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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詩로 장애아 어머니들 마음 보듬는 정호승 시인

 詩로 장애아 어머니들 마음 보듬는 정호승 시인

2016-09-29

정 시인 “장애아 어머니들 눈물 짓지 않게 해야”
푸르메재단, 12월 말까지 ‘푸르메를 사랑한 작가 초대전’ 열어
故 박완서 작가·이해인 수녀·정호승 시인, 육필원고 및 애장품 등 공개

29일 오전 10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에서 열린 ‘푸르메를 사랑한 작가초대전’에서 정호승(66) 시인이 자신의 사진이 걸린 전시회 벽 앞에 포즈를 취하고 서 있다. (사진=푸르메재단)

[이데일리 김보영 기자] “장애 아동 문제 못지 않게 장애가 있는 자녀를 둔 어머니들의 상처와 아픔에도 귀 기울여야 합니다.”

‘수선화에게’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등으로 유명한 시인 정호승(66)씨는 29일 “장애 아동들이 이 사회를 건강하게 살아가려면 그들의 어머니들이 눈물 짓지 않고 고난 때문에 자식을 포기하는 일이 생기지 않게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정씨는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에서 열린 ‘푸르메를 사랑한 작가초대전’에서 자신의 애장품과 육필 원고, 편지들을 일반에 공개했다. 고(故) 박완서 작가와 이해인 수녀의 애장품과 육필 원고들도 함께 전시했다.

이들은 국내 최초 통합형 어린이재활병원인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이 건립될 수 있게 힘을 실어준 든든한 후원자다. 특히 정씨는 푸르메재단이 처음 탄생한 지난 2005년부터 10년 넘게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재단 설립 당시 백경학 상임이사가 편지를 보내 글 한 편을 부탁한 게 계기가 됐다. 2008년 장애 청소년들과 평화통일을 염원하며 판문점을 방문하고, 2009년에는 함께 백두산 정상에 오르는 등 장애 청소년들을 돕기 위한 활동에 힘썼다. 매년 수 많은 책과 시집들도 기부하고 있다. 정씨는 “장애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좋은 취지의 전시회에서 두 문인과 작품을 함께 공개할 수 있어 뜻 깊고 반가웠다”고 말했다.

실제 이들은 문학적 동료이자 친구로 20년 가까이 인연을 맺어왔다. 이해인 수녀와는 1980년대 초 처음 만났다. 그는 “이해인 수녀가 가끔 장난으로 자신 ‘누님’이라 부르라고 할 정도로 친한 사이”라며 “이해인 수녀님은 자신의 아픔을 토로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호소를 늘 인자한 웃음으로 들어주시고 받아주셨던 분이라 늘 옆에서 많이 배우고 존경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 박완서 작가와는 1970년 소설 ‘나목’으로 처음 등단했을 때부터 알고 지냈다. 이따금씩 서울 광진구 아차산 밑에 있던 고인의 텃밭을 찾아 함께 일구기도 했고 서로 어려울 때 만나 식사를 하며 문학적 조언을 나눌 정도로 의지하던 사이다. 2011년 박완서 작가가 세상을 떠났을 때 그는 ‘선생님, 나목(裸木)으로 서 계시지 말고 돌아오소서’란 제목의 조시(弔詩)를 헌정했다. 이번 전시전이 마련한 고인의 전시품 공간 한 쪽 벽엔 당시 그가 쓴 조시 전문이 적혀 있다.

정기적으로 장애 자녀 어머니들을 대상으로 시 강연회도 열고 있는 그는 “이번 전시전을 통해 장애 아동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고 박완서 작가·이해인 수녀·정호승 시인 세 문인의 자취가 물씬 느껴지는 애장품과 육필 원고 등은 오는 12월 말까지 전시전을 통해 무료로 만나볼 수 있다.

정호승 시인이 2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에서 열린 ‘푸르메를 사랑한 작가 초대전’에서 전시 공간에 마련된 자신의 애장품들과 육필 원고 진열대 앞에 서서 전시품들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김보영 기자)

김보영 기자 kby5848@

출처 :
http://www.edaily.co.kr/news/NewsRead.edy?SCD=JG31&newsid=03860566612785040&DCD=A00703&OutLnkCh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