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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장애청소년 동화책 만들기 프로젝트 끝내

 

 직접 그리고 빚고 스토리 쓰고 동화같은 세상 만들고 싶어요


장애청소년 동화책 만들기 프로젝트 끝내

 

 

김병채기자 haasskim@munhwa.com


22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동숭동 아르코미술관 내 작업실. 앞을 전혀 볼 수 없는 시각장애 1급 양하은(여·10)양이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으면서 찰흙으로 조소 작품을 만들고 있었다. 양양은 “예전부터 촉감을 잘 느꼈다”며 “찰흙의 질감을 이용해 무서운 도깨비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잠시 후 정말로 뾰족뾰족한 뿔이 달린 도깨비가 만들어졌다. 옆에 있던 자원봉사자는 양양이 만든 조소 작품을 그림으로 옮기고 있었다.

이날은 지난 9월 장애복지재단 ‘푸르메재단(이사장 김성수)’이 아르코미술관의 도움을 받아 시작한 ‘장애청소년 동화책 만들기 프로젝트’의 3개월짜리 강의를 마감하는 마지막 수업이 있는 날. 양양과 함께 이 프로젝트에 참가한 13명의 학생들의 역작이 완성되는 날이기도 했다. 도우미가 필요하고 조금 더디기는 했지만, 이들 학생들이 만든 그림이나 조소 작품은 비장애인 학생들에 비해 손색이 없어 보였다. 프로젝트에 참가한 학생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꿈과 희망을 표현했다. 청각장애 2급인 유강현(17)군은 소리를 싫어했던 주인공이 소리가 없어진 세상에 살게 되자 소리의 소중함을 느끼고 소리를 찾아 긴 여행을 떠난다는 내용의 동화를 썼다. 유군은 “비장애인들이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에 대해 감정이입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고 설명했다. 보조기구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지체장애 1급 이하늘(12)군은 태어날 때부터 몸이 약한 ‘얼큰이’가 에베레스트산를 정복하는 동화를, 왜소증을 앓고 있는 김소연(여·14)양은 왜소증 환자들이 불이 났을 때 서로 도우며 극복하는 동화를 그렸다.

청각장애를 앓고 있는 고재현(여·16)양은 그림이 아니라 판화 형식으로 삽화를 만들었다. 동물이 많이 나오는 내용을 고려해 동물 형상을 오린 뒤 판화 형식으로 찍어 털의 질감을 나타낸 것이다. 행사를 진행해온 임승경 푸르메재단 간사는 “작품을 만드는 학생들에게는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을 문학 작품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게 하고, 동화로 표현된 작품은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읽혀 장애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과 동화작가 등이 함께 만든 동화들은 내년 4월 책으로 출간될 예정이며, 판매 수익금은 전액 장애인 재활병원 건립에 쓰일 예정이다.

김병채기자 haasskim@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8-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