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수기-최연희 한미글로벌 차장

 장애인 작업장 탐방 이야기


최연희 한미글로벌 차장

푸르메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위한 유럽 선진재활기관 연수기! 이번에는 한미글로벌 최연희 차장이 유럽의 작업장 3곳을 살피고 기록한 글을 싣습니다. 푸르메 어린이재활병원은 의료적 재활과 직업적 재활이 결합된 차별적 운영모델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선진국 직업재활 현장을 본보기 삼아 장애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사회적응 및

직업적 자립을 지원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해봅니다. 최연희 차장이 몸담고 있는 한미글로벌(회장 김종훈)은 2012년 6월 개관을 앞두고 있는 세종마을 푸르메센터 건축 관리업무(CM -Construction Management)의 재능기부에 이어 푸르메 어린이재활병원 건립 전과정을 책임성 있게 돕기로 약속한 국내 기업사회공헌의 리더입니다.


1. 독일 카리타스 장애인 작업장


- 위치: 독일 뮌헨

- 연혁: 1977년 설립

- 장애인 작업장4개 운영

- 근무인원: 60명_장애인+40명_일반인

- 근무연령: 연령제한 없음

- 작업장 운영재정: 75%~80%(주정부)+20%~25%(생산품의 판매)

- 개인지원: 기본생활(국가에서 지원) 교육비(노동청

지원)+100Euro/월(용돈을 주는 정도의 지원)

- 기숙사(지원자의 경우_현재25인): 셔틀버스 또는 택시로 통근

- 지원자격: 직업을 갖기 위해서는 2년 동안 직업학교(노동청지원)를 다녀야 함

- 각 유사 장애 별로 직업 군이 분류되어 있음

- 운영방침

ㆍ장애 유형별 재능을 조기 발견해서 직업을 제공함

ㆍ일반관리자가 작업군별로 배정 되어있어 품질에 대한 관리와 부분 멘토링을 시행하고 있음

ㆍ사내 전화를 통해 가족 등 외부와의 연락을 도우며 본인의 작업 수행에 어려움이 있을 시 귀가 등을 지도한다(빈도수 높아질 경우 근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논의함)

ㆍ정신적인 장애인이 주이며 중증, 경증 의 정도에 따른 작업과정이 있음

ㆍ생산품: 전자부품, 자동차 부품 등으로 자유경쟁에 의해 판매한다 첫 방문지인 카리타스 작업장은 한국의 공단지역과 비슷한 곳에 위치해 주변 다른 공장들과 다를 것 없는 평범한 건물처럼 보였다. 장애인의 천국이라는 유럽에서 도심 속에 위치한 입지 여건부터가 기대와는 달랐다. 그러나 그들의 작업장을 둘러 보자 그 답은 쉽게 나왔다.


작업장 건물 입구

카리타스 작업장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비율이3: 2로 대부분의 생산과정을 장애인들이 맡고 있었고 그들이 제작한 물품은 일반 작업장과 같은 제품 경쟁력을 갖고 있었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했을까? 카리타스의 경우는 우선 직업을 갖기 위한 2년의 교육과정을 노동청의 지원을 받아 시행하고 있다. 그 과정을 통해서 장애인들은 각자의 적성 및 장애의 종류와 경중에 적합한 기술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작업장내에는 간단한 전기부품의 조립부터 조금은 위험해 보이는 장비를 이용한 작업까지 비장애인이 같이 배치되어 작업의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작업에 열중하고 있는 그들은 누가 장애인이고 누가 비장애인인지 식별하기가 어려웠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장애인의 경우 근로 가능한 나이가 18세 이하인 다른 작업장에 비해 카리타스에서는 연령제한 없이 본인이 원하고 능력이 될 경우 얼마든지 일을 할 수 있었다.


작업장 광경

카리타스의 경우 장애인을 위한 숙소가 인근에 있어 부모로부터 멀리 떨어져있어야 하거나 혼자 생활이 불편한 지적 장애인의 경우 숙식을 제공하고 있다. 그들의 출근은 셔틀버스 또는 택시로 이뤄지며 한 달에 한번 야외로 소풍을 가고 생일파티를 하는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단체에 속해있음과 가족이 있음을 느끼도록 해주고 있었다.


