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메 에세이 <사는 게 맛있다>



사고 후 처음 일주일 동안 중환자실에서 산소 호흡기를 끼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의사선생님이 다가와 물을 주었습니다. 오랜 시간 말라있던 제 목을 축여주는 그 물은 너무도 시원하고 맛있었습니다. 이제 겨우 생사의 고비를 넘긴 고통 중이었음에도 그 물 한 모금에 저는 ‘행복’ 이란 것을 느꼈습니다.


- 이지선 (‘사는 게 맛있다' 中에서)


미국에는 ‘생명이 있는 곳에 희망이 있다 (Where there is life, there is hope.)’ 는 속담이 있다. 이 세상에서 생명만 유지할 수 있다면, 희망은 늘 있기 마련이라는 말이다. 석양에 예쁜 오징어배가 있는 아름다운 세상,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는 이 세상, 정말 콩알만큼의 희망이 있어도 이 세상은 살만하지 않을까.

- 장영희 (‘콩알만큼의 희망' 中에서)


누군가 나에게 가장 절실한 꿈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물론 다시 걷는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1%의 가능성도 안 되는 그런 희망보다는 나와 같은 장애인들이 좀 더 편안하고 당당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꿈꾸고 싶다.

- 강원래 (‘다시 꿈을 꾸게 되기까지' 中에서)


어머니는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저승길 가기가 아마 걱정이었을 것이다. 착한 영혼을 하늘나라로 인도한다는 미카엘 천사처럼. 호뱅이한테 업혀서라면 어머니를 안심하고 떠나보내도 될 것 같았다. 호뱅이가 하늘나라 주민이라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었으니까.

- 박완서 (‘엄마의 마지막 유머' 中에서)



가족중 한사람이, 아니 여러분이 한순간의 불행으로 장애인이 된다고 상상하면 세상이 어떻게 보일까요. 아마 끝없는 절망과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서서히 주어진 상황에 적응하게 되고 이어 조금씩 삶에 대한 애착과 희망을 가지게 되지 않을가 합니다. 푸르메재단에서 자신의 삶에 대한 간절함과 자기와 자기를 둘러싼 주변에 대한 사랑을 담은 에세이 <사는게 맛있다>를 24일 <이끌리오> 출판사에서 출판합니다. 장영희, 박완서, 김혜자, 이지선, 강원래, 강지원, 박원순 등 장애로 인한 절망을 경험했거나 우리사회의 희망을 기대하는 각계인사 23명이 자신의 경험을 모은 책입니다.고통속에서도 콩알한쪽의 희망만 있다면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이 만든 책입니다.


몸이 온전치 않은 입양아를 위해 온 가족이 헌신하며 사랑을 키워가는 평범한 가족의 이야기에서부터 의료보험이 지원되지 않는 희귀병으로 고통받는 아이를 위해 얼굴도 모르는 네티즌들이 십시일반 모아서 보낸 성금의 귀중함,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면서도 건강한 세 아이를 낳고 키워낸 서순원 씨가 이역만리 머나먼 타국에서 한국의 장애인들을 위해 활동하는 이야기들이 담긴 이 책을 읽다보면 단순히 고난과 역경을 딛고 빚어낸 드라마 등의 수식어로 표현될 수 없는, 건강하고 아름다운 사람들과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책에 원고를 쓴 23명의 저자들은 자신들의 인세를 전액 기부하여 장애인들의 재활과 치료를 돕기위해 푸르메재단에서 꿈꾸는 재활전문병원 건립기금으로 모두 기부해 줬습니다.


<사는게 맛있다> 이끌리오 출판사.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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