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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푸르메직업재활센터 1편

[산하기관 탐방기] 마포푸르메직업재활센터_1편

 

안녕하세요! 푸르메재단 인턴으로 처음 인사드리는 오정윤입니다. 저에게 푸르메재단은 학교를 벗어나 처음으로 경험하는 첫 직장입니다. 첫 출근, 첫 회의, 처음 만나는 직장 동료분들을 지나 지금은 저의 첫 번째 푸르메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처음’은 특별한 의미를 주는 것 같아요. 낯설고 어색하기도 하지만, 다시는 느낄 수 없는 처음만의 설렘과 두근거림의 소중함을 알고 있기 때문이겠죠? 더 새롭고 재미있는 직업을 발견하게 될 수도 있겠지만, 푸르메재단은 제 인생에서 유일한 ‘첫 직장’이 될 테니까요.

그런데 저는 오늘, 한 번 후 불면 영영 날아가는 민들레 꽃씨 같은 ‘처음’을 20년째 간직해 온 특별한 분을 만났습니다. 서른 살에 시작한 봉사가 너무 좋아 평생의 직업으로 선택하고 장애인에 대한 따뜻한 첫 마음을 20년째 간직해오신, 마포푸르메직업재활센터의 김재일 센터장입니다. 푸르메재단의 여러 산하기관을 소개하고 장애인복지에 관한 모든 것을 알려드릴 ‘푸르메 인턴이 간다!’ 1탄, ‘마포푸르메직업재활센터’에서 시작합니다.

발달장애에 관심을 갖고 계셨던 분들이라면 ‘직업재활’ 또는 ‘보호작업장’이라는 용어를 들어보셨겠죠? 모르셔도 괜찮습니다! 저도 이번 탐방 전까지는 직업재활이 정확히 어떤 목적과 과정을 거쳐 이루어지는지, 잘 알지 못했거든요. ‘직업재활’은 장애인이 자신의 능력이나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직장을 찾아 자립하도록 돕는 훈련 프로그램을 의미합니다. 오늘 소개할 마포푸르메직업재활센터(이하 푸르메직업재활센터)는 이처럼 장애인의 직업재활을 돕는 보호작업장입니다.

마포푸르메직업재활센터에서 작업 중인 근로자, 훈련생, 직원들의 모습

발달장애인을 보호하며 함께 작업하는 일터

김재일 센터장은 푸르메직업재활센터를 ‘중증 발달장애인들의 일터’라고 소개했습니다. 말 그대로 사회나 직장에서 경쟁하기 어려운 장애인들과 함께 ‘작업’하면서 그들을 ‘보호’하기도 하는 시설이랍니다. 20대 초반에서 50대 중반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중증 발달장애인들이 일하고 있어요. 일반적인 기업들이 작업과 수익 창출만을 목적으로 한다면, 이곳은 근로자들의 보호 역할 또한 담당한다는 점이 특별했습니다. 작업으로는 단순 포장이나 박스 제작 같은 임가공사업과 자체생산품 개발을, 보호 기능으로는 각종 교육과 문화생활 지원 등을 진행하고 있답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도 근로자, 훈련생, 직원들의 작업이 한창이었어요. 근로자와 훈련생이 헷갈린다고요? 푸르메직업재활센터는 현재 23명의 중증 발달장애인과 함께하는데, 그중 근로자가 12명, 훈련생이 11명이에요. ‘작업’이라는 개념 안에서 적정 수준의 성과를 낼 수 있으면 근로자가 되는 것이고, ‘보호’의 기능 안에 있으면 계약을 연장해 훈련생 신분을 유지하는 시스템입니다.

특정한 능력이 뛰어나 인정받는 훈련생은 근로사업장이나 일반사업체로 가기도 합니다. 푸르메직업재활센터에서는 최근 세 명의 훈련생이 채용 면접을 보았고, 그중 한 명이 면접을 통과해 근로사업장(보호작업장과 다른, 최저임금이 보장되는 사업장)으로 이동했다고 해요. 김 센터장은 “훈련생은 보통 3년을 계약하고, 당사자의 근로 능력, 의지, 기관의 예산사정 등을 고려해 가능하면 근로자로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근로자들과 함께하는 직원들로는 센터장을 포함해 직업재활교사, 행정직원 등이 있습니다. 센터장과 행정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을 제외하면 두 명의 직원이 스무 명이 넘는 근로자, 훈련생분들의 직업재활을 돕는 상황이죠. ‘보호’의 기능까지 수행하기에는 너무 적은 인력이 아닌가 싶었는데요. 역시나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르면 한 명 정도의 직원이 더 필요한 것이 사실이지만, 서울시의 예산 상황은 넉넉하지 않았습니다.

