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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건축(1부)-㈜ 간삼건축 오동희 사장

행복한 건축

푸르메재단은 지난 11월 어린이재활병원의 충실한 건립과 운영을 준비하기 위해 독일 등 유럽의 선진 재활시설을 집중적으로 조사했습니다. 병원설계를 재능기부로 맡아줄 간삼건축의 오동희 사장께서 이번 탐방에 함께 한 뒤 깊이 있는 분석결과서를 내놨습니다. 푸르메 어린이재활병원 설계의 기초자료가 될 오동희 사장의 글을 2회에 걸쳐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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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희 간삼건축 사장

유럽 장애인 재활의 ‘철학’을 찾아서

건축에 대하여 한없는 흥미를 느낄 때에는 건축을 왜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별로 없었다.  그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을 이해해가고 아는 것 자체가 흥미로운 탐구였고, 그 반대급부로 기쁨 더 나아가서 희열을 느끼기도 했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건축설계를 경험하고 나서야 내가 하는 일의 진정성과 결과에 따라 누군가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내심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디자인을 하는 것에 ‘왜?’라는 질문이 많아지게 되었고, 나의 건축이 과연 다른 사람에게 유익을 주고 있는지 고민하게 되었다.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그것을 경험하기도 하며 하나의 기억 속의 장소로 남겨질 수 있도록 하는 부단한 노력이 꽤나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하며, 적어도 이 사회에 빚을 남기지는 말자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애써온 것 같다.

푸르메재단은 내가 오랜 경험을 통해 깨닫게 된 것을 이미 바탕에서부터 알고 있는 듯 무언가 의미 있는 것을 남겨보자는 인식이 명확했고, 나 또한 이 의미 있는 일에 동참하는 것은 건축의 공공적 기여의 좋은 모범이 될 것이라 생각하였다. 이것을 공유하기 위해 가장 모범적이라고 알려져 있는 유럽의 장애인시설에 대하여 그 동안 꾸준히 조사를 해 왔다. 이번 방문 또한 본격적인 병원 건립에 앞서 좀더 전문적인 조사를 통해 좋은 시설을 건립한다는 목적뿐만 아니라 이것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림으로써 우리 사회에 좀 더 장애인을 위한 제도와 시설에 대한 관심을 같이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미 우리 사회도 인간의 평등한 가치에 대한 인식을 대체로 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아마도 이 목적은 충분히 이룰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방문에는 독일의 뮌헨지역을 중심으로 오스트리아의 펠트키르헤, 그리고 스위스의 취리히 시내 및 근교의 총
일곱 기관, 열 곳의 장소를 방문하였다. 아동 및 청소년을 치료하기 위한 병원, 재활센터, 그리고 성인을 포함한 종합 재활병원과 장애인 작업장 등 일련의 장애인과 관계되는 여러 기관을 조사하였다. 물론 이 같은 시설들은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최근 시설적인 면에서 개선을 이루었다. 그러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일구어 온 그들의 장애인 복지시설은 여러 면에서 우리보다는 훨씬 더 잘 구성되어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가 없다. 유럽이 여러 면에서 선진국이라고 하지만 특히 복지 측면에서의 그들의 정책 관점과 운영시스템은 건축시설의 우수성보다도 더 눈에 띄는 것이었다. 따라서 건축기술 그 자체의 좋고 나쁨 보다는 그 배경이 되는 목표와 철학을 우선 이야기 하는 것이 건축시설의 특성을 이해하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장애인재활병원에 대한 그들의 목표와 철학은 무엇일까?
첫째, 그들은 인간의 존엄성에 바탕을 둔 행복한 건축을 추구한다. 스위스의 RGZ 라우티 장애인 작업장에서 만난 마르코 브리토씨는 스위스의 헌법에 규정된 국가와 국민의 의무와 권리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하고 있다. “모든 국민은 일을 할 권리가 있다. 그리고 국가는 모든 국민이 일을 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어떻게 생각하면 당연해 보이는 이 말에 대해서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선언적인 한마디가 복지와 장애인에 대한 이들의 철학을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이들의 국가 의료체계 및 장애인 재활시스템의 방향이 출발하는 것을 쉽게 인지할 수 있다.

