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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푸르메 재단의 '희망으로 한걸음' 콘서트

▲ 행사가 열린 연세대 백주년 기념관 로비 - 이날 공연은 장애인 300여 명과 일반인 500여 명이 모여 성황을 이루었다

ⓒ2005 심은식

휠체어를 탄 사람, 목발을 짚은 사람, 어스름 무렵 몸이 불편한 이들이 연세대 백주년 기념관 앞으로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모두 밝고 자못 상기된 표정들이었다. 모처럼의 나들이이기도 했지만 좋아하는 가수들의 공연을 본다는 기쁨 때문이었다. 공연이 시작되자 자신들처럼 장애를 지닌 음악인들이 무대 위에서 당당히 공연을 시작했다.

14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연세대학교 백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콘서트의 풍경이다.

이날 공연은 재활전문병원 설립을 추진 중인 푸르메 재단과 CBS, 조선일보의 공동주최로 열렸으며 재활 치료를 통해 사회로 복귀할 수 있는 장애 환자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준비되었다.

 

▲ '희망으로 한걸음' 콘서트의 사회를 맡은 탤런트 이의정씨와 CBS의 박재홍 아나운서

ⓒ2005 심은식

박재홍 CBS 아나운서와 탤런트 이의정씨의 사회로 진행으로 테너 최승원, 피아니스트 이희아, 박마루, 이상재, 클론, 마야, 인순이, 슈가, 김조한, 나무자전거 등이 참여했다. 첫 순서로 나선 클론은 휠체를 이용한 춤을 선보이며 장애인의 이동권을 주제로 한 '소외된 외침'을 열창했다.

 

▲ 휠체어 안무를 선보인 클론

ⓒ2005 심은식

이밖에도 5만 명의 경쟁을 물리치고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콩쿠르에서 우승한 테너 최승원씨, 수년 동안 매일 10시간 이상 연습해 쇼팽을 연주해 낸 이희아양 등 자신의 장애를 극복한 음악인들이 보여준 무대는 뜨거웠다.

 

▲ 대기실에서 만난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양과 어머니 우갑선씨 - 장애인들이 보다 당당하게 사회에 접근하길 바란다는 우갑선씨는 장애인이기 때문에 오히려 일반인들에게 도움을 주고 나눠 줄 수 있는 것들 또한 있다고 말했다.

ⓒ2005 심은식

▲ 공연을 보러온 영화 '말아톤'의 실제 주인공 배형진군도 함께 노래를 불러 많은 박수를 받았다.

ⓒ2005 심은식

▲ 인순이씨의 열창에 환호하는 관객들

ⓒ2005 심은식

관객들은 출연자들의 사연과 노래가 끝날 때마다 함께 웃고 때론 숙연해지며 한마음으로 갈채를 아끼지 않았다. 또한 평소 공연장을 찾기 어려웠던 장애인들도 좋아하는 가수가 나올 때마다 환호로 답했다.

 

▲ 공연이 끝난 후에는 많은 이들이 함께 살아가는 일에 동참하고자 후원을 약속했다.

ⓒ2005 심은식

일반인과 장애인이 함께 노래하며 2시간에 걸쳐 펼쳐진 이번 공연은 함께 살아가는 일의 중요성과 의미를 다시금 일깨우는 귀하고 값진 시간이었다. 공연이 끝난 후에는 취지에 동감한 많은 이들이 후원을 약속했다. 이번 행사는 비록 작은 한걸음의 시작이지만 그것이 보여준 것은 분명 희망이었다.

 

 

푸르메 재단(http://www.purme.org) 문의: 02-720-7002