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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본 보조기기의 미래

독일 보조기기 박람회 연수기 1편

 

보조기기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2000년대 중반 이후 지금까지 장애인은 이동, 자세 유지, 교육 및 직업용 보조기기 등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보조기기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대학교 입학부터 20년째 보조공학을 공부하고 현재도 장애인에게 보조기기를 서비스하는 일을 하기에 항상 더 새롭고 편리한 보조기기에 궁금증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국내 보조기기에는 큰 변화가 있지 않았고, 국내 박람회에서도 보조기기 영역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이기에 궁금증을 채우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계단을 오르내릴 수 있는 보조기기
계단을 오르내릴 수 있는 보조기기

이런 상황에 답답함을 느끼던 참에 독일에서 열리는 보조기기 박람회에 참석할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새로운 보조기기를 접하고 세계 보조기기 시장의 동향도 알아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안고 독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보조기기 박람회가 과연 4일이나 관람할 정도로 큰 규모일까 하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독일에서는 박람회장으로 가는 전철 안에서 전동휠체어와 수동휠체어를 탄 장애인의 모습을 아주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입구에서 외투를 맡아주는 시스템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박람회장은 크고 작은 5개의 관으로 구성되었는데, 이동, 자세, 일상생활 등 영역별로 보조기기가 전시되었습니다.

로봇 다리
로봇 다리

입구부터 전동휠체어, 대체마우스, 장애인용 스키 등 영역별로 대표되는 보조기기 몇 가지가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조금 더 들어가자 골프 칠 때 사용할 수 있는 기립형 전동휠체어가 있었습니다. 의족을 장착한 장애인이 자전거를 타면서 힘이 드는지 계속 땀을 닦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그 밖에 보조기기를 이용하여 즐길 수 있는 레저 체험존에서 다양한 체험을 하는 장애인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장애인용 스키와 골프 보조기기
장애인용 스키와 골프 보조기기

기대감을 안고 본격적으로 보조기기가 전시된 박람회장으로 들어갔습니다. 우리나라의 전시회와 형태는 별로 다르지 않았지만, 그 안에 전시된 제품들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가장 많이 보인 것은 역시 이동 보조기기였습니다. ‘이동’은 삶을 살아가는 데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보조기기 영역 중 가장 많은 형태의 제품이 개발되어 사용됩니다. 수동휠체어, 전동휠체어, 스쿠터, 워커, 리프트, 계단운반기 등 내·외부 활동 시 필요한 다양한 이동 보조기기를 볼 수 있었습니다.

먼저 실내에서 이동을 돕는 리프트가 눈에 띄었습니다. 앉아서 이동할 수 있는 리프트, 서서 이동할 수 있는 리프트, 전동 리프트, 수동 리프트 등 다양한 방법과 형태로 이동을 돕는 리프트를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지하철에서 볼 수 있는 리프트와 같이 계단 옆에서 레일을 통해 이동할 수 있는 리프트와 전장에 레일을 설치하여 이동할 수 있는 리프트, 1층에서 2층으로 바로 이동할 수 있는 리프트 등 그 형태가 매우 다양하여 놀랐습니다.

다양한 형태의 리프트
다양한 형태의 리프트

바퀴가 달린 수동 및 전동 이동 보조기기들이 많이 전시되었지만, 그중 보호자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이동 보조기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휠체어를 장착하고 달릴 수 있는 자전거 형태의 보조기기, 전동휠체어 뒤에 의자를 장착하여 보호자와 함께 이동할 수 있는 형태의 보조기기, 수동휠체어 뒤에 전동 발판을 장착하여 보호자가 운전하여 이동할 수 있는 보조기기 등 장애인 당사자가 보호자를 이동시키거나, 또는 보호자가 장애인을 이동시킬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보조기기가 전시되었습니다. 또 이러한 보조기기를 실제로 이용하는 모습도 전시장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그밖에 계단을 오르거나 내려갈 수 있는 전동휠체어도 많은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다양한 이동 보조기기를 체험하면서 이러한 것들이 우리나라에서도 상용화되어 장애인의 이동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휠체어의 이동을 돕는 보조기기
휠체어의 이동을 돕는 보조기기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방법으로 차량을 개조하여 휠체어를 싣거나 휠체어를 타고 직접 차로 진입하는 여러 형태의 차량의 모습을 보는 것도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또 최근 몇 년 새 큰 이슈가 된 워킹 보조기기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이 보조기기는 장애인의 다리에 장착하여 스스로 보행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으로, 흔히 ‘로봇 다리’라고도 불립니다. 휠체어 등을 타고 이동할 수 있는 것도 큰 의미가 있지만, 직접 자신의 다리로 이동할 수 있게 되면 더 많은 제약을 극복할 수 있기에 많은 장애인이 앞으로의 발전을 기대하는 보조기기입니다.

휠체어를 손쉽게 자동차에 수납할 수 있는 차량용 보조기기
휠체어를 손쉽게 자동차에 수납할 수 있는 차량용 보조기기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은 신체적·환경적 장애를 극복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박람회장에는 앉기, 서기 등의 자세 유지를 돕는 다양한 보조기기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바닥이나 휠체어, 의자, 자전거에 장착하여 바른 앉기 자세를 유지할 수 있는 몰딩형 및 모듈형 자세유지 보조기기를 비롯하여 다리의 근력 강화 등 효과를 볼 수 있는 기립형 자세유지 보조기기 같은 것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자세유지 보조기기를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다양한 재료와 자세유지 보조기기에 사용할 수 있는 수 있는 많은 종류의 벨트, 머리 및 목 받침 등을 함께 볼 수 있어 유익했습니다.

자세유지 보조기기와 여러 종류의 벨트
자세유지 보조기기와 여러 종류의 벨트

독일 보조기기 박람회에서는 체구가 큰 사람들이 탈 수 있는 휠체어 및 레저용 보조기기와 욕실 및 화장실용 보조기기, 의사소통 보조기기, 다양한 종류의 마우스와 키보드, 스위치 등 수많은 보조기기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양이 너무 많아서 4일간 다 보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단순히 전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숙소나 여행 프로그램을 소개해주는 기관을 비롯하여 장애인·노인 복지 기관들도 부스로 참여하여 인간적인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고자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레저용 보조기기
레저용 보조기기

또 박람회가 열린 독일 외에도 유럽과 아메리카, 아시아, 남미 등 전 세계의 보조기기와 연구 결과물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보조기기가 장애인에게 필요하다는 점을 전 세계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는 뜻일 겁니다.

키보드와 스위치
키보드와 스위치

이번 연수는 보조기기 서비스의 중요성을 또 한 번 되새기는 매우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이 기회를 통해 보조기기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장애인의 필요에 부합하는 보조기기를 제공할 수 있는 전문가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글, 사진=문상진 서울시서북보조기기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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