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행복하면 나도 좋다

SPC 행복한 가족 제주여행 후기


 


지난 8월 27일부터 30일까지 4일간 SPC그룹의 지원으로 장애어린이 10가족이 제주도를 다녀왔습니다. 짓궂게 내리는 늦은 여름비에 아쉬운 마음도 잠시, 다양한 체험으로 제주도에서 새로운 행복을 찾고 앞으로 나아갈 희망의 불씨를 키워 온 가족들. 그 중에서도 가족마다 자신의 이야기를 알알이 적어 보내온 양지훈 어린이 가족의 편지를 소개합니다.


<엄마의 이야기>


항상 마음에만 두었던 제주도 여행을 푸르메재단을 통해 드디어 가보게 되었다. 가족 모두가 함께 갈 수 있어 더 기뻤다.  집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김해공항을 두고 5시간 넘게 걸리는 김포공항까지의 일정이 첫 고비였다. 차를 가지고 갈까 고민하다가 기차를 타고 가기로 했다. 덕분에 아이들은 대중교통을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전날 올라간 우리 가족은 김포공항 근처 게스트 하우스에서 하루를 보낸 후 아침 일찍 들뜬 마음을 안고 김포공항으로 향했다.  3박 4일 동안 함께 여행하게 될 가족들이 궁금했고 기대가 되었다. 먼저 도착한 스태프 선생님들께서 빵과 물을 챙기며 반갑게 맞아주셨다. 약속된 인원이 모두 도착하자 드디어 비행기를 타러 갔다. 신혼여행 후 처음 타는 비행기였다. 비행기를 가까이에서 처음 본 아이들은 감탄사와 함께 사진을 찍으며 들떠 있었다. 그런데 탑승시간이 다 되어 막내 지훈이가 장염으로 설사를 하는 바람에 바지와 유모차가 엉망이 됐다. 빠르게 처리하면서도 비행기를 놓칠까 노심초사했다.


첫 제주도 가족여행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낸 양지훈 어린이 가족
첫 제주도 가족여행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낸 양지훈 어린이 가족

우여곡절 끝에 비행기에 탑승했다. 둘째 세령이는 너무 좋다는 말을 열 번도 더 한 것 같다. 비행기 타보는 것이 소원이라던 아이의 꿈이 이뤄진 것이다. 구름이 비행기보다 아래 있는 것이 신기했는지 아이들은 창문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토록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뭉클했다. 아픈 지훈이 때문에 세인이, 세령이에게 소홀하게 되어 항상 미안했는데 그런 지훈이 덕분에 제주도 가족여행을 가게 되어 조금이나마 아이들에게 보상이 되는 것 같아 기뻤다.


도착하자마자 본디국수집에서 맛있게 점심을 먹고 브릭캠퍼스로 이동했다. 집중호우로 이동이 힘들긴 했지만 평소 블록을 좋아하는 아이들이기에 브릭캠퍼스를 둘러보며 연신 감탄사가 터져나왔다. 금호리조트에 짐을 풀고 석식을 먹기 위해 마루샤브를 방문했다. 각 가족들의 소개와 함께 샤브샤브를 맛있게 먹은 후 다음 날 일정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가족의 바다산책
가족의 바다산책

저녁을 먹기 위해 횟집을 들렀다. 역시 바닷가 근처라 회가 싱싱하고 맛있었다. 평소에도 회를 좋아하는 우리 부부는 배부르게 실컷 먹었다. 저녁을 먹고 리조트에 들어와서 레크레이션을 했는데 다른 가족들과 어울려 게임을 하고 마술쇼도 감상하며 웃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 다른 가족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것은 조금 아쉬웠다.


초콜릿 만들기 체험을 한 아이들.
초콜릿 만들기 체험을 한 아이들.

셋째날은 초콜릿 만들기 체험을 하러 갔다. 초콜릿도 직접 만들고 예쁜 사진도 많이 찍었다. 그 후 점심식사를 위해 차이나타운으로 이동해 짬뽕, 짜장면, 탕수육을 맛있게 먹고 리조트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했다. 비가 조금 오긴 했지만 아이들은 실내, 실외를 오가며 신나게 물놀이를 했다. 저녁은 바비큐 파티였다. 세인이를 포함해 8월 생일인 아이들을 위한 축하파티도 열렸다. 맛있는 고기도 실컷 먹었다.


여행 내내 뿌리던 비가 마지막날이 되어서야 멈췄다. 드디어 푸른하늘과 바다가 모습을 드러내는데 왠지 억울했다. 그래도 잠시나마 복잡한 현실을 떠나 제주도에서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가족들과 잊지 못할 추억도 쌓고 스태프 선생님께서 같이 따라다니며 사진도 열심히 찍어주신 덕분에 예쁜 사진도 많이 남길 수 있었다.


안전하고 재미있는 제주도 가족여행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도와주신 스태프 선생님들께 감사드리고 단체여행으로 차도 많이 타고 지훈이에게는 힘들었을 텐데 아프지 않고 잘 다녀와줘서 고마웠다. 지친 몸과 마음을 조금이나마 치유할 수 있는 시간이었고 힘을 내어 열심히 살 수 있는 에너지를 얻었다. 우리 가족에게 앞으로 힘을 낼 수 있는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신 푸르메재단에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감사를 전한다.


<세인이 이야기>



세인이의 편지
세인이의 편지

SPC와 푸르메재단에서 온 선생님들과 함께 제주도 여행을 갔다. 제주도에 처음 가니 엄청 설렜다. 비행기를 타고 창문을 보니 구름 위에 있어서 신기했다. 그런데 제주도에 비가 많이 와서 (도착이) 1시간 가까이 지연됐다.


비행기에서 내려 본디국수집을 갔다. 아쉽게도 국수를 먹지는 못했지만 점심은 꽤 괜찮았다. 점심을 먹고 브릭캠퍼스에 갔다. 비가 많이 와서 이동하는데 힘들긴 했지만 멋진 작품이 많아서 신기하고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재미있는 블록놀이를 하고 3박 4일 동안 머물 숙소에 도착했다. 숙소는 우리 집 넓이와 비슷했다. 금호리조트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엄청 좋았다. 숙소에서 쉬다가 마루샤브라는 식당에 갔다. 식당에서 샤브샤브도 먹고 마시멜로우도 먹고 아이스크림도 먹었다. 정말 맛있었다.



다시 숙소로 돌아와서 선생님을 통해서 간식을 받고 잤다. 그런데 갑자기 천둥번개가 쳐서 무서웠다. 수영장에서 물놀이도 하고 아쿠아리움도 가면서 추억이 많이 쌓였다. 무엇보다 가족 모두가 아프지 않고 잘 다녀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SPC와 푸르메재단 선생님들, 재미있게 제주도 여행을 다녀올 수 있게 도와주셔서 고맙고 감사합니다. 정말 재미있었어요~


<세령이 이야기>


세령이가 직접 쓴 편지와 그림
세령이가 직접 쓴 편지와 그림

제주도 여행을 갈 때 비행기가 구름 밑에 있어서 신기했다. 그런데 가는 중에 비가 많이 와서 비행기 사고가 날까봐 걱정이 되었다. 그래도 비행기 사고가 나지 않아서 다행이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할게 많아서 하루가 가는지도 몰랐다. 둘째 날 가족끼리 리조트 산책을 한다고 해서 처음에는 좋았지만 좀 걷다 보니 산책하는게 걱정되고 금호리조트로 가고 싶었다. 제주도에서 좋은 하루를 보냈다.


*글·사진= 양지훈 어린이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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