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나누며 더 가까워진 우리
행복 나누며 더 가까워진 우리
SPC 행복한 가족 제주 여행 현장 스케치
“와~ 바다다!”
여름의 끝자락, 제주 표선해수욕장에 울려 퍼진 아이들의 외침. 푸르메재단과 SPC그룹이 함께 진행한 ‘SPC 행복한 가족 제주 여행’ 현장입니다. 이번 여행은 장애어린이 가족 30여 명을 초청해 지난 9월 16일부터 19일까지 3박4일간 진행됐습니다. 출발 전 비가 오진 않을까, 날이 춥진 않을까 하던 걱정이 무색하게도 여행 내내 맑은 날이 계속됐답니다.
김포공항에서 제주행 비행기를 탈 때부터 발을 동동 구르던 아이들의 설렘은 첫 여행 코스인 표선해수욕장에서 바다를 보자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부모님들이 미처 말릴 틈도 없이 곧장 바다로 달려가 버렸죠. ‘젖은 옷을 어떡하지’하며 난감해하는 부모님들과 다르게 아이들의 표정은 해맑기만 합니다.
첫 만남의 어색함을 깨는 아이스 브레이크 타임! 첫날 저녁식사 전 신나는 레크리에이션이 진행됐습니다. 두세 가족씩 테이블에 둘러앉아 게임하고 춤추고 소리치며 열정을 불살랐죠. 열심히 참여해 문화상품권을 선물 받은 아이들의 어깨가 으쓱 오릅니다. 이달 생일을 맞은 아이들을 위한 깜짝 생일파티도 열렸습니다. 생일 축하를 받은 아이들은 “이번 여행이 최고의 생일 선물”이라며 엄지를 치켜들었답니다.
가족들은 3박4일간 제주의 자연을 만끽하며 스누피가든・아쿠아플라넷・빛의 벙커 등에서 다양한 체험을 했습니다. SPC 임직원도 자원봉사자로 동행해 장애 어린이와 가족들이 즐겁고 편안한 여행이 될 수 있도록 도왔지요. 행복을 공유하며 더 가까워진 시간이었습니다.
스누피가든, 아쿠아플라넷 여행 모습
여행 3일차에는 단체여행에서 벗어나 가족별로 따로 여행하는 ‘개별여행’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가족끼리 원하는 여행지를 골라 돈독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작년부터 시작한 색다른 코스입니다. 가족들은 2코스(붉은오름자연휴양림-산굼부리-보롬왓-표선해수욕장), 17코스(서귀포매일올레시장-이중섭미술관-천지연폭포-기당미술관), 20코스(고흐의정원-김영갑갤러리-신풍신천바다목장길-제주허브동산), 24코스(제주민속촌-표선해수욕장-제주허브동산-감귤박물관) 등을 자유롭게 선택해 여행했습니다. 밖으로 나가지 않고, 리조트 수영장에서 신나게 물놀이를 즐긴 가족들도 있었답니다.
개별여행으로 사춘기의 어색함을 날린 서재민 군 가족
모두에게 특별한 여행이었지만, 어머니와 함께 참여한 열여섯 살 황석환(시각장애) 군의 모습은 함께 여행한 이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여행 자체가 ‘눈으로 보는’ 것이 많기에 석환 군이 온전히 즐길 수 있을까 출발 전부터 걱정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걱정이 무색하게도 석환 군은 누구보다 즐겁고 알차게 이번 여행의 기쁨을 누렸지요. 눈으로 볼 수 없기에, 그래서 오히려 더 듣고 만지고 몸으로 느끼는 여행이 되었습니다. ‘빛의 벙커’에서 짝궁인 SPC 임직원의 설명을 들으며 가만히 음악과 공간의 분위기를 느끼고, 바다와 수영장에서 조용히 물이 주는 편안함을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여행 말미 “정말 행복한 여행이었다”며 “많은 분과 친해지고 소중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몇 번이나 말하는 석환 군의 모습에 모두의 가슴이 뭉클했답니다.
석환 군의 여행 모습
아들 이하빈(6) 군과 여행한 어머니 이슬기 씨는 “아이와 처음으로 하는 여행인데 제주에서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며 “그동안의 어려움을 잊을 수 있는 치유의 시간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손자인 신아섬(8) 군과 함께 참가한 송영애 씨는 “가족보다 더 잘 챙겨준 푸르메재단・SPC그룹 스태프 덕분에 마음 편히 정말 즐겁게 여행했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할머니와 함께 흔들다리 건너기에 도전한 신아섬 군
스태프로 참석해 가족들의 여행을 도운 SPC그룹 관계자는 “임직원의 꾸준한 참여와 나눔으로 장애어린이 가족 여행을 14년째 이어오고 있다”며 “가족분들이 고단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소중한 추억을 만드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재활치료에 매진하느라, 이동이 불편해서, 다른 사람의 시선이 신경 쓰여서…. 여러 가지 이유로 마음껏 여행하지 못하는 장애어린이와 그 가족들. 이번 여행이 가족들에게 작은 기쁨과 휴식의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내년 여행에는 우리에게 또 어떤 즐거움이 찾아올지 벌써 기대가 됩니다.
글=오선영 부장(마케팅팀)
사진=푸르메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