둘째로 평등성에 기반을 둔 유니버설 건축을 추구한다. 이것은 건축이 내 것이라는 생각보다는 우리 것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세월이 지나고 이용하는 사람들이 바뀌어도 건축이라는 것은 늘 그 곳에 남아서 누군가를 위한 공간으로 제공되는 큰 그릇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장애인재활병원이란 다양한 형태의 장애를 가지고 있는, 또 연령적으로도 서로 다른 치료의 상황을 담아낼 수 있는 그릇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볼 때 평등한 건축이어야 할 뿐만 아니라, 그 구현되는 결과 또한 유니버설 디자인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셋째, 존중이라는 관점에 기반을 둔 조화로운 건축을 추구한다. 방문한 기관은 서로 목적도 다르고 사용자의
종류도 다르며 그 건축물이 자리잡은 입지도 모두 다를 뿐만 아니라 어떤 것은 새 건물이기도 하고 어떤 것은 아주 낡은 건물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어떤 경우에도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의심이 없는 것을 알 수 있다. 숲 속에 자리잡은 병원은 자연을 존중하는 관점에서, 또 장애아동을 위한 병원은 아이들의 관점에서 모든 의사결정을 해 오고 있는 것은 합리적이다.

이러한 철학과 건축개념을 통해서 장애를 가진 사람은 그것이 선천적인 것이든 아니면 후천적인 것이든 그들이 가진 장애를 비관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또 다른 삶, 즉 행복이라는 파랑새를 찾아가는 미소 진 얼굴을 가진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의 마음 속을 다 알 수는 없겠지만 여러 곳을 다녀봐도 얼굴을 찌푸리거나 화가 나있는 사람들은 그다지 기억나지 않는다.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은 국가나 의료기관에 대한 신뢰가 오래 전부터 형성되어 온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얼마 동안 치료를 마치고 나면 그들은 다시 원래 공부를 하던 곳이나 일 하던 곳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면 이번에 방문한 장애인 시설의 건축적인 특성에 대해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장애인 시설은 그 기능이 병원, 재활센터, 사회복귀를 위한 교육, 또는 요양시설이나 작업장 등 그 기능의 차이에 따라서 구분된다. 또한 장애의 정도, 연령, 장애의 원인 및 치료의 목적에 따라서도 구분이 될 것이다. 운영과 관련해서는 그 주체가 어떤지, 장애의 치료를 위한 기간이 장기인지 단기인지에 따라서도 조금씩 성격을 달리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각각의 특수한 사정에 따라 그 건축물이 위치하는 장소가 교외휴양형이기도 하고 도심치료형이기도 하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지 이용자의 심리적인 환경을 밝게 유지하기 위하여 조경시설이나 실내 색채환경, 밝은 빛을 통해 병원 같지 않은 따뜻한 환경을 만들려고 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특히 교외에 위치하여 장소의 여유가 충분한 경우 가능한 한 건물을 분산시켜 배치함으로써 건물에 의한 위압감을 받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를 하였는데 이것은 그들의 자연과의 조화를 존중하는 마음과도 잘 어울려 있다.

