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비즈] 장애인 자립 지원하는 ‘행복한 베이커리&카페’ 구정환씨 “최고의 바리스타 될 것”

장애인 자립 지원하는 ‘행복한 베이커리&카페’ 구정환씨 “최고의 바리스타 될 것”

2018-04-02

“안녕하세요. 행복한베이커리&카페입니다!”

장애인 바리스타 구정환씨(31)는 매일 오전 8시 서울 종로구 신교동 푸르메센터에 위치한 행복한베이커리&카페 종로점에 출근한다. 매장이 위치한 건물 직원 통틀어 정환씨가 가장 먼저 출근 도장을 찍는다.

▲ 행복한베이커리&카페 종로점에서 장애인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는 구정환씨. /푸르메재단 제공
▲ 행복한베이커리&카페 종로점에서 장애인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는 구정환씨. /푸르메재단 제공

행복한 베이커리&카페는 SPC그룹과 장애인 지원 전문 공익재단 ‘푸르메재단’이 함께 운영하는 베이커리 브랜드다. 서울시가 행정지원, 푸르메재단이 장애인 채용과 카페 운영, 애덕의 집 소울베이커리(장애인 직업재활시설)가 제품 생산, SPC그룹이 인테리어, 설비 및 자금 지원, 제빵교육 및 기술 전수를 맡고 있다. 지난 2012년 9월 1호점을 연 이후, 현재까지 7개 매장을 열었으며, 총 19명의 장애인 바리스타가 일하고 있다.

입사 4년차인 구씨의 트레이드 마크는 ‘힘찬 목소리’다. 출근 후 테이블 정리와 빵 진열을 마치고, 매장에 들어서는 손님에게 큰 소리로 인사한다. 그가 가장 자신 있게 만드는 음료는 딸기라떼와 깔라만시에이드, 바닐라라떼다. 구씨는 판매하는 모든 음료의 제조법을 줄줄이 꿰고 있다. 매년 행복한베이커리&카페 직원들과 실력을 겨루는 바리스타 대회에 참가해 꾸준히 실력을 키워왔다.

구씨는 “제가 선보인 바나나땅콩라떼는 아쉽게 장려상을 받았지만, 서초점 직원들과 같이 만든 진저시나몬라떼로 우승을 했다”고 말했다.

손님이 없는 시간, 구씨는 컵홀더를 채워 넣고 물컵을 치운다. 음료를 다 마신 손님이 자리를 뜰 때도 인사를 잊지 않는다. 2년 선배인 김윤우 씨가 마감 전까지 반드시 처리해야 할 일을 알려주자 포스트잇에 메모하고 혹여 잊을까봐 끊임없이 되뇌인다.

점심시간 이후는 종로점이 가장 붐비는 시간이다. 푸르메센터 직원들, 아이 엄마, 장애인 이용자, 인근 직장인들까지 이곳 종로점을 찾는다. 쉴새없이 주문이 밀려들지만 구씨는 미소를 잃지 않는다.

구씨와 함께 일해 온 한경수 점장은 “처음에는 업무에 적응하기 어려워했는데 반복 훈련을 통해 수행 능력이 많이 향상됐다”며 “저녁에는 아령을 들고 주말에는 혼자 등산도 하면서 체력 관리에 열심”이라고 말했다.

구씨는 “매달 받는 급여로 부모님한테 용돈을 드리고 친구들에게 밥과 커피를 사줄 수 있어 기쁘다”며 “내년·내후년에도 행복한베이커리&카페에서 계속 일하면서 최고의 바리스타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백예리 기자

출처 :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4/02/201804020076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