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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19+기부’ 훈훈한 송년회

‘119+기부’ 훈훈한 송년회

‘1차 1가지 술 9시까지’…집에서 모임·뮤지컬 관람
한겨레 김성환 기자


회사원 박종필(30)씨는 지난 6일 특별한 송년 모임을 했다. 해마다 술집 등지에서 열던 송년회 대신 올해는 서울 도봉동 동창생 집에 모였다. 7명의 초등학교 동창들은 이날 각자 잡채, 샐러드 등을 준비해왔다. 이렇게 해서 아낀 회비 가운데 10만원을 이웃돕기 기부금으로 냈다. 동창회장인 박씨는 “경기불황으로 어려운 친구들도 있고, 먹고 마시기 보다는 의미있는 송년회를 보내자는 취지에서였다”고 말했다.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 가산디지털지점 직원 7명은 오는 30일 서울 종로에서 뮤지컬 관람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이들도 술자리를 갖지 않기로 했다. 대신 지점장은 3만원, 직원은 1만원씩 내 모은 돈을 기부하기로 했다. 개점 이후 첫 송년회라 좀 더 뜻있게 보내자는 직원들의 결정에 따른 것이다.

민간 재활병원 건립을 추진중인 푸르메재단은 지난 5일부터 송년모임을 여는 회사·모임 등을 대상으로 ‘119(1차에서 1가지 술로 저녁 9시 전에 끝내기) 송년회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아낀 비용만큼 소외된 이웃을 위해 기부하자’는 취지다. 재단 누리집(purme.org)을 방문하면 참여할 수 있다. 직원 4명이 함께 이 캠페인에 참여한 서울 용산구 서상욱 이태원동물병원 원장(37)은 “회의 시간에 송년회 아이디어를 모으던 중 ‘기억이 될 만한 것들로 한해를 마무리하자’는 의견이 많아 송년모임을 최대한 간소하게 갖고, 캠페인 참여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경기침체로 송년 모임을 알뜰하고 뜻깊게 보내는 이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직장인들사이에는 ‘892(저녁 8시에서 9시까지 마치고 2차는 가지 말기)’,‘222(2가지 술을 섞지 말고 2잔 이상 권하지 않으며 2차는 가지 말기)’ 등 색다른 송년회 구호도 회자되고 있다.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