치료와 교육, 지역사회 연계가 통합된 호크리드 재활병원

처음 방문한 호크리드 재활병원은 뮌헨에서 남쪽으로 자동차로 한 시간 정도의 거리인 무르노이의 해발 688미터 호숫가 리조트에 위치하는데 원래 2차 세계대전 후 장애를 입거나 버려진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만들어져 지금은 아우구스부르크 조세피넘 어린이 병원의 산하에 있는 어린이와 청소년 전문 재활병원으로 명성이 높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의 신체 및 정신적 장애에 대한 치료를 통해 이들을 사회로 복귀시키는 역할에 모범적인 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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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크리드 병원 건물 배치도

병원을 찾는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받아들여지는 인상은 여기가 병원인가 하는, 그러니까 어느 휴양지에 온 듯한 느낌을 받는 것이다. 작은 게이트를 지나 파란 잔디밭 사이 오솔길로 이어진 본관은 마치 오래된 시골집에 왔다는 푸근한 마음을 준다. 이 병원을 들어서는 순간 벌써 그들 마음에는 반쯤은 나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 하는 아름다운 환경이다.
호숫가 언덕 위에 맑은 공기와 바람, 태양 아래에서 아이들은 열심히 병원 산책로를 걸어 다니기도 하고 더 어린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자연의 치유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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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 자연환경

전체 부지는 약 25에이커로 꽤 여유가 있고 건물의 규모는 약 17,000㎡인데 여러 동으로 분산되어 있어서 그 규모가 더 크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부지가운데에는 본관과 커뮤니케이션 센터가 이어져 있는데, 이곳을 중심으로 좌측으로는 재활센터와 학교 및 기숙사가 그리고 우측으로는 별동의 재활센터와 부모들을 위한 숙소시설이 하나의 마을처럼 배치되어있고 언덕 위의 건물에서 오솔길을 따라 내려가면 호수에 다다르게
된다.

커뮤니케이션 센터는 원래 의사와 치료사 등의 교육 및 연수 등에 필요한 공동공간으로 계획되었지만, 이와 더불어 장애어린이를 돌보아주어야 할 부모를 위한 교육, 그리고 지역 주민들에게 병원에 대한 설명과 협조를 구하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할 수 있는 장소로 구상된 것이다. 그 안에는 8명에서 100명 까지 회합이 가능한 다목적 세미나실과 소회의실, 그리고 아름다운 조망을 가진 레스토랑을 갖고 있어 의료와 관계된 여러 세미나를 비롯해 경우에 따라서는 지역의 기업에서 요청하는 연수행사를 위해서 제공되기도
한다.

장애어린이가 병원에 오면 우선 어떤 장애를 가졌는가를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한 공간과 의료기기를 접근이 용이한
중간층에 배치하였고 그 아래층에는 작업치료, 그림치료, 음악치료, 수치료실을 배치하고 그 위의 상층부는 병실로 구성하였다. 각각의 건물은 몇 개의 동으로 분산되어 있어 병실의 독립성을 강조하고 밝게 빛이 들어오는 장점을 갖게 되었으며 또 어디에서나 자연을 바라보는 조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분산되어 있는 배치이기는 하지만 기능적으로는 지상의 연결복도 또는 지하의 통로를 통해 연결이 되도록 함으로써 치료나 환자의 동선에 지장이 없도록 하였으며 겨울철의 추위에도 대비하도록 하였다.

건물의 모듈은 병실의 크기를 기준으로 계획하는데 여기에서는 병실과 함께 치료실의 모듈을 기준으로 하였다. 발달장애, 언어장애 등의 치료실은 열다섯 명을 하나의 단위로 치료가 되도록 했는데 이것을 통해 비교적 효과적인 병원운영을 가능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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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공간 평면도

호크리드 재활병원은 특히 어린이의 재활치료에 있어서 부모의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병원이다. 환자의 치료에 있어서 의사와 치료사 그리고 부모의 참여를 세 개의 축으로 삼는다. 상담전문가는 이들 세 그룹이 서로 협력함으로써 가장 효과적인 결과를 만들 수 있도록 전문적인 카운셀링을 한다. 특히 열 살 미만의 어린 장애어린이의 경우 보호자와 함께 있도록 권장하고 있는데 모두 160베드로 이루어진 이 병원은 60베드를 보호자를 위해 따로 준비해 놓고 있으며 앞으로도 추가적인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

호크리드 재활병원은 교통사고 등에 긴급한 원인에 의한 환자를 제외한 대개의 모든 장애어린이를 치료하고 있다. 최근에는 발달장애를 포함해 면역계의 이상, 과체중, 언어장애, 자폐증, 집중력 장애 등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장애에 의한 이용자가 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의 재활치료에 있어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이 교육이다. 장애어린이 또는 청소년들이 나중에 사회에 복귀하더라도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병원학교를 운영하고 있는데 매우 큰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한다.

