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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살기 편한 집 만들기에 ‘동행’ … 나눔의 행복 느껴보세요”

[한경-‘따뜻한 동행’]

“살기 편한 집 만들기에 ‘동행’ … 나눔의 행복 느껴보세요”

2013-10-23

백경학 푸르메재단 이사

“많은 장애인이 집 안에 갇혀 의료 혜택도 못받고 세상과 단절돼 살고 있어요. 좋은 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더라도 거주 공간이 불편하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집니다. 살기 편한 집을 만들어주는 것은 장애인들과 세상을 이어주는 일이죠.”

지난해 서울 신교동에 문을 연 국내 최초의 민간 재활센터 ‘푸르메센터’를 세운 푸르메재단의 백경학 이사(사진)는 “작은 기부와 나눔이 장애인의 물리적 환경뿐만 아니라 태도나 삶 전체를 바꿀 수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1990년대까지 일간지 기자 생활을 했던 백 이사는 1996년 독일 뮌헨으로 2년간 연수를 갔다가 함께 간 아내가 교통사고로 다리 한쪽을 잃는 사고를 당했다. 장애인이 된 아내를 곁에서 지켜보면서 열악한 우리나라의 장애인 사회 현실을 깨달은 그는 2000년대 초 장애인 재활센터 건립을 위해 사단법인 푸르메재단을 세웠다.

그는 먼저 기부를 실천하자는 생각으로 본인이 갖고 있던 맥주 프랜차이즈점 지분 15% 중 11%를 정리해 재단에 기부했다. 부인이 사고 피해보상금으로 받은 금액 중 절반이 넘는 10억6000만원도 선뜻 내놨다.

백 이사는 “가진 게 있어야만 기부를 하는 게 아니라 본인 처지에서 할 수 있는 것부터 실천하면 된다”며 “평범한 사람들이 선한 뜻을 실천하면 그것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고 강조했다. 백 이사는 “장애인 부부가 1500㎡ 규모의 땅을 무상 기부하고, 하반신 마비 장애인인 사업가가 특허 기술을 팔아 받은 10억원을 선뜻 내놓기도 했다”고 말했다.

백 이사는 최근 사회공헌·기부 활동에 관심을 갖고 있는 기업들에 대해서도 조언을 건넸다. 그는 “워런 버핏은 자기 재산의 80%를 빌게이츠 자선재단에 선뜻 맡기는데 우리나라 기업들은 기부·나눔 활동은 반드시 자기 회사 이름으로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다”며 “수단과 목적이 뒤집히지 않으려면 잘하는 기업이나 전문 기부 재단에 위탁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BMW는 자동차 업체 특성에 맞춰 자동차 사고 피해 장애인 등을 지원했다”며 “각자 기업 특성과 색깔에 맞는 나눔 분야를 택해서 집중할 것”을 조언했다.

금전 기부가 아니라도 실천할 수 있는 장애인 나눔 활동은 다양한 만큼 실천이 중요하다는 게 그의 얘기다. “여윳돈이 있다면 돈을, 시간이 많으면 시간을, 재능이 있으면 재능을 기부하세요. 동화책을 한 시간 읽어주는 것도 기부예요. ‘따뜻한 동행’은 어렵지 않습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