“구립시설이기 때문에 시나 구에서 예산과 인력을 지원받아야 해요.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예산의 여유가 생겨도 발달장애인 근로자의 임금 인상을 우선 시행하게 되기 때문에 신규채용이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예산이 큰 폭으로 증대되지 않는 이상, 대부분의 (보호작업장)시설이 비용적 여유가 생겼을 때 종사자 신규채용보다는 장애인 근로자의 임금을 높이는 쪽을 선택한다는 것입니다. 사회생활을 이제 막 시작한 제 또래의 친구들이라면 ‘최저임금법’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 같아요. 2020년 8월 현재, 최저시급인 8,590원보다 적은 임금을 받고 일하게 하는 기업이 있다면 원칙적으로 이는 불법입니다.

그런데 ‘최저임금법’이라는 이름은 익숙해도, 최저임금법 제7조에 명시된 ‘적용 제외’ 항목은 처음 들어보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대한민국에서는 ‘정신 또는 신체장애로 근로능력이 현저히 낮은 사람’에 한해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이들에게 적용되는 최저임금의 기준점이 없기 때문에 열악한 환경에서는 시급 몇백 원을 받고 일하는 사례들도 종종 발견됩니다.

김 센터장은 근로자·훈련생들의 임금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합니다. 일례로 코로나19로 인해 작업이 중단됐던 지난 5개월 동안, 센터장을 포함한 직원들과 사회복무요원들이 작업을 지속해 공백을 메웠습니다. 덕분에 센터가 운영하지 않는 기간에도 근로자들의 임금을 100% 지급할 수 있었지만, 쉽지 않은 과정이었답니다. 부족한 지자체 예산 배정도 문제이지만, 중증 발달장애인 근로자들의 임금을 보장하기 위한 센터들의 노력이 힘겨워 보입니다.

각종 디자인 시안과 재봉틀이 놓여 있는 아텐토 작업실 내부. 근로자의 손에서 시작된 그림이 전문가의 손길을 거쳐 하나의 상품 캐릭터가 된다.

발달장애인의 솜씨로 탄생한 브랜드 ‘아텐토’

한편, 직업재활센터에서 단순 임가공 작업만을 수행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센터의 대표 브랜드인 ‘아텐토(art’ntto)‘ 제작 현장도 직접 둘러볼 수 있었어요. 장애인 근로자분들이 직접 밑그림을 그린 디자인을 이용해 제작하는 자수 용품이나 에코백 등을 생산하여 홈페이지를 통해 판매 중이고, 소품들도 제작하고 있었습니다. 정말 예쁜 자수 작품들을 볼 수 있었어요.

푸르메직업재활센터에서는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매주 실시하는데, 그중 하나가 미술 프로그램입니다. 매년 예술 전공자들이 방문해 미술교육을 돕고, 장애인 종사자들의 예술적 감각을 찾아주는 것인데요. 이러한 과정을 거쳐 나온 브랜드가 ‘아텐토’입니다. 아텐토에서 판매되는 모든 상품 수익은 100% 시설 장애인분들을 위해 사용된다고 합니다. 8월에는 발달장애인들의 그림으로 디자인된 예쁜 천연마스크가 출시돼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하니, 많이 관심 가져주세요!

아텐토 마스크를 쓰고 환하게 미소짓는 김재일 마포푸르메직업재활센터 센터장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발달장애인의 직업재활이 언제 시작되어, 어떻게 발달해 왔을까요? 직업재활이 우리나라 장애인의 삶을 어떻게 바꿔 왔을까요? 궁금하시죠? 저도 그동안 몰랐던 이야기를 들으며 많이 배웠답니다. 발달장애인 직업재활에 대한 좀더 자세한 이야기를 다음 편에 들려드릴게요!

*글, 사진= 오정윤 인턴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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