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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이 가족의 생애 첫 가족여행

[현대모비스 고담소담 힐링캠프] 


▲ 봄꽃처럼 아름다운 사람들과 이천시립박물관에서 단체사진.

 2014년 현대모비스 장애아동 이동편의 지원사업을 통해 보조기구를 지원받은 아동 가족 중 여행을 원하는 11가족과 함께 지난 4월 16일부터 1박 2일간 경기도 이천 일대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가족끼리의 활발한 대화의 기회가 됨과 동시에 유사한 상황에 있는 가족들과 심리적 지지를 얻도록 돕고자 하는 취지였습니다.

73명이 함께한 이번 여행을 ‘영광이’ 어머니의 소감문을 통해 돌아봤습니다. 영광이는 24시간 산소호흡기가 있어야만 활동이 가능한 아이입니다. 너무 무거운 산소통과 장비 때문에 이동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작년 장애아동 이동편의 지원사업에서 성능 좋고 가벼운 산소발생기를 후원받았고 드디어 생애 첫 가족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새벽을 두드리며 부산에서 서울로

새벽 5시. 새벽 공기를 헤치며 설레는 마음 안고 부산역으로 갔다. 이른 시간에도 많은 사람들이 거기 있었다. 자기 시간에 맞춰 각자의 삶의 현장으로 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와 남편, 우리 영광이는 서울로 가는 여정을 시작했다. 새삼스럽게 특별하게 느껴지는 기차를 배경으로 가족사진도 찍었다. ‘기차 여행을 하고 싶다.’는 마음에만 담고 있던 소망이 이루어지는 순간이다.

영광이도 연신 호기심 어린 눈망울로 기차를 탐색하기 바쁘다. 기차 여행의 설렘을 곱씹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 고작 2시간 반 만에 서울역에 도착했다. 알 수 없는 인파들과 세련된 빌딩과 집, 운치 있는 가게를 지나 집결지인 푸르메재단 건물에 도착했다. 처음 만난 재단 직원들의 친절함과 자원봉사자의 세심한 배려로 1박 2일의 일정에 믿음이 생긴다. 그래, 시작이다.

비로 가득한 하늘 그러나, 우리는 맑음


▲ 두근두근, 갑작스런 비로 1가족 1표로 공정하게 다음 일정을 정하는 중. 가족들의 모습이 사뭇 진지하다.

다른 가족들을 만나 버스를 타고 출발! 모처럼의 여행길에 하늘이 심상치가 않다 했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첫 행선지는 비에 자유로울 수 있는 ‘삼성화재 자동차 전시관’으로 변경됐다. 비록 자동차의 주인이 되지는 못했지만 오늘 하루만큼은 모든 게 내 것인 양 마음이 부푼다. 부지런히 사진을 찍어주는 현대모비스 자원봉사자 덕에 멋진 자동차 앞에서 가족사진도 찍었다.


▲ 우와, 사자가 바로 눈앞에! 영광이는 난생 처음 본 동물들에게서 잠시도 눈을 떼지 못했다.

그런데 비가 온다고 포기하기에는 우리 영광이와 아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놀이공원’에 대한 미련이 너무 컸다. 한 가족이 한 표씩, 다수결로 공정하게 에버랜드 행을 결정하게 되었다. 비를 물리치며 비옷을 갑옷 삼아 의기양양하게 놀이공원에 갔다. 각양각색의 전시물과 놀이기구, 사파리를 돌아보며 아이들은 연신 웃음과 호기심의 탄성을 터뜨렸다. 아이를 핑계로 부모들도 한껏 신이 났다. 비 때문에 마음껏 돌아볼 수 없었지만 하늘에 서서히 비치는 햇빛과 함께 나의 마음에도 밝은 빛이 가득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좋은 사람들과의 식사는 언제나 든든


▲ 가족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몸도 마음도 든든했던 저녁시간.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할 때쯤 여주썬밸리 호텔에 도착했다. 호텔방은 정갈했다. 짐을 풀고 저녁을 먹으러 가니 풍성한 뷔페가 준비되어 있다. 창문 밖으로는 한강과 사찰이 어우러진 몽환적인 야경이 펼쳐지고 오색빛깔 음식을 먹고 있자니 오늘만큼은 내가 왕비, 남편은 왕, 우리 영광이는 왕자가 된 것 같다.

본격적으로 전국 곳곳에서 온 가족들과 인사를 나누고 대화를 시작했다. 가족 수만큼이나 다양한 삶과 문제들이 있었다. 오가는 이야기에 웃고 울고 서로 공감하면서 ‘동지애’라고 해야 할까, 알 수 없는 위로와 감사의 마음이 들었다.

하루가 벌써 끝났다는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방으로 돌아왔다. 샤워 후 우리 영광이는 꿈나라 급행열차를 타고 여행을 갔다. 자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만감이 교차한다. 늘 이런 삶을 누릴 수 있게 해줄 수 없다는 것이 미안하다. 힘든 치료도 잘 이겨내는 우리 아이에게 항상 좋은 것을 주고 싶은 건 모든 부모의 마음이 똑같으리라.

11가족만을 위한 특별한 이벤트, 현대모비스 농구단과의 만남


▲ 우리들만을 위한 현대모비스 농구단 선수들의 사인회.

다음 날 아침 몸단장을 하고 이천시립박물관으로 향했다. 사방에 흐드러진 벚꽃과 정갈한 기와집이 우리를 맞이하였다. 박물관을 둘러보며 이천의 역사와 문화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그러는 동안 어제 받았던 사진첩에도 어느덧 1박 2일의 추억이 쌓이기 시작한다. 쌓이는 추억만큼 다른 가족들과의 정도 쌓여갔다. 다음 코스는 이천치즈스쿨. 피자와 치즈를 함께 만들면서 ‘가족과 함께한다.’는 평범한 상황에 가슴 벅찬 행복을 느끼기도 했다.

이천치즈마을에서는 뜻밖의 반가운 만남도 있었다. 올해 KBL에서 우승한 현대모비스 농구팀의 에이스 양동근 선수와 함지훈, 박구영 선수가 찾아와 함께 체험을 한 것이다. TV에서만 보던 선수들을 이렇게 만나다니 놀랍고 감동적이었다. 짧은 여행에서 다양한 즐거움을 주려고 노력한 푸르메재단과 현대모비스의 배려를 느낄 수 있었다. 우승 기념 티셔츠에 받은 사인은 영원히 간직하기로 마음먹었다.

고마움을 담고 소망을 담아 가는 여행


▲ 여행 내내 다정하게 영광이와 함께 해준 현대모비스 봉사자 임종범 님과 우리 영광이.

1박 2일이 이렇게나 짧았었나.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작별을 고해야 하는 시간이 되었다. 가족의 소중함과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공감, 자원봉사자와 재단의 배려. 무엇하나 빠뜨리지 않고 마음에 간직하기로 한다. 더 건강해지기 위해 곧 수술을 앞둔 우리 영광이에게도 1박 2일의 추억이 큰 힘이 되어줄 거라고 생각해본다.

* 1박 2일 동안 영광이를 삼촌처럼 다정다감하게 챙겨주신 임종범 봉사자님, 오래 기억하겠습니다. 푸르메재단 직원 분들 앞으로도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잘 해주시리라 믿습니다. 바쁜 와중에도 자원봉사를 해주신 현대모비스 임직원 분들께도 감사를 전합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다음에 또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글= 임효선 님 (현대모비스 장애아동이동편의 지원사업 이용자 김영광 아동 어머님)
*사진= 강영화 사원 (현대모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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