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병원, 2년 후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개원 2년을 돌아보다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이 어느덧 두 돌을 맞았습니다. 2016년 4월 문을 열고 어린이와 가족들에게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달려온 한 길. 재활의학과‧정신건강의학과‧소아청소년과‧치과에서 약 26만 명을 치료했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마포푸르메스포츠센터‧마포푸르메어린이도서관‧행복한베이커리&카페가 공존하는 희망의 공간입니다. 2년 동안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개원 2주년을 맞은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개원 2주년을 맞은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환아 보호자 권미영 “재활치료를 통해 또 다른 기적을 꿈꿔요”


온 몸의 근육이 천천히 마비되는 척추성근위축증을 갖고 있는 가은이는 병원을 다닌 지 2년이 되어 갑니다. 물리‧작업‧연하‧기구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작업치료 시간이 되자, 마우스 대신 공 두 개를 손에 움켜쥔 가은이가 컴퓨터 화면에 등장한 나비를 향해 손을 들어 올려 맞춥니다. 치료사가 방향을 가리키자 위아래로 손을 느리게 움직이고 화면에 뜬 알쏭달쏭한 숫자를 보며 “6”이라고 곧잘 말합니다.


병원에서 꾸준한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이가은 어린이
병원에서 꾸준한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이가은 어린이


어머니 권미영 씨는 “병원 임직원들이 친절하게 잘해주셔서 아이 표정도 밝아지고 정서적으로도 큰 도움이 돼요. 치료사들이 자기 일처럼 신경써주시니까 감동이죠. 치료사랑 헤어지기 싫을 정도예요. 병원이 넓고 쾌적하고 치료기구도 다양한 종류로 많아서 좋아요. 다른 병원에는 하나씩밖에 없거든요. 화장실이며 싱크대 등 모든 시설이 아이 눈높이에 맞춰 있고요.”


마음껏 치료를 받게 되길 희망하는 이가은 어린이와 어머니 권미영 씨
마음껏 치료를 받게 되길 희망하는 이가은 어린이와 어머니 권미영 씨


치료를 하루라도 빠지면 몸이 굳는 가은이. 엄마는 증상을 최대한 늦추기 위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유모차를 밀며 병원 서너 곳을 다닙니다. “치료 다니느라 여행 한 번 가본 적 없지만 아이 위해서니까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엄마는 목만 가눠도 보는 세상이 달라질 거라며 “병원이 곳곳에 생겨서 재활치료를 언제든 마음껏 받고 살기를” 바랍니다. ‘공주’를 좋아하는 가은이가 ‘휠체어 탄 공주’가 되어 엄마 앞에서 미소 지을 날이 올 것입니다.


병원 치료실장 두정희 “장애어린이와 가족들의 행복을 위해 일합니다”


올해로 재활치료 경력만 34년. 63명의 재활치료사들이 원활히 일할 수 있도록 관리하며 환아도 치료하는 두정희 치료실장은 병원을 건립모금 때부터 지켜봐왔습니다. “처음엔 운영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는데 보건복지부 지정 의료기관인증을 받으며 나날이 병원으로서의 모습을 하나씩 갖춰가니 감동”이라며 매번 장애어린이들을 만날 때마다 “걷지 못하다가 걷고 손을 쓰지 못하다가 손을 쓰는 등 없던 기능을 찾아갈 때 보람차다”고 말합니다.


