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 조직을 위한 성공 모금 전략을 말하다

“병원 모금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모금 담당자의 성과를 평가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요?”

“조직의 기부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알려주세요!”


지난 8월 3일 푸르메재단 강당에는 병원 모금 담당자를 포함한 비영리 조직의 실무자 60여 명이 모금 업무를 하면서 품어온 궁금증을 풀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푸르메재단과 한국기부문화연구소가 손잡고 마련한 비영리 모금 기획 특강을 듣기 위해서입니다. 아시아 최초 국제공인모금전문가(CFRE) 자격증을 소지한 비케이 안 한국기부문화연구소 소장이 강연자로 나서 ‘미국 기부문화의 흐름과 병원 모금의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비영리 실무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 푸르메재단과 한국기부문화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비영리 모금 특강의 강연자로 나선 비케이 안 소장.


기부문화를 알면 모금 전략이 보인다


먼저 1부에서는 전 세계에서 기금 모금이 활발한 미국 기부문화의 흐름을 통해 모금 전략을 세우는 방법을 살펴봤습니다. 기부문화의 흐름은 왜 알아야 할까요? 비케이 안 소장은 기부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분석해야 각자의 조직에 맞는 모금 전략을 세울 수 있다고 말합니다. 룰을 알아야 게임에 참여할 수 있듯, 기부 생태계가 작동하는 원리를 알아야 모금의 성과도 높일 수 있습니다.


미국의 기부문화는 기부산업으로 발전되고 있습니다. 기부 관련 지수(giving index)를 개발하고 담론을 주도하고 있는데 호주와 중국 등도 앞서가고 있는 추세입니다. 기부 지수에 의해 모금의 목적과 명분을 명확히 세움으로써 기부문화가 자연스럽게 활성화된 측면이 있다고 합니다.




▲ 전술에 비유한 단계별 모금 전략. (출처 : 비케안 안 소장 강연자료)


모금 전략은 3가지 단계로 수립할 수 있습니다. 모금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Institution plan’, 적절한 모금 방법을 찾아 중장기 계획을 세우는 ‘Development Plan’, 마지막으로 연간 세부 계획과 실천 전략을 고민하는 ‘Fundraising Plan’입니다. 인터넷과 IT기술을 접목한 크라우드 펀딩과 페이스북의 활용도 효과적인 전략으로 나타납니다.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경청과 요청, 대화와 같은 ‘Soft Skill’이 실무자의 역량으로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비영리 모금 담당자들이 정보를 교환하고 협력할 때 조직 역량이 한층 더 강화될 수 있다고 합니다. 비케이 안 소장은 기부문화의 흐름을 무조건 따르기보다는 조직의 상황에 맞게 해석해 모금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미국 병원의 성공하는 모금 전략 3가지


2부에서는 미국 병원의 성공적인 기금 모금 전략을 사례와 함께 소개했습니다. 미국의 병원은 종교단체와 대학교에 이어 기부금이 집중되는 분야 중 하나입니다. 미국 병원모금의 성공 요인은 3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고액기부자를 중심으로 한 모금활동을 펼치고, 모금 담당자에 대한 보상을 늘리며, 모금 담당 인력을 확충하는 것입니다. 이 단계에 따라 전체 기금은 자연스럽게 증가하게 된다고 합니다.




▲ 병원모금의 3가지 성공 요인(고액기부자 중심 모금, 모금 담당자 보상 증대, 모금 담당 인력 확충)에 따라

기금이 증가하게 된다. (출처 : 비케안 안 소장 강연자료)


병원모금의 대표적인 모범사례로서 환자가 감사를 전하는 프로그램(GPP, Grateful Patient Program)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병원모금의 핵심은 의료진과 환자간의 신뢰에서 비롯된 감사(grateful)에 있습니다. 환자를 헌신적으로 대하는 직원들의 태도가 환자와 가족들이 감사의 마음을 기부로 표현하도록 이끌고 결국 기부를 활성화할 수 있습니다.


