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어린이가 스스로 설 수 있게 돕는 키다리 아저씨”

[푸르메 20주년]
장애인 가족과 함께한 기업_효성

푸르메재단에서 효성의 이야기를 다룰 때 자주 등장하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키다리 아저씨’. 오랜 시간 드러나지 않게, 뒤에서 묵묵히 장애인과 그 가족을 도왔기 때문입니다. 효성은 14년 전인 2011년 푸르메와 인연을 맺은 뒤, 매년 다방면으로 장애인 가족을 지원해 왔습니다. 효성그룹 커뮤니케이션실에서 사회공헌을 담당하는 조민정 PM을 통해 푸르메와 함께한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해외 의료봉사로 맺은 인연, 장애인 가족 후원으로 이어져

푸르메와 효성의 첫 사업은 특별했습니다. 2011년 푸르메재단은 효성과 함께 베트남 북부 동나이성 연짝(Nhon Trah) 공단(工團)의 빈탄 마을(Xa Vinh Thanh)에서 ‘장애인・빈곤층 의료 지원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효성은 의료 봉사활동 지원금 7,000만 원을 기부했고, 이를 바탕으로 푸르메재단은 치과・소아과・재활의학과・한의학과 등 자원봉사 의료진을 베트남에 파견했습니다. 봉사단의 이름은 ‘미소원정대’. 아픔과 고통으로 찡그린 얼굴에 미소를 돌려주자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효성은 단순히 기금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베트남 현지법인 임직원도 자원봉사단으로 합류했고, 효성의 장학금을 받는 베트남 현지 학생들도 참가해 의료진과 주민 간의 통역을 맡았습니다. 당시 설치된 무료 진료소에는 하루 200여 명의 주민이 찾아와 대기표를 받아 기다릴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조민정 PM은 “당시 푸르메재단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참신하고 헌신적인 사회공헌활동을 진행 중이었다”며 “효성도 해외 사업장 인근에서 사회공헌활동을 계획하던 중 가장 잘하는 곳을 찾다가 푸르메재단과 함께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2011년 푸르메와 효성이 함께 진행한 베트남 의료봉사 ‘미소원정대’ 모습

미소원정대와 해외 의료봉사로 시작한 인연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효성은 이후 장애어린이 재활치료비 지원, 비장애형제자매 교육・심리치료비 지원, 장애어린이 가족여행, 푸르메 작은음악회, 푸르메소셜팜 봉사활동 등을 진행하며 장애인과 그 가족의 삶에 함께했습니다.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과 협력해 장애인 이용시설과 거주시설을 찾아가는 이동치과 사업을 펼치기도 했지요. 그간 기부한 기금 총액도 14억 2,500만 원에 달합니다.
푸르메와 효성이 오랜 시간 동행한 것은 사회공헌에 대한 양사의 생각이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푸르메는 ‘재활을 통한 장애인의 자립’을, 효성은 ‘교육과 나눔을 통해 수혜자 스스로 미래를 개척할 수 있도록 힘이 되어주는 기업’을 추구합니다.
“효성은 1회성 지원보다 장기적으로 수혜자에게 긍정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사업들을 위주로 후원합니다. 그런 면에서 푸르메재단과 결을 같이 한다고 생각해요. 푸르메재단은 장애인이 사회로 잘 나아갈 수 있도록 발판을 만들어 주는 일에 특화되어 있지요. 효성의 후원금도 어떻게 하면 장애인 가족에게 더 도움 될 수 있을까 세심하게 고민해서 지원 분야와 사업을 기획해 주기 때문에 푸르메재단과 오랜 기간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효성과 함께한 푸르메 작은음악회 모습

효성의 진정성은 다른 활동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효성은 취약계층 지원, 문화예술 후원, 호국보훈이라는 3대 테마를 중심으로 사회공헌활동을 진행 중입니다. 푸르메와 함께하는 사업 외에도 사업장별 지역사회의 요구에 맞춘 취약계층 지원, 장애예술인 창작활동 후원, 국가유공자 및 현역장병 복리후생 지원 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또한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효성나눔봉사단 활동과 급여 나눔을 통한 베트남 해외아동 결연사업 등도 진행합니다.

