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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는 작가의 존재의 이유-중국 전문가 공원국씨, 인세 5% 지속적 기부 약속

“기부는 작가의 존재의 이유”
-중국 전문가 공원국씨, 인세 5% 지속적 기부 약속-

-중국 춘추시대 초(楚)나라에 한 어린 아이가 살았습니다. 어느 날 밖에서 놀다 집으로 돌아온 아이는 밥을 먹지 않고 고민에 잠겨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이유를 묻자, 그 아이는 울면서 말했습니다. “머리 둘 달린 뱀을 본 사람은 죽는다고 들었습니다. 아까 그걸 보았습니다. 머지않아 나는 죽어 어머니 곁을 떠날 것입니다. 그것이 걱정됩니다.” 그러자 어머니는 “그 뱀은 어디 있느냐?” 하고 물었습니다. 아이는 “또 다른 사람이 볼까봐 죽여서 묻어 버렸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이야기를 다 들은 어머니는 “남모르게 덕행을 쌓은 사람은 그 보답을 받는다(陰德陽報)고 들었다. 네가 그런 마음으로 뱀을 죽인 것은 음덕이니, 그 보답으로 너는 죽지 않을 것이다.”라고 위로하였습니다.

이 아이가 장성한 뒤 초나라의 재상이 되었던 손숙오(孫叔敖)입니다.-

춘추전국이야기

늦더위가 기승이었던 9월16일 서울 종로구 정독도서관 뜨락에서 중국관련 자유저술가 공원국(37)씨가 들려준 음덕양보(陰德陽報)의 고사입니다. 『춘추전국이야기』(전10권, 위즈덤하우스) 등 중국관련 저술활동을 활발히 펼쳐온 공씨는 향후 자신의 저서 판매로 발생하는 인세의 5%를 푸르메재단에 기부하겠다고 나섰습니다. 

공씨가 손숙오의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음덕양보’의 의미가 기부의 정신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가 현명함과 청렴함으로 이름을 떨친 명 재상이라는 사실에 비해 장애인이었다는 점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공씨는 “『순자(荀子)』 ‘비상편(非相編)’에는 키가 수레바퀴 정도만큼 자라지 않은 데다 그의 양 다리의 길이가 현저히 달랐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라며 “아마 소아마비 같은 질병으로 후천적 장애를 얻은 것을 기록한 표현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공씨는 “춘추전국시대에는 신체의 장애여부, 신분의 고하를 막론하고 능력에 따라 등용되어 이름을 남긴 이들에 관한 기록이 꽤 많이 남아 있습니다”라며 “장애가 있더라도 다른 능력들을 충분히 발휘하고 인정받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저서와 번역서를 포함해 이미 5~6권 책을 낸 공씨는 중국과 동아시아의 역사에 관해 일반인들이 쉽게 읽을 만한 책들을 줄기차게 써내는 저술가로 출판계에 꽤 이름을 알리고 있는 중입니다.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와 국지지역대학원을 졸업한 뒤 수년간 중국 전역을 일로, 여행으로 누비며 살아왔습니다.

요즘은 그동안 쌓인 지식과 경험의 힘을 펜에 모으는 중입니다. 올해에만 중국서부 기행문집 2권 분량의 원고가 ‘민음사’에서, 중국 근·현대 현장 기행문집을 1권 분량이 위즈덤 하우스에서 출판을 기다리고 있고, 연작인 『춘추전국이야기』는 4~5권도 곧 찍혀 나올 예정이라고 합니다.

공원국작가 인세 5%기부 사진

그에게 기부를 결심한 이유를 묻자 “(기부는)존재의 이유”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두 아이의 아버지이기도 한 그는 “이미 오래 전 생계유지에 필요한 돈을 제외하고는 모두 기부하며 살기로 아내와 약속했다”며 “지금은 가진 게 머리에 쌓인 지식뿐이라 인세 기부를 생각했을 뿐 별다른 게 없다”고 말했습니다.

작은 소망을 밝혔습니다. 출판계에 인세 기부문화가 뿌리를 뻗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었습니다. 공씨는 “출판사측에게도 이야기를 건네 보겠다”며 “인연이 닿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나설 만 한 저자나 출판사들이 꽤 있지 않겠느냐”고 희망 섞인 말을 남겼습니다.

그의 소망을 따라 지식을 나누는 이들의 열정이 더 많은 독자들과의 공감으로 이어지고, 그것이 장애인 재활의 희망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고리가 단단히 연결되는 멀지 않은 미래를 그려봅니다.

기부사진

*/사진=임장혁 기획홍보팀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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