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어린이 학교준비 프로그램 <학교 종이 땡땡땡>

지난 10월 17일부터 9주간 종로아이존은 작은 학교로 변신했습니다. 이제 곧 초등학생이 될 발달장애 어린이들을 위한 예비학교 프로그램이 진행됐기 때문입니다. 발달장애 어린이 8명은 매주 금요일 마다 종로아이존에 모여 학교생활을 미리 체험하고 준비했습니다.


시끌벅적 이야기 나누는 소리, 쓱싹쓱싹 지우는 소리, 또각또각 글씨 쓰는 소리, 재미있고 즐거운 소리로 가득한 세종마을 푸르메센터 예비학교의 귀염둥이들을 소개합니다.




▲학교에서의 하루 일과에 대한 설명을 듣는 어린이들. 학교에서 지켜야할 규칙을 미리 배우는 중요한 시간이다.


 



제가 해 볼래요!


아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처음입니다. 의자에 반듯하게 앉고 교과서를 받아 글씨도 써보고 손을 번쩍 들어 발표도 하며 수업에 참여했습니다. 쉬는 시간에는 화장실도 다녀오고 친구들과 재미있는 놀이도 했습니다. 곧 초등학생이 되면 매일 되풀이될 일들입니다. 처음에는 낯설어 하던 아이들도 조금씩 익숙해져 갔습니다.




▲ 수업시간에 발표를 하고(왼쪽) 학습지를 들여다보는 어린이의 모습


혼자서도 잘해요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는데 맛있는 음식 냄새가 솔솔 납니다. 뱃속에서도 꼬르륵 배꼽시계가 울리는 걸 보니 점심시간이 코앞에 다가온 모양입니다. 아이들은 차분히 점심시간이 되기를 기다립니다. 밥을 먹을 때도 규칙을 지켜 한 줄로 급식을 받고 자리에 앉아서 친구들과 맛있는 점심을 먹었습니다.




▲한 줄로 서서 급식을 받고 자리에 앉아 먹고 있는 어린이들. 차례를 지키고 스스로 먹는 모습이 부쩍 학교생활에 적응한 듯 보인다.


우리 모두 같은 반이에요


수업을 마친 아이들은 한 자리에 모여 오늘 예비학교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엄마에게 전달할 가정통신문도 꼼꼼히 챙겼습니다. 또한 오늘의 반장이 일어나 우렁찬 소리로 “차렷~ 열중 쉬어.” 구령을 외치고 인사한 후 친구들과 헤어졌습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인사하는 모습


학교에 대해 배워요 


발달장애를 가진 어린이들에게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초등학생이 되기 전에 미리 학교를 체험해보는 것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비슷한 경험을 미리 해보면 취학 후 낯선 학교생활에 대한 두려움과 긴장을 덜 수 있습니다. 학교생활에 어려움 없이 적응해 친구를 사귀고 열심히 공부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처음에는 낯설어하던 아이들에게서 작지만 멋진 변화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수업시간 동안 차분하게 자리에 앉아 있는 일, 줄을 서는 일, 친구들과 놀이를 하면서 순서를 지키는 일, 다른 친구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일 등. 규칙을 이해하고 함께하는 데에 꼭 필요한 일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학교생활에서 꼭 알아야 할 9가지 주제로 꾸며진 9주 동안의 예비학교를 끝낸 아이들은 이제 실제로 공부할 학교로 가서 학교 준비 프로그램에 참여합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어엿한 초등학생이 될 아이들의 새 학기가 기대됩니다.


 


*글= 홍욱표 언어재활사 (종로아이존)

*사진= 전미영 사회복지사 (종로아이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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