병원의 재활치료를 총괄하는 두정희 치료실장
병원의 재활치료를 총괄하는 두정희 치료실장


두 실장은 치료와 치료 사이 알록달록한 천을 재봉질하느라 분주합니다. 장애어린이의 안전한 보행 연습을 위해 허리를 고정해주는 맞춤형 보호대 ‘무럭이밴드’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 직접 고안한 제품으로 치료 보조기구로 비치하거나 필요로 하는 보호자에게 제공합니다. “수트테라피, 로봇보행치료, 이른둥이 조기재활 프로그램 등 새로운 방식의 의료 서비스를 시도하는 병원의 노력에 힘을 보태는” 두 실장은 의료진들과 협업하며 환아‧보호자의 필요에 귀를 열어둡니다.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 치료 보조기구를 개발한 두정희 치료실장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 치료 보조기구를 개발한 두정희 치료실장


재활치료의 최종 목표는 환아가 일상생활에 필요한 동작을 스스로 해나가는 것입니다. 두 실장은 치료가 어디서든 활용될 수 있으려면 보호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아이와 심리적 지지가 필요한 보호자를 위로하고 배려하는 공간, 치료가 일상에 녹아들어 환아와 보호자가 함께 행복할 수 있도록 돕는 공간이 되는 게 목표입니다.” 이제 개원 2주년을 맞은 병원을 향한 두 실장의 진심이 느껴집니다.


지역주민 김민찬 어린이 “장애친구들과 어울리며 몸도 마음도 튼튼해져요”


병원 지하 1층 장애인‧비장애인 통합체육시설 마포푸르메스포츠센터를 2년째 다니는 민찬이는 자유형‧배영‧평영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마스터즈반’ 수강생입니다. 물살을 가르며 힘차게 헤엄치는 동안 옆 레인에선 장애어린이들이 수영을 배우고 있습니다. 장애친구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민찬이는 먼저 말을 걸고 인사하는 장애친구들과의 교감을 통해 “장애는 나와 조금 다를 뿐”임을 깨달았습니다.


센터에서 장애친구들과 함께 수영을 배우고 있는 김민찬 어린이
센터에서 장애친구들과 함께 수영을 배우고 있는 김민찬 어린이


4월 20일 장애인의 날 하루 전, 민찬이와 친구들이 수영장에서 ‘장애 이해 캠페인’에 참여했습니다. 만화영상을 보며 장애인과 노인 등 사회적 약자도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무장애 환경’을 이해하는 시간. 벗어둔 신발을 정리해두는 것만으로도 휠체어 타는 친구를 배려할 수 있다고 하자 민찬이가 “네!”라고 외치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수영장 밖에서는 보호자들이 장애 이해 교육을 받습니다.


2년 동안 배운 수영 실력을 뽐내는 김민찬 어린이
2년 동안 배운 수영 실력을 뽐내는 김민찬 어린이


근처 아파트 단지에 사는 민찬이는 수업이 끝나면 위층 문화시설을 이용합니다. “동화구연과 오케스트라 연주, 태권도 공연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즐기고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볼 수 있어 좋아요.” 어머니 하진균 씨는 “지역주민으로서 자랑스러워요. 어르신에게 쉼터가 되고 가족에게는 만남의 장이 되었죠. 아이에게는 장애친구들과 쉽게 친해질 수 있어서 편견을 허물어주는 장소에요.” 민찬이는 ‘오늘은 또 어떤 즐거운 일이 펼쳐질까’ 설렘을 안고 센터로 향합니다.



국내 유일의 어린이재활병원 개원 2주년 기념식


시민 1만 명의 기부로 지어진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은 4월 27일 임직원이 모두 참여한 가운데 개원 2주년 기념식을 가졌습니다. 축하 떡 케이크를 함께 자르며 축하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임직원 80%의 참여로 진행된 ‘또 하나의 기적’ 기부 캠페인에서 오정숙 간호과장이 50여 명의 후원자를 이끌어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병원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한 우수 직원인 정신건강의학과 김남욱 과장, 사회사업팀 조미현, 재활의학과 방민주, 치과 박주연, 간호과 박찬정, 총무기획팀 조성택 님이 표창했습니다.


앞으로도 병원은 어린이와 가족의 행복을 위해 변함없이 정성을 다하겠습니다.


병원 개원2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임직원들
병원 개원2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임직원들

병원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한 우수 직원 표창자
병원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한 우수 직원 표창자


*글, 사진= 정담빈 선임간사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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