특히, 환자와 긴밀하게 소통하는 의료진은 환자의 기부를 독려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미국에서는 환자와 모금 담당자의 중간에서 기부를 연결해 모금 성과를 높이는 데 기여한 의료진에게 챔피언상(Physicians Champion Award)을 수여합니다. 하나의 보상인 셈입니다. 모금 담당자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병원의 구성원들이 모금 활동을 해나갈 수 있도록 끊임없이 설득하고 교육하는 것입니다.


성과지표로 모금 담당자의 역량 키우기


3부에서는 모금 담당자의 성과 평가 방법을 간단한 워크숍으로 알아봤습니다. 병원을 포함한 비영리 조직에서 모금 전략을 세우고 실행한 다음에는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져야 합니다. 모금 담당자의 업무를 평가할 때 모금 역량을 키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조직의 모금 활동 방향을 점검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모금 담당자의 성과 평가에 대한 워크숍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비케이 안 소장은 다양한 평가 방법 중에서 목표세팅(Goal Setting)을 소개했습니다. 목표세팅은 모금 담당자의 직무 분석이 아닌 일에 대한 기부자의 기대치를 측정하는 방법입니다. 모금액, 기부자수 등 여러 항목으로 구성된 성과지표에 따라 목표치와 결과를 비교하고, 연간 개인 목표량, 개인 능력, 팀 성과 부문으로 나눠 점수를 매깁니다. 평가를 마친 후에는 부족한 점을 어떻게 개선할지에 대한 고민이 동반돼야 합니다. 성과지표를 무조건 맹신하기 보다는 실무자와 관리자 사이의 협의된 목표치와 성장에 대한 약속을 구체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3부에 걸친 강연이 끝나자 참여자들의 열띤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Q1. 모금 담당자를 평가할 때 필요한 목표량은 어떤 기준으로 설정해야 하나요?


A1. 미국 모금가 기준에 따르면 1명의 연간 모금 목표액을 100만 달러(약 10억)로 잡고 있습니다. 조직의 목표액이 50억 원이라면 5명의 모금가가 필요한 것이죠. 모금 담당자의 경력과 역량을 고려해 목표량을 설정하고 이에 따른 업무 평가가 이뤄져야 합니다. 미국과는 달리 데이터가 부족한 한국에서는 모금 담당자들이 함께 정보를 찾고 공유해서 제대로 된 업무 평가가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Q2. 모금 담당자에 대한 보상이 모금을 활성화하는 데 어느 정도로 영향을 미치나요?


A2. 많은 사람들이 ‘보상’이라는 단어를 돈을 많이 주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지만, 보상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고 일하는 동기의 대부분을 차지할 수 있습니다. 보상이 제대로 주어지는 조직에는 우수한 인력이 모이는 경향을 보이고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입니다. 모금 성과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보상을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습니다.


 


Q3. 미국 병원의 모금 인력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의료진과 사회복지사, 경영인 등 각 직원들이 수행하는 역할이 궁금합니다.


A3. 한국과는 달리 미국에서는 사회복지사 중에서도 모금에 특별히 관심 있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모금 전문가들이 모금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모금 담당자 1명이 의사 20명을 관리하고 있죠. 기금 모금에 우호적인 의료진을 파악해서 자원봉사와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에 동참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자문위원회처럼 소통할 수 있는 모임이나 챔피언상 등의 보상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함께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해야 합니다.






▲ 비영리 모금 기획 특강에 참여한 비영리 조직 실무자들이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이번 강연을 통해서 비케이 안 소장이 강조한 기부자의 '필란트로피 여행(philantrophy journey)'의 의미를 되새겨 봅니다. 한 번 인연을 맺은 기부자가 신뢰에 기반한 관계를 통해 다양한 나눔 활동에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이끄는 일. 모금 담당자들이 각자 속한 조직에 맞는 모금 활동을 펼쳐서 ‘여행자’들을 세상의 긍정적인 변화로 이끌 ‘안내자’로 활약하길 바라봅니다.


*글, 사진= 정담빈 간사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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