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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시청각장애 차승우씨 “달리는 광고판 행복해요”

시청각장애 차승우씨 “달리는 광고판 행복해요”

[동아일보 2006-09-28 05:15]

그러나 차 씨는 눈은 거의 안 보이고 귀는 잘 들리지 않는 중증 장애인이다. 비장애인도 어려운 서브 포(3시간 59분 59초 내 풀코스 완주) 마라토너가 되기 위해 흘린 그의 땀과 눈물의 양은 얼마였을까.차승우(42·사진) 씨는 마라톤 풀코스(42.195km)를 3시간 50분대에 뛰는 중견 마라토너다.

선천적 시청각 장애인인 차 씨는 눈앞 물체도 분간이 안 될 정도로 시력이 나쁘고 한쪽 귀만 보청기의 도움으로 겨우 들을 수 있을 정도다.

그런데도 풀코스 20번에 100km 울트라코스를 3번이나 완주하고 트라이애슬론까지 섭렵했다.

이런 차 씨가 10월 1일 열리는 하이서울마라톤(서울시 주최, 동아일보사 특별 후원)에 출전한다. 이번 레이스는 더욱 특별하다. 자신의 인간 승리를 넘어 더 어려운 다른 장애인을 위해 뛰는 것.

차 씨는 이 대회에서 ‘푸르메재단’ 유니폼을 입고 뛴다. 푸르메재단은 각종 장애로 고통 받고 있는 환자들이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재활을 돕는 복지재단.

전직이 안마사인 차 씨는 푸르메재단 장애인을 위해 마사지 봉사를 나갔다가 이들을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됐다. 자신도 장애인이지만 누구보다 잘 달릴 수 있는 튼튼한 두 다리가 있기에 푸르메재단을 위한 광고판이 되기로 했다.

“아직 우리 사회는 장애인에 대해서 너무나 모릅니다. 푸르메재단이 뭐하는 곳인지 모르는 분도 많죠. 그들에게 푸르메재단을 알리고 장애인들이 마음껏 뛸 수 있게 재활 전문 병원을 설립하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어요.”

그래서 푸르메재단 티셔츠를 구했고 탄천, 종합운동장, 남산 등에서 훈련할 때도 항상 이 티셔츠를 입는다. 뛰면서도 ‘푸-르-메-재-단’ 하면서 구호를 외친다.

“그러면 사람들이 푸르메재단이 뭐하는 곳이냐고 묻곤 해요. 작은 관심이지만 보람을 느끼죠.”

차 씨는 좀 더 많은 이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 최근에는 카이로프락틱(척추교정술)과 침술을 공부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동료 시각장애인 마라토너인 이용술(44) 씨도 차 씨와 함께 뛰며 푸르메재단을 알릴 계획이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