“사회공헌의 또 다른 고객은 임직원”
임직원이 회사의 사회공헌에 공감할 때 주도성 커져

21세기 기업 성장의 화두는 ‘ESG 경영’입니다. 기업이 환경(Environment), 사회공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요소를 통합해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전략입니다. 이에 따라 사회공헌은 기업에 필수조건이 됐지요. 지난해 11월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219개사 응답)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2024 주요 기업의 사회적 가치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응답 기업의 평균 사회공헌 지출액은 160억 7,000만 원으로 전년(153억 1,000만 원) 대비 5% 늘었습니다. 이는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사회공헌 실태조사를 시작한 1993년 이후 최고치입니다. 2023년 전체 사회공헌 지출 금액은 총 3조 5,191억 원으로, 약 10년 전인 2014년(2조 6,708억 원)보다 8,483억 원 늘었습니다.
“이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당연시되는 사회가 됐습니다. 사회공헌을 안 하는 기업이 없을 정도로요. 또 과거에는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은 모르게 하는 것’이 미덕이었다면, ESG 경영이 대두한 지금은 사업을 위해서라도 기업이 잘한 일은 더 널리 알릴 필요가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기업에서도 천편일률적인 도움보다는, 자신들이 추구하는 메시지나 사업과 연계한 사회공헌활동으로 대중의 뇌리에 더 깊이 남고자 하는 경향이 강해졌습니다.”
사회공헌은 기업의 바깥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이지만 한편으로는 기업 내부, 즉 임직원을 향한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임직원이 공감할 수 있는 사회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설 때 임직원이 사회공헌을 주도하는 무형의 자산이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기업의 조직문화 개선과 임직원 역량 향상에 크게 기여합니다.
“사회공헌을 5년째 하다 보니 ‘제 고객은 임직원’이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사회공헌은 이윤이 아닌 사회적 가치를 다루는 일이기에, 임직원이 회사의 사회공헌활동을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일상적으로 진행하던 사회공헌활동도 사내 채널을 통해 임직원에게 더 열심히 소개하고, 임직원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2024년 9월 푸르메와 효성이 함께 진행한 가족여행 모습

푸르메와 함께하는 활동에도 효성의 임직원 참여가 두드러집니다. 장애어린이 가족여행과 푸르메 작은음악회, 푸르메소셜팜 봉사활동 등이 대표적입니다.
“장애어린이 가족여행은 임직원과 임직원 자녀까지 함께하는 활동입니다. 효성이 후원하는 장애어린이 가족과 효성 임직원 가족이 1대 1로 매칭되어 2박3일간 여행을 다녀옵니다. 신청할 때는 많은 임직원이 여러 가지 이유로 주저하고, 첫 만남에 무척 어려워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여행을 떠나보면 가족들이 금세 친해지고, 마지막 날에는 서로 헤어지기가 아쉬워 우는 아이들이 생기곤 하지요. 사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여러 여건상 여행이 쉽지 않은 장애어린이 가족의 일상에 활력을 주는 것이지만, 정작 우리 임직원 가족이 여행을 통해 다름을 이해하고 서로에 대한 배려를 깨닫는 귀한 시간이 되더라고요. 한 번 다녀온 임직원의 재신청률이 매우 높고, 저를 만날 때마다 올해 꼭 다시 당첨시켜 달라고 하실 때 보람을 느낍니다.”

효성 기부전달식 모습

지난 5월에도 효성은 푸르메재단을 찾아 1억 3,000만 원의 기금을 전달했습니다. 올해 지원하는 105명의 장애어린이와 그 가족을 포함해 지금까지 총 2,322명에게 희망의 씨앗을 선물했지요. 효성은 앞으로 장애인과 그 가족의 이야기를 더 가까이에서 듣고,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사실 기업의 사회공헌 담당자는 수혜자의 목소리를 직접적으로 들을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수혜자의 편에서 그분들의 요구를 파악할 기회와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푸르메재단에서 마련해 주시길 바라요. 장애어린이가 잘 성장하여 우리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효성이 장애어린이 가정의 곁에서 더 노력하겠습니다.”

글=오선영 부장(마케팅팀)
사진=푸르메재단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