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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키다리 아저씨의 따뜻한 선물

눈오는 날, 세종마을 푸르메센터 전경
눈오는 날, 세종마을 푸르메센터 전경
서울 종로구 효자동 사거리에 지어진 세종마을 푸르메센터. 서울의 중심 종로구에 없던 장애인복지관과 재활센터, 종로아이존 등이 세종마을 푸르메센터에 속속 들어섰습니다. 지난 2011년 9월에 첫 삽을 뜨고 올해 7월 문을 열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모아졌습니다. 건립기금을 모아준 3천명의 기부자들 뿐 아니라 1년여의 공사기간을 견디며 기다려준 이웃들의 노고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웃들을 설득하고 알리는 과정에서 제대로 소통하지 못했던 분들도 있었나 봅니다. 푸르메센터의 건너편에 살고계신 한 주민이 민원신고를 하셨습니다. 고도제한이 있는 효자동에 우뚝 들어선 4층짜리 큰 건물에 마뜩잖은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됐습니다. 하지만 조금 섭섭하기도 했습니다. “지역 주민과 장애인을 위한 곳인데 이해를 못해주시는구나”하고 말이지요.

계속 이어지는 민원에 결국 그 분을 찾아뵙기로 했습니다. 세종마을 푸르메센터에 대해 설명을 드리면 마음을 열지도 모르겠다는 한 가닥의 기대를 품어보기로 한 것입니다. 한 장애어린이가 프로그램에 참여할 때 만든 에코백을 가지고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장애어린이가 건강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곳’이라고 진심을 다해 설명했습니다.

 

 

그랬더니 그분은 “그런 좋은 일을 하는 곳이었는지 몰랐다”며 오히려 사과를 했습니다. 가방을 선물해준 어린이들에 대해서도 꼼꼼히 물었습니다. 어떤 어려움이 있는 아이인지 초등학교에 다니는지 무슨 색을 좋아하는지, 질문도 다양했습니다. 관심을 가져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이웃에게 제대로 설명하고 알리지 못했었구나, 다행이다’ 하고 반성하게 되는 사건이었습니다.

그렇게 ‘민원 사건’이 잊혀질 무렵, 그분이 다시 찾아왔습니다. “가방을 선물해준 어린이와 친구에게 나도 가방을 선물하고 싶다”라면서 말입니다. 가방을 열자 정성스레 쓴 카드와 털장갑, 털모자, 털귀마개, 주머니난로 등 세심하게 챙긴 겨울나기 선물이 들어있었습니다. 나중에 물으니 부인과 함께 돌아다니면서 하나씩 골라 담았다고 했습니다. 그분이 ‘키다리 아저씨’처럼 느껴졌습니다. 이 선물은 푸르메재활센터를 이용하는 홍대길 어린이와 정연웅 어린이에게 전달했습니다. 어린이들은 생각지도 못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고 뛸 듯이 기뻐했습니다.

가방을 받아들고 기뻐하고 있는 대길이와 어머니(왼쪽), 털귀마개를 마음에 들어하는 연웅이(오른쪽)
가방을 받아들고 기뻐하고 있는 대길이와 어머니(왼쪽), 털귀마개를 마음에 들어하는 연웅이(오른쪽)
마음을 다해 전하면 전해지는 것이 ‘진심’인가 봅니다. 3천명의 마음이 모여 지어진 든든한 울타리, ‘세종마을 푸르메센터’에서 계속될 앞으로의 변화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연일 강추위로 움츠러든 마음을 따뜻하게 녹이는 우리동네 키다리 아저씨의 ‘진심’에 고개숙여 감사드립니다. 새해에도 따듯한 인연이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참 고맙습니다.

*글/사진=이예경 홍보사업팀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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