마련되어있다.

‘스마트팜’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기도 쉬운 일만은 아닙니다. ICT 기술을 이용해 농업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높이고 근로자들의 편의를 돕는 스마트팜 시스템은 대규모 농장이 아닌 서울농원에 적극적으로 적용되기 어려웠습니다.

또한 서울농원은 발달장애인의 직업재활시설로서 효율성보다는 효과적으로 ‘함께 하는 농업’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따라서 스마트팜 기술과 자연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을 적절히 조합해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 장경언 원장의 주장이었습니다.

“스마트팜과 직업재활을 함께하는 것의 목적은 ‘발달장애인의 일자리 창출’입니다. 기계와 사람을 적절히 조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푸르메재단은 여주에 새로운 스마트팜인 ‘푸르메여주팜’을 짓고 있습니다. 많은 분이 발달장애인들의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위한 푸르메의 도전에 함께해주셨고, 여전히 더 많은 동행이 필요합니다. 장경언 원장의 조언대로 스마트팜 기술과 발달장애인 근로자들의 일손이 함께 어우러지는 ‘풍요로운 치유 농원’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2021년 완공 예정인 푸르메여주팜 조감도(왼쪽)과 장애인,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질 카페 공간(오른쪽)

서울농원에 마련된 카페 공간에 가만히 앉아 인터뷰를 진행하다 보니 살랑거리는 바람과 향긋한 풀냄새에 기분이 좋아집니다. 미소가 가득한 얼굴로 유쾌하게 농장을 안내한 장경언 원장에게 발달장애인과 함께하는 농업은 ‘보람’입니다. 스승의 날마다 연락을 주는 근로자, 훈련생들이 있어 이 일에 뿌듯함과 행복함을 느낀다고 합니다.

예전에 장경언 원장님과 함께 일하고 싶어 찾아온 한 발달장애인 근로자는 행동이 거칠고 매일같이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많은 직원이 ‘함께 일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해 고심하던 장 원장의 손을 꼭 잡고 그 근로자는 “인생의 마지막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답니다.

모든 사람에게 부족한 점이 있으니 한 번만 믿어보자는 마음으로 그 친구와 함께하게 되었고, 결국 그 친구는 모든 면에서 변화하며 무대 위에서 MC로 서겠다는 꿈까지 이루는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하네요.

똑같이 여리고 서툰 한 사람으로서, 다른 사람과 함께 하며 그 사람이 나로 인해 변하는 모습을 본다는 건 아무나 경험할 수 없는 값진 행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의 직업이 다른 누군가에게 변화와 기쁨이 되고, 그 기쁨에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 받는 삶이 참 따뜻해 보였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삶을 꿈꾸시나요? 화려한 빌딩 사이로 서류가방을 메고 달리는 삶도 물론 멋지지만, 자연 속에서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일하고 보람까지 얻는 삶, 참 ‘힐링’되어 보이지 않나요? 긴 장마에서 간신히 벗어난 올 가을,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람과 자연이 함께하는 곳. 푸르메스마트팜 서울농원으로 놀러오세요!

푸르메스마트팜 서울농원
– 주소 : 경기도 남양주시 진전읍 양진로 725 (구 연평리 472번지 또는 532번지)
– 전화 (체험 신청) : 031) 572-4025

*글= 오정윤 인턴 (커뮤니케이션팀)
*사진= 지화정 간사 (커뮤니케이션팀), 푸르메스마트팜 서울농원, 푸르메재단 DB

 

푸르메스마트팜 서울농원에서 ‘힐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