특이한 점은 간혹 업무시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하거나 심리적 불안 상태를 호소하는 경우는 작업관리자로 배치된 비장애인이 그들을 챙겨서 다른 가족 또는 친구와 전화통화를 하도록 하거나 퇴근을 시키는 등 조치를 취해서 적절한 생산성이 떨어지지 않도록 항상 관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방문하고 있는 도중에 복도를 뛰어다니거나 관리자에게 무언가를 호소하는 불안한 모습의 작업자도 있었으나 그들에게는 그것이 일상적인 일로 보였다. 많은 설명 중에 아무리 경쟁력 있는 제품의 생산과 판매가 이루어진다 해도 장애인 작업자들의 기본적 생활은 정부와 자치 단체들이 지원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 기억에 남는다.


독일내 장애인에 대한 배려는 최대한 그들이 비장애인과 융화되어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모든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 첫째가 장애인 교육이다. 장애의 종류에 따라 가능한 작업의 종류를 군으로 나누어 관리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이미 오래 전부터 체계화된 장애인 교육이 자리를 잡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둘째는 생활을 유지시켜주는 정부의 지원 시스템이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부분은 그들의 숙소였다. 장애인도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개념을 바탕으로 사회가 적절히 그들을 지원함으로서 나머지 가족도 일상의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2. 레벤스힐페 전문 작업장(Lebenshilfe Vorarlberg)


- 위치: 오스트리아

- 연혁: 1967년 설립 (장애아동의 부모들이 설립함)

- 설립취지: 장애인 이익의 대변단체로 자립을 돕고 판매도 하는 영리단체

- 근무인원: 26명_장애인+9명_일반인

- 개인지원: 재정: 400Euro/인. 달+국가지원

- 작업장 운영재정: 75%~80%(주정부)+20%~25%(생산품의 판매)

- 운영지침

ㆍ계약서 작성(일의 종류와 급여조건 등 합의)후 조건이 맞지 않을 경우 다른 곳으로

옮기기도 한다

ㆍ3개 그룹(장애 정도와 일의 성격에 따라 작업한다)

ㆍ기타 활동: 1회/주 댄스강습, 놀이, 그림 그리기 등

ㆍ생산품: 양초, 인형, 장식품 등 레벤스힐페 작업장의 경우는 특이하게도 3개의 구성을 답사하게 되었다. 첫째는 작업장이다. 이 경우, 장애의 정도와 작업자의 적성에 따라서 3개의 그룹으로 나누어 근로계약서까지 작성을 한다. 역시나 수익성과 경쟁력을 바탕으로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카리타스와 마찬가지로 장애인 그룹에는 비장애인 관리자가 그룹을 이끌며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미술수업을 하듯 제작과정을 설명하는 모습

가장 인상적인 것은 그들의 생산품목이었다. 레벤스힐페 작업장은 전기부품 또는 산업용품의 생산이 아닌 생활용품들을 생산하고 있었다. 생산품들은 마치 아이들의 미술작품처럼 순수하고 아름다웠고 작업인의 감수성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것들이었다. 그룹의 관리자들은 각 분야별 전문가들로 제품의 생산지도뿐만 아니라 학생을 가르치듯 장애인과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


작업도중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

장애인들에게 있어 제품의 생산을 책임감 있게 진행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어느 작업장이나 작업

중 휴식이나 혼자 있고 싶어하는 작업자를 위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두 번째 방문 지는 작업한 물품의 판매를 위한 상점의 운영이었다. 장애인들의 생산품을 보는 것도 놀라웠지만 그 제품들이 경쟁력 있게 판매되고 있는 모습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수공으로 작업된 물품들은 무척 아름다웠고 상점 내부에도 작업실이 있어서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고 적극적인 장애인들의 경우 이곳에서 작업과 판매를 같이 하고 있다는 설명이 있었다.


