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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의 희망을 나눠요]요람에서 무덤까지- 독일의 장애인 지원제도

[재활의 희망을 나눠요]요람에서 무덤까지-독일의 장애인 지원제도

»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보델슈빙 장애학교에 있는 운동모임에서 다운증후군 장애를 지닌 플로리안이 엄마 회프트만과 함께 놀이치료를 받고 있다.

“장애, 삶의 걸림돌 돼선 안되죠”

안겔라 회프트만(36·수의사)은 출산 이틀 뒤 아들 플로리안(18개월)이 다운증후군과 심방실 중격결손증이라는 장애를 안고 태어났다는 걸 알게 됐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장애인 부모의 삶’이 안겨준 절망과 무지의 공백을 채워준 건 ‘특수교육 상담소’였다.

“처음에는 울기만 했어요. 그러다 점차 상담을 하면서 결코 장애가 삶의 걸림돌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영아때부터 적절한 치료
장애 정도 최소화 노력
부모엔 상담·부양지원금도

상담을 통해 그는 장애아 부모로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조금씩 알게 됐다. 플로리안은 만 10개월 되던 때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근육강화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지금은 노래도 배우고 손가락을 섬세하게 움직이는 법도 배운다.

“조기 특수교육을 받으면서 플로리안이 조금씩 성취하고 발전하는 걸 보면 뿌듯합니다. 게다가 재미있어하고요.”

‘특수교육 상담소’는 독일의 ‘장애아 조기지원 제도’를 이루는 기관 가운데 하나다. 독일은 1994년 개정된 헌법에 따라 장애인들에게 △0~6살 ‘조기지원 제도’ △7~18살 장애인 특수학교 △졸업 뒤 취업과 사회생활을 도와주는 각종 장애인 단체 △은퇴 뒤의 연금생활 등 생애주기별 지원을 하고 있다. 장애인 보호자에게는 장애 정도에 따라 다달이 205~665유로(25만~80만원)의 장애부양 지원금이 지급된다.

‘특수교육 상담소’에서는 △0~3살 장애아와 성장지체아의 놀이를 관찰하고 지도하는 운동그룹 △0~6살 장애아들의 긴장 완화, 물과의 친화를 돕는 수영코스 △장애아 가정을 일주일에 한 번 방문해 부모에게 어린이가 스스로 식사하고 씻고 놀 수 있는 방법을 상담하고 알려주는 가정방문 등 세 가지 프로그램을 무료로 진행한다.

플로리안과 같은 0~3살 장애아는 이 프로그램에 따라 일주일에 한 번 슈투트가르트의 ‘보델슈빙 장애학교’에 있는 운동모임에서 1시간씩 놀이치료를 받는다. 주로 나무로 만든 기기들을 갖고 의자 밀기, 그릇 던지기, 받침대 위로 올라가기 등의 놀이를 자유롭게 한다. 이 모임에는 다운증후군, 자폐아 등 정신지체아와 언어발달이나 활동력이 뒤처진 성장지체아들이 함께 참여한다.

6년째 상담소의 상담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우테 그라우너(46)는 “장애를 조기에 파악해 필요한 시기에 적절한 치료와 자극을 제공해 장애 정도를 최소화하고, 비장애 어린이들과 함께 일반 유치원과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프로그램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조기 특수교육을 받은 장애아 가운데 많은 어린이들이 일반 유치원에서 비장애아들과 함께 생활한다. 복지부는 이를 제도적으로 지원한다. 장애아가 있는 일반 유치원은 복지부에서 장애전문 유치원 교사를 고용할 수 있도록 보조금을 지원받는다. 고용된 장애전문 교사는 장애아가 화장실에 가고 음식을 먹는 것부터 비장애아와의 사회적 관계까지를 세밀히 관찰하고 지도한다.

그라우너는 “장애아는 비장애아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일상생활, 놀기, 언어 사용, 규칙 등을 배우게 되고, 비장애아들은 자연스레 ‘다른’ 이들에 대한 배려와 ‘톨레랑스’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고 강조했다.

장애 부모들도 단체 결성
작업장 운영등 전국적 활동
취업·은퇴뒤 생활 도와

독일의 장애인 지원 활동에는 장애 부모들이 만든 단체가 또다른 축을 형성하고 있다. 1958년 조직된 ‘레벤스힐페’는 장애인의 취업과 사회생활을 돕는 독일 최대 장애인단체로, 현재 16개 주정부에 540개 지부를 두고 있다. 이 단체는 장애인 작업장, 공동체 숙소, 장애아 가족을 위한 가족 지원소, 직업 훈련·상담소, 스포츠·여가 프로젝트, 65살 이후 은퇴한 장애인을 위한 연금생활 시설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 단체에서 운영하는 작업장에서는 일반 기업에서 단순 작업을 하청받아 장애인들이 아침 8시15분부터 오후 3시15분까지 하루 6시간 일한다. 일이 끝난 뒤에는 오케스트라, 수영, 탁구, 요가 등 개인적 관심과 취미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여가활동도 제공한다.

슈투트가르트/글·사진 한귀용 통신원

ariguiyong@hotmail.com

2006-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