학교는 94년에 지금의 건물을 건축하였는데 지상3층, 지하 2층의 규모이고 각각의 목적에 따른 치료실과 교실, 체육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에서 교육을 받는 학생들은 모두 이 병원에서 치료 중인 환자들로서 입원환자와 주변지역에서 주간진료를 받는 학생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지금은 170~200명 정도가 교육을 받고 있으며 진료를 마치면 이곳을 떠나 원래 교육을 받던 곳으로 복귀하는 시스템이다.  학생들의 수가 늘어나면서 처음 교사 한 사람으로 시작된 것이 지금은 스무 명의 교사가 근무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환자와 부모들의 선호가 높아 향후 더 확장되어 통합교육의 형태를 띄는 학교를 성립할 계획도 구상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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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학교 평면도

학교의 외관은 두드러지지 않는 평범한 형태인데 건물에 대한 친밀감을 갖도록 가급적이면 장애 어린이의 눈높이에 적절하게 이해되는 디자인 어휘를 사용하고 있다.
재료나 창의 형태 또한 주변과 잘 어울리도록 자연소재의 재료 또는 색상을 채택하고 있다. 실내공간을 들어서면 메인 홀과 체육관을 제외하고는 천정을 무리하게 높게 하지 않았다. 홀, 복도 및 각각의 교실 내부에 이르기까지 여기에서 교육치료를 받는 학생들의 그림과 조형물이 전시되며 있어 건물은 작은 미술관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또한 각 실들은 장래 그 기능이 바뀔 때에도 무리 없이 대처할 수 있도록 가변성을 중시한 계획을 하였는데 주요 구조를 제외하고는 칸막이벽이나 이동형 벽체로 구성되어 있어 어렵지 않게 기능의 전환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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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현관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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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실 내 따뜻한 색채환경

장애인병원에 있어 치료와 더불어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지역 사회와의 긴밀한 연계이다. 이 병원은 약 30킬로 이내 장애어린이를 위한 통원 진료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치료를 마친 아이들을 지역 내 일반 학교로 보내거나 지역 장애어린이들을 돌보기 위한 탁아소도 운영하고 있다. 병원의 기능적 우수성 뿐만이 아니라 지역주민의 자랑거리가 되고 있는 대목이다.

장애어린이 중심주의의 구현-킨더젠트룸 뮌헨
뮌헨 시내에 위치한 킨더젠트룸 뮌헨은 도심형 재활센터의 성격에 맞도록 건축계획 또한 완벽한 재활 프로그램의 틀을 따르고 있다. 직방형의 부지의 한가운데 위치하는 어린이재활센터는 전체 건물군의 일부로 구성되어 있기도 하지만 전체를 보면 하나의 개념을 가진 유기적인 형태로 구성된다. 건축적으로 이것을 클러스터라고 할 수 있는데, 하나의 클러스터가 사방으로 반복됨으로써 전체의 형태를 이루는 독일의 기계공학적 사고방식에 기초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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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전경과 배치도