매장에는 미술을 전공한 자원봉사자가 있었고 생산품의 디자인과 작업지도를 돕고 있었다. 손이 많이 가는 수공예 작업에 전문가의 손길이 보태서 그들의 정성스런 작품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매장 안쪽 작업실에서 작업중인 모습

매장 내부 모습

세 번째 방문지는 농장이었다. 농장은 유기농 유제품과 야채들을 생산하고 있었다. 농장울타리 안에는 돼지, 염소, 양 등 많은 가축들이 있었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작업을 지도하고 생산품의 품질을 유지하고 있었다. 농장 내 작업장은 동물축사, 농장 뒤편에 위치한 화원, 농산물들로 장애인 특성과 적성에 맞춰 관리하고 있었다. 자연과 더불어 생활하는 그들은 장애와 비장애의 느낌을 받을 수 없을 만큼 건강하고 이방인에 대해서도 호의적이었다


농장 주건물(사무실, 식당, 실내작업장)

축사

3. 라우티 장애인 작업장


- 위치: 스위스

- 교육대상: 만18세이하

- 장애인지원: 보험사(국가가 운영하는 장애인 보험)

- 모토: 스위스는 직업을 가질 권리가 있다

- 중증장애인 임금: 600스위스프랑/년(최저임금: 3800스위스프랑/년)

- 근무인원: 94명_장애인+25명_복지사(분야별 전문인력) 라우티 작업장에서 만나 책임자는 이런 말을 했다. "스위스에서는 모든 국민은 직업을 가질 권리가 있고 국가는 이를 위한 지원을 한다."이러한 모토로 라우티 작업장은 만18세 미만의 청소년이 미래에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을 제공한다. 운영을 보험사가 하고 있으며 그들은 빠른 재활을 통해서 비장애인들과 같이 사회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교육을 겸해서 운영을 하고 있었다.


특이한 점은 작업장과 일반 기업체가 연계되어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기업체들은 회사에서 사용될 선전물품, 연말 선물용품 등의 포장을 의뢰하고 작업장에선 여느 작업장과 마찬가지로 그룹리더의 관리하에 작업을 하고 있었다. 장애인들은 작업순서에 따라 앞사람의 작업이 끝나기를 기다리며 서로의 협업을 즐기고 있었다.

어찌 보면 일반인들에게는 지루하고 생산성 없는 일 일수 있으나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청소년들은 서로의 순서가 끝나야 다음 이뤄지는 협업 속에서 소속감과 재미를 느끼고 있었다. 장애인에게는 가장 안전하고 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어 사회를 경험할 수 있는 적절한 작업이라 생각됐다.


작업순서대로 배치된 작업장

기업체 선물용 포장

이곳 또한 청소년들의 적성에 맞는 미술치료를 겸한 수공예품의 생산 작업장이 있었다. 직물, 양초, 비누, 공예 등 각 방에서는 전문지도자(치료사)가 과정을 진행하고 있었고 작업은 창의적이었고 장애인이기 이전에 청소년인 그들은 지도자의 지시를 넘어 독창적인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제작품의 판매장에 진열된 제품

직물을 이용한 제품

답사가 끝날 때쯤 장애인작업장에서 구입한 많은 제품들이 출장 선물로 내 여행가방에 있었고 집에 돌아와 그 선물을 받은 사람들은 너무나 예쁘다며 좋아했다. 작업장 책임자들은 입을 모아 장애인들은 비장애인보다 집중력이 더 뛰어나서 높은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 낸다고 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들의 재능을 찾아낼 시스템과 그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서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비장애인들이 의무교육의 혜택을 누리듯이 장애인 또한 그들이 특성과 여건에 맞는 교육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장애인에 대한 넓은 의미의 편견을 넘어 그들의 잠재력을 가슴 깊이 새기면서 "우리도 예비 장애인"이라는 어느 기업인의 말로 유럽 작업장 답사기록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글/ 사진 = 최연희 한미글로벌 차장>


한미글로벌에서는 2012년 7월 완공되는 효자동 세종마을 푸르메센터와 건립을 준비하고 있는 마포 어린이재활병원을 위해 재능기부로 CM(Construction Management),즉 건설사업관리를 맡고 있습니다.두개 건물에 대한 건설기획, 타당성조사, 분석, 설계를 비롯해 조달, 계약, 시공관리, 감리, 평가, 사후관리 등을 사회공헌차원에서 해주고 있는 참 고마운 기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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