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8시뉴스]강도잡은 용감한 시민 포상금도 남을 위해

<8뉴스>

<앵커>

강도를 맨손으로 잡은 용감한 시민에게 포상금이 지급됐습니다. 그런데 이 시민은 포상금 전액을 장애인 재단에 기부했습니다.

테마기획, 한승구 기자입니다.

<기자>

격투 끝에 흉기 강도를 붙잡아 경찰에 넘긴 48살 양병수 씨.

얼굴 한쪽에 아직도 그때 상처가 남았습니다.

용감한 시민상과 함께 포상금 100만 원을 받은 양 씨는 재활 전문 병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푸르메 재단에 이 돈을 고스란히 기부했습니다.

다운 증후군을 앓고 있는 자신의 큰 아들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양병수/서울시 장위동 : 몹쓸 생각 까지도 했었고, 그런데 이제 저 아이를 통해서 저 아이 눈으로 보는 어떤 세계도 재미있고 좋더라고요.]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에 잠시 방황하기도 했지만 양 씨는 이제 누구보다 자상한 두 아이의 아버지입니다.

[양성호/양씨 둘째 아들 : 아빠가 자상하고 제 부탁도 잘 들어주시기는 하는데요, 거짓말이나 좋지 않은 일을 하면 심하게  혼나요.]

양 씨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청와대와 경찰이 양 씨 가족과 장애인 가족을 초청했습니다.

한 눈에 들어오는 교통 상황이 신기한 듯 눈을 떼지 못하고 진짜 경찰처럼 총도 쏴 봅니다.

청와대 견학도 잊지 못할 추억입니다.

[양호철/양씨 첫째 아들 : 대통령님 사시는 곳 구경해보니까 재미있었어요.]

양 씨는 기부한 돈으로는 살 수 없는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합니다.

[양병수 : 뜻깊은 일에 이렇게 보탬이 되었다라고 하니까 정말 개인적으로 너무 기쁘고, 앞으로도 기회 오는대로 더욱더 열심히 이런 일을 계속 할겁니다.]

이한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