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지선아 사랑해’ 뉴욕마라톤 7시간22분 감동 완주 - ②

‘지선아 사랑해’ 뉴욕마라톤 7시간22분 감동 완주

【뉴욕=뉴시스】노창현 특파원 = ‘지선아 사랑해’의 이지선이 해냈다.

차량 화재로 전신화상을 입고 수십 차례 수술의 고통을 극복해 많은 감동을 안긴 이지선 씨(31)가 또 한번 감동의 드라마를 국민들에게 선사했다. 이날의 감동은 그 이를 아는 사람들만이 아닌 뉴요커들과 세계인들에게도 전해진 것이었다.

이지선 씨는 1일(현지시간) 열린 뉴욕시티마라톤에서 완주가 힘들 것이라는 일반의 예상을 깨고 7시간22분만에 결승점을 통과했다. 황금빛 만추(晩秋)가 완연한 뉴욕의 거리를 달리는 42.195㎞ 구간은 생애 첫 마라톤 도전에 나서는 그이에게 도달하기 힘든 목표였지만 “걸어서라도 결승선에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기어코 지킬 수 있었다.

“중간에 몇 번이나 포기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연도의 시민들이 응원을 해주시는 걸 보고 조금만 더 가자, 조금만 더 가자, 한 것이 어느덧 결승점까지 오게 됐어요.”

이날 사회공익기관 푸르메재단 소속 4명의 장애우들과 함께 이지선 씨가 출발점인 스태튼 아일랜드를 떠난 것은 오전 10시30분. 베라자노 브리지를 지나 브루클린과 퀸즈, 브롱스를 지나 맨해튼까지 뉴욕의 5개 보로를 통과하는 코스는 사실 걸어서 가기도 벅찬 코스였다.

그러나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연도의 시민들은 너무도 큰 응원의 박수를 보내줬다. 특히 그이를 알아보고 ‘이지선 파이팅!’하며 뜨거운 격려의 함성을 보내준 한인들이야말로 힘의 원천이었다.

이지선 씨는 “우리 인생의 앞길이 잘 보이지 않고 어려움이 끝이 없을 것 같지만 너무 멀리 보지 말고 조금씩 해낸다면 이렇게 이뤄지는 것 같다”고 감격어린 소감을 피력했다.

이지선 씨와 더불어 마라톤에 참가한 푸르메 재단 소속 장애우 4명도 뉴욕 시민들의 뜨거운 성원을 받았다. 감전사고로 양 팔을 잃은 지체장애 1급 김황태 씨(32)를 비롯, 망막색소변성으로 시력을 잃은 신현성 씨(48), 청각장애 2급 이수완 씨(40)도 사투 끝에 결승점을 밟았고 휠체어를 탄 김용기 씨(34)도 감동의 역주에 동참했다.

한국에서는 한해 30만 명 이상이 교통사고와 재해 등으로 장애를 입지만 재활치료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제대로 된 치료를 못받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프루메재단(www.purme.org)과 에쓰-오일은 장애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한국 최초의 재활전문병원을 짓기 위한 기금 마련을 위해 이번 행사를 주선했다.

푸르메재단 백경학 상임이사는 “장애로 인해서 절망을 경험하지만 마라톤 완주를 통해 삶에 대한 열정을 갖게 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용기와 희망을 준다”며 선수들의 값진 도전을 높이 평가했다.

뛰는 선수들과 연도의 시민들이 뜨거운 마음을 교류하는 뉴욕시민 마라톤이 한국의 장애우들로 인해 더욱 의미깊은 축제로 자리매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