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메놀이터 제3권> 내가 세상에서 제일 불쌍해


이상교 글|허구 그림|80쪽|초등 저학년|2013년 7월 출간
주제 : 고도근시, 우정


고도근시를 앓는 은재. 칠판 글씨를 베껴 쓰기도 힘들고 책을 읽을 때도 바짝 놓고 보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은재를 친구들은 놀리거나 쌀쌀맞게 대하지만, 손가락이 뭉그러져 오른손에 늘 붕대를 감고 다니는 봉애는 친절하게 대해준다. 은재 대신 공책에 필기도 해 주고 아름다운 자연을 말로 설명해 주기도 하면서 둘은 우정을 쌓아 간다. 어느 날 은재는 봉애 할머니가 “네가 바투뵈기로구나.”라는 인사에 마음에 상처를 입는다. 봉애가 자신을 불쌍히 여기고 할머니에게 흉을 본 거라고 생각하며 봉애를 멀리하는 은재. 둘은 예전처럼 다시 단짝이 될 수 있을까?


동시인 이상교의 자전적 이야기!
‘잘 보인다’고 모든 걸 볼 수 있는 건 아니에요!


봉애와 은재의 이야기는 이상교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가 바탕이 되었다. 어린 시절부터 눈이 안 좋았던 작가는 잘 보이지 않아 불편하고 외로웠었다고 한다. 그러나 귀에 들리는 것, 손에 만져지는 것, 가슴을 울리는 것들을 마음으로 보게 되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내는 글을 쓰게 되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이 책의 은재도 선천적인 고도근시로 글씨를 쓰고 앞을 보며 걷는 일이 힘겹기만 하다. 자신이 가장 불쌍한 아이라고 생각하던 은재는 짝꿍 봉애를 만나면서 움츠러든 마음을 연다. 눈보다는 가슴과 귀로 자연과 세상을 보게 된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오랫동안 안 좋은 시력에 시달리면서 저는 좀 더 속 깊은 사람이 되어 갔는지 몰라요. 그러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 내는 글을 쓰게 된 것인지도 모르지요. 무언가 부족하고 모자란다는 것이 다 나쁜 일만은 아니에요.


_작가의 말 중에서



“친구야, 내 손 꼭 잡아!”
불편한 몸뿐 아니라 아픈 마음도 보듬어 주는 친구의 우정


은재는 고도근시를 앓고 봉애는 사고로 오른쪽 손가락이 뭉그러졌다. 결핍은 사람의 내면을 아프게 한다. 은재는 자신이 세상에서 제일 불쌍하다고 생각한다. 가족들에게도 자기가 받은 상처를 내보이지 않고 꽁꽁 감추고 친구들에게도 먼저 다가가지 않는다. 그런 외로운 은재 곁에 몸이 불편한 봉애가 든든한 친구가 되어 준다. 눈으로 잘 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손과 가슴으로 느끼는 방법을 일깨워주는 봉애. 은재는 그녀의 따뜻한 배려에 자존감을 찾고 마음의 문을 열어 간다. 이 책은 소통을 통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아름답고 감동적으로 그린다.



작가 소개


*글: 이상교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부문 입선,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부문 입선 및 당선되었다. 한국동시문학회 회장과 한국아동문학인협회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세종아동문학상, 박홍근아동문학상, 한국출판문화상 등을 받았다. 작품으로는 동화집 『처음 받은 상장』, 동시집 『먼지야, 자니?』, 『좀이 쑤신다』, 그림책 『도깨비와 범벅장수』, 『야, 비 온다』 외에 여러 권이 있다.


*그림: 허구
고도근시로 몸이 불편한 은재 캐릭터를 멋지게 창조한 허구 선생님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하였다. 항상 순수 미술에 대한 열정을 마음속 깊은 곳에 간직한 채, 어린이 책에 재치와 개성이 가득한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린 책으로는 『귀양 간 코끼리』, 『너 때문에 세상이 폭발할 것 같아』, 『처음 받은 상장』, 『거꾸로 세계』, 『왕이 된 소금장수 을불이』, 『만길이의 봄』 등이 있다.



*푸르메놀이터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어린이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꿈꾸며 뜨인돌출판사와 손잡고 출간하고 있는 동화시리즈입니다. 몸이 불편한 장애를 넘어 분리불안, 고도근시, 정서장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등 오늘날 다양하게 일어나는 장애를 다루고 있습니다. 푸르메놀이터를 통해 장애는 나와 조금 다를 뿐, 틀린 게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고 서로 존중하는 어린이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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