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손으로 이뤄가는 기적

뉴스에서는 연일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이라는 소식을 전하는 요즘입니다. 단단히 여민 옷깃처럼 마음도 얼어붙은 듯 한 연말. 서울 종로구 효자동에 위치한 세종마을 푸르메센터에는 봄처럼 싱그러운 방문객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고사리손에 저금통을 들고 찾아온 어린이 기부자들이 그 주인공입니다.


돈 벌어 기부할래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소재 어린이집 ‘루마 기독교창의교육원’에 다니는 어린이 9명이 지난 18일, 푸르메재단을 찾았습니다. 아이들이 알록달록 꾸며 가져온 저금통은 10원, 50원, 100원, 500원짜리 동전에서 지폐까지 들어있어 꽤나 크고 묵직했습니다. 입가에 미소가 절로 납니다. 기부금은 무려 170만7450원이나 됐습니다.



용돈을 아껴 저축한 돈으로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들었답니다. 카드는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팔았습니다. 특히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기부를 위해 고사리손으로 만든 카드를 비싸게 사주셨다고 합니다. 이 소식을 들은 재단 홍보대사 션 씨도 참여해 전달식을 가졌습니다. “아이들이 기특하고 자랑스럽다”며 동행한 어머니들의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아픈 친구들을 위해 차곡차곡 모았어요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풍곡리 소재 ‘늘품자연유치원’ 하람반 어린이 22명은 크리스마스이브에 푸르메재단을 찾았습니다. 유치원 130명 어린이를 대표해서 맏형 격인 7살 어린이들이 직접 방문해 저금통을 전달하고 푸르메재활센터도 둘러봤습니다. 저금통 130여개에 모인 기부금은 52만8220원이나 됐습니다. 고사리 손들의 따스한 마음들이 이어져 저금통이 꽉 찼습니다.


(왼쪽) 동전을 넣으면 뱅글뱅글 돌아 들어가는 모금함에 동전을 넣어보며 신기해 하는 어린이들 (오른쪽) 어린이들이 푸르메재활센터 작업치료실에서 치료사 선생님의 설명을 열심히 듣는 모습
(왼쪽) 동전을 넣으면 뱅글뱅글 돌아 들어가는 모금함에 동전을 넣어보며 신기해 하는 어린이들 (오른쪽) 어린이들이 푸르메재활센터 작업치료실에서 치료사 선생님의 설명을 열심히 듣는 모습

재활센터에 설치된 모금함에 직접 동전을 넣어보고, 장애가 있는 친구들이 치료받는 치료실도 꼼꼼히 둘러봤습니다. 방문하는 치료실마다 진지한 질문도 이어졌습니다. 재활센터 곳곳을 둘러보는 눈빛이 사뭇 진지했습니다. 로비에서 다함께 “친구들아 힘내!”하고 외치기도 했습니다. 동행한 윤영숙 원감은 “어려서부터 장애가 있는 친구와 어떻게 함께하는 법, 이웃과 나누는 법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어린이 기부자도 함께 기적을 향해 갑니다


어린이들이 고사리손으로 모아온 기부금은 내년 9월 착공할 ‘푸르메어린이재활병원’ 건립에 쓰일 예정입니다. 이 설명을 듣고 한 어린이 기부자가 “어린이 재활병원을 사려면 얼마예요?”하고 물었습니다. “380억원이라는 큰 돈이 필요하단다.”하고 대답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어린이는 “아~ 그럼 천원짜리도 만원짜리도 없으면 동전으로 사야겠네요?”하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기적을 이루는 열쇠, ‘나눔’에는 크기가 중요하지 않은가 봅니다. ‘동전으로 병원을 사겠다’는 어린이의 순수한 대답처럼, 순수하고 강한 믿음으로 기적을 향해 가야겠습니다. 한푼 두푼 모은 돈으로 장애가 있는 친구들을 돕겠다는 예쁜 마음과 기부금은 병원 건립에 소중히 사용하겠습니다. 참 고맙습니다.


*글/사진=이예경 홍보사업팀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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