병원의 작은 입구를 통해 로비에 들어서도 여기가 건물의 메인홀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현관을 마주하고 벽에 걸려있는 예수의 상이 여기가 현관홀이라는 것을 알려줄 정도로 허세가 없고 실용적인 사고가 깔려있다. 현관 안쪽으로는 건물로 둘러싸여 있는 마당이 있는데, 복도를 따라 걷다 보면 다시 그 마당이 보인다. 언제든지 나와서 쉴 수 있는 어린이의 놀이공간이기도 하다. 주로 어린이를 대상으로 치료하는 곳이라 모든 공간의 구조와 실내의 표현이 어린이의 관점에 의해 계획된 것 같다. 이곳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은 어린이의 장애를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다. 조기진단이야 말로 장애어린이의 재활에 최선의 요인이라고 한다. 또한 소셜 페디아트리, 즉 재활치료와 심리치료 그리고 부모참여를 통한 치료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물건을 치료에 활용하는 학습측면이 중시된 몬테소리 테라피는 이곳에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특히 중증장애어린이는 반드시 부모와 함께 재활치료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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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소리 치료교육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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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어린이가 그린 그림들

건물은 3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층은 치료실 및 식당, 세미나실, 상담실 같이 쉽게 접근이 되어야 하는 기능을, 2층은 병실, 물리치료실, 심리치료실을, 그리고 3층은 의사연구실, 상담실 및 청각장애치료와 언어치료실로 구성되어 있다. 병상은 1인 1실로 40병상을 가지고 있는데 그 중 절반은 부모와 함께 지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건축적인 개념을 유추해보면 이곳은 커뮤니케이션, 다시 말해 사회적 교류를 치료의 중심에 두고 있다. 모든 재활치료 프로그램은 장애어린이가 이와 같은 교류의 과정을 거침으로써 사회에 복귀하도록 하는 데에 그 목표를 두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병원의 1층은 미술치료, 작업치료, 놀이치료, 음악치료실, 언어치료실 등 어린이 장애재활을 목적으로 한 모든 치료실이 빠짐없이 배치되어 있다.
치료실의 내부구성도 가운데에 천창을 둔 공용놀이공간을 중심으로 개별실들이 둘러싸고 있다. 그 사이의 공간을 구분하는 벽 또한 유리로 안팎을 서로 볼 수 있도록 한 것은 이런 개념에 기초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병실 또한 그다지 크지 않고 병실 내부에는 TV나 간단한 팬트리 또한 설치하지 않았는데 그 목적은 모두 장애어린이를 자기만의 방에 고립되지 않고 공동의 공간으로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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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실 내 유리벽

건축가는 이 병원의 건축적 요소를 Courtyard, Corridor, Cluster로 정의하려고 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병원의 동선은 중정을 중심으로 사방 대칭적인 구조로 이루어진 건물을 한 바퀴 빙 돌면 다시 원위치가 되도록 계획하였다. 각 복도에 매달려 있는 각각의 치료공간은 마치 크고 작은 포도송이가 이어져 있는 것 같고 그 평면형태도 팔각형의 평면이어서 마치 분자구조처럼 보인다. 공간의 위계상으로 본다면 일종의 가지구조(Tree Structure)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각각의 중심공간은 천창을 두거나 두 층 높이의 높은 천정을 두어 어린이의 시각에서 볼 때 동화 속의 건물처럼 빛이 쏟아지는 일종의 희망의 홀을 구상했던 것 아닐까? 다만 건물의 기본구조가 사각형이 아닌 팔각형이고 또 가로세로의 직교구조가 아니라 45도와 90도의 혼합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것이 한 바퀴를 빙 돌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구조로 되어있다 보니 처음 방문하는 환자나 부모에게는 동선이 혼란스럽고 위치감에 혼선을 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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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면의 구성과 공동공간 상층부의 뚫림

견학을 마치고 보니 벌써 어두워 졌다. 이런 좋은 시설, 충분한 시설에 병실이 40개, 그리고 주간진료 이용자수도 40명 정도라고 하니 한편 우리와는 제법 차이가 난다는 생각이 든다. 건축이라는 결과물이 성립이 되기 위해서는 역시 이것이 작동될 수 있는 체계, 다시 말해 운영시스템이 뒷받침해 주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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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크리드 재활병원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오동희 간삼건축 사장.(오른쪽에서 네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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