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13명의 장애청소년 동화책 만들기

 13명의 장애청소년 동화책 만들기


장애 청소년 13명과,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희아’의 저자로 지체장애 1급 장애인인 고정욱 동화작가, 교사와 자원봉사자에 취재진까지 북적이는 이곳은 서울 대학로의 아르코 미술관.시각장애와 청각장애, 지체장애, 발달장애 등 각기 다른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13명의 장애청소년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유는 아르코미술관과 푸르메재단이 공동 기획한 14주간의 <장애청소년 동화책 만들기 프로젝트> 때문이다.

  • 학생들은 지난 9월부터 매주 월요일, 미술관에 모여 동화를 짓고, 삽화를 그렸다. 아르코미술관 에듀케이터 허진씨는 “미술관과 푸르메재단이 협업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다가 아이들의 순수한 동심을 살릴 수 있는 동화책이라는 소재를 컨택하게 됐습니다”고 설명했다. 지난 12월15일은 동화책 프로젝트의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었던 13번째 수업시간, 삽화 그리기에 한창인 이들의 얼굴에서 진지함이 묻어난다.
    동화에 등장하는 무서운 아저씨의 험상궂은 모습을 찰흙으로 빚고 있는 10살 하은이는  시각장애 1급. 앞을 보지 못하는 하은이는 모든 것을 상상을 통해 만들어낸다. “조금 험상궂게 생겼어요.” 매주 월요일, 광주에서 서울 대학로까지 6시간을 꼬박 달려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형옥이도 역시 1급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다. 중학교때부터 시신경 유축으로 점차 시력을 잃게 된 형옥이는 뇌성마비장애가 있는 동생과 자신의 실제 이야기를 동화로 엮었다.
    시각장애1급 아이를 둔 학부모 강형옥씨는 “지방에서 여기까지 오는 것이 멀어서 힘들긴 한데, 그만큼 모든 걸 다 제쳐놓고 찾아올 만큼 많이 좋아하고 열심히 하고 있어서 부모로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장애 청소년들이 모여 직접 글을 쓰고 삽화를 그려 엮어내는 동화모음집 ‘ 아름다운 별들 이야기’ 는 내년 4월 출판될 계획이다.

손영숙 세계닷컴 기자 dearsook@segye.com
기사입력 2008.12.23 (화) 13:18, 최종수정 2008.12